KEPIC은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 기술표준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기술고도화 및 국제 표준화 추진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13년 동안 ‘KEPIC-Week’에서 발표된 다양한 논문들이 그 한 몫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KEPIC-Week는 ▲품질보증(Q) ▲재료/용접(MW) ▲원자력기계(MN) ▲전기/계측(E) ▲구조(S) ▲화재(F) ▲방사선방호(NR) ▲화력발전 및 환경(MG) ▲원자력 공기정화(MH) ▲비파괴(ME) ▲원자력(N) ▲전문분야(기획) 워크숍 등 12개 전문분야, 30개 세션에서 총 16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본지는 눈여겨 볼 논문 3편을 선정해 지면에 담았다. <편집자주>

◆원전용 표준용접절차시방서 개발과 미지정재료의 재분류 연구
송상우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책임연구원

표준용접절차시방서(Standard Welding Procedure Specification, 이하 SWPS)란 각 제조자에 의하여 직접 인정된 일반 용접절차시방서(WPS)와는 달리 지정된 책임조직에서 개발된 것으로, 원자력을 비롯한 화력, 일반기계에 이르는 여러 건조기술기준(Construction Code)의 요건을 기술적으로 만족하고 적합한 시험결과에 의해 입증된 Pretested WPS로서, 제조자가 인정시험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WPS를 말한다.

발전소의 건설 및 기기 제작에 적용되는 용접인정기준인 KEPIC MQW에 의하면 다른 제조자가 개발한 WPS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각 제조자는 서로 동일한 재료와 동일한 용접법에 대하여 각각의 용접인정시험을 수행하여 왔으며, 그 결과 거의 유사한 수많은 WPS가 중복 개발되었고, 이에 따라 엄청난 노력과 비용의 증대를 가져왔다.

따라서 현재 KEPIC과 ASME에 채택되어 있는 AWS SWPS를 검토, 분석하여 국내에서 활용되지 못하는 기술적, 제도적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이와 함께 기술기준과 국내 발전소의 설계시방서, 기술시방서, 도면 등 기술 자료의 검토로 재질, 용접법, 두께범위, 시험요건 등 KEPIC SWPS의 개발에 필수적인 조건을 선정하여 국내 전력산업계에 적합한 KEPIC 표준용접절차시방서를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1970년대에 건설된 고리 1호기 및 RCC-M 기술기준으로 건설된 한울 1ㆍ2호기의 1차측 및 상당수 원전의 2차측에는 KEPIC/ASME에서 지정한 재료가 아닌 다른 규격(DIN, BS, JIS, KS 등)의 재료가 다수 존재한다. KEPIC/ASME 기술기준에서는 이를 미지정재료라 하며, 이 경우 당시 사용되었던 동일 재료로 용접인정시험을 수행하여야 하나, 재료규격이 변경되어 인정시험이 불가능하거나 재료 자체가 희소한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KEPIC/ASME에서 지정한 재료 이외에 현재 우리나라 원전에 사용된 미지정재료에 대해 추가로 P-번호를 지정하는 방법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KEPIC/ASME 재료규격과 이외 기타 재료규격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분석하고, 용접성 비교시험을 수행하여 미지정재료의 재분류와 관련한 기술적인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표준화된 SWPS는 특히 용접경험이 부족한 중소제작업체의 용접 신뢰성 향상 및 전력산업계 전체에도 용접절차인정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미지정재료의 재분류는 가동원전의 경제적 이익은 물론 안전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위 두 사안은 모두 기술기준 국산화를 위한 대한전기협회의 지원으로 실행가능성 연구가 수행되었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적용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며, 개발 이후에는 KEPIC에 등재돼 산업계에 활용될 예정이다.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안전 3등급 배관 융착기술 연구현황
임형택 앤스코(주) UT사업그룹장(이사)

지구 온난화의 60%를 주도하는 이산화탄소의 방출 감축이 전 세계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춤했던 원자력발전의 역할과 필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원전을 도입하는 개도국(중국, UAE 등)은 물론 미국과 영국, 유럽을 비롯한 원전 선진국들의 신규건설 움직임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원자력산업계가 신규 원전건설 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는 것은 원전 ‘안전 3등급’ 매설 배관으로 사용 중인 금속배관에서 부식 및 감육(減肉, 파이프 두께가 얇아지는 것) 등으로 인해 냉각능력저하 및 삼중수소누설로 인한 환경오염과 이에 따른 유지보수의 심각성이다.

