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PIC 2015 특집]우진(주), ICI 등 계측기 국산화…원전 기술자립

1980년 철강용 계측기 개발에서 출발한 (주)우진(대표이사 유계현)은 산업용 계측기의 개발 및 제조에 주력해온 계측 전문업체이다.

실제로 계측기 시장은 전문 설비투자 및 R&D 인력확보 등 초기에 높은 투자비용이 발생해 진입장벽이 높다. 그러나 우진은 지난 33년간 축적된 계측기 관련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결과 수입에 의존하던 각종 고부가가치용 정밀 계측기를 국산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유계현 대표는 “원자력발전소는 그 특성상 발전설비 자체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므로 안정적 운용을 위해 고품질의 계측기가 필수적”이라며 “1994년 울진원전 3~4호기에 온도센서를 공급하며 시작한 우진의 원전용 계측기 사업은 1996년 온도센서가 국내 최초로 Q(안정성)등급 획득함으로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우진은 원전기술의 자립화를 위해 핵심 계측기의 국산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한국전력공사 및 한국수력원자력의 의지와 부합하며 본격적으로 원전용 계측기의 국산화를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우진은 원자로 내 4대 계측기라고 할 수 있는 ICI(원자로 내 핵 계측기), HJTC(냉각재수위감시용열전대), RSPT(제어봉위치전송기), Fast Response RTD(냉각재온도감시센서)를 모두 국산