아울러 최근 나타나는 지진 취약성 등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전 신규건설 및 노후금속 배관 교체 수요 증대에 따른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고밀도폴리에틸렌)배관 사용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원전 운전 기간이 증가됨에 따라 매설배관의 손상이 예상 되는바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첫 수출 원전인 UAE 바라카원전 1~4호기 모두 HDPE 배관 사용이 필수 설계요건으로 적용되어 건설되고 있어 우리 주도의 안전 3등급 HDPE 매설배관 융착기술, 융착부 장기수명/건정성 평가기술 및 융착부 비파괴검사 기술 개발의 국산화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HDPE 배관시스템과 관련되는 기술은 차후의 지속적인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 그리고 국내 원전적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국가연구과제의 일환으로서 주관기관인 앤스코(주)와 참여기관인 기업 및 대학교가 연계해 관련기술 국산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힘쓰고 있다.

‘원전 HDPE 매설배관 융착 건전성 향상 기술개발’ 연구과제에서는 HDPE배관을 원전 안전3등급 매설배관에 적용하는데 있어 핵심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배관 버트 융착부의 건전성/안전성을 규제기관에서 요구하는 수준이상으로 상용화하는데 필요한 ▲융착 원천 기술 ▲버트융착부 장기수명 및 건전성 평가기술 ▲융착부 비파괴검사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융착관련 기술 개발은 ASME에서 제시하고 있는 원전 HDPE배관 연구개발 ROADMAP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 수행중인 과제를 통해 검사 표준 절차서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전에 HDPE배관 적용을 위한 ‘KEPIC CODE’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HDPE는 강한 내부식성, 내화학성, 내충격성을 갖고 있어 50년 이상 압력배관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 사용되며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됐으며, 특히 1995년 1월 일본 고베 지진에서 HDPE 배관의 지진 안전성이 검증된 바 있다.

◆태안 IGCC 기술개발 추진현황 및 전망
장광규 한국서부발전 건설총괄팀장

한국형 300MW급 IGCC 기술개발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 대응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한 정부의 기술개발 로드맵에 따라 발전5사, 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 2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국가연구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태안 IGCC는 총사업비 1조3000억 원, 설비용량 380MW로 2011년 11월 착공 종합공정율 97%로 설비에 대한 시운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2016년 11월 과제를 완료하고, 설비가 안정화 되면 연간 2830GWh의 전기를 전력계통에 공급할 예정이다.

IGCC란 석탄을 고온, 고압 하에서 가스화시켜 일산화탄소(CO), 수소()가 주성분인 합성가스를 생산, 정제한 후 가스터빈 및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친환경 신발전기술이다. 기존 미분탄화력 발전방식에 비해 발전효율이 높아(38~40%→42%) 연료사용이 절감되고 배출이 저감되며, 석탄 사용 시 발생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및 먼지의 제거효율이 우수한(기존 대비 20~30% 수준)한 발전기술이다.

IGCC는 세계적으로 상용화 초기단계로 전 세계 6개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는 건설비 및 운영비가 일반 석탄발전 보다 높아 경제적으로 불리하지만 향후 이산화탄소 규제강화로 포집설비(CCS) 의무 도입 시 기술특성상 경제적으로 유리한 기술이다.
태안 IGCC 실증플랜트 전경
태안 IGCC 실증플랜트 건설 및 운영경험을 통해 설계, 제작, 운영기술이 확보되면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중국 및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포함한 세계 에너지시장에 고부가가치 플랜트 수출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GCC의 핵심기술인 가스화 및 CCS 관련기술은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서 정부 주도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과 연계되어 기술개발 속도가 조절되고 있는 상황이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2개 사업(영남, 군장)을 포함한 국내 발전사에서 추진중인 석탄가스화 관련 사업은 보류상태이다.

다만 포스코와 남해군에서 추진하는 남해IGCC 사업은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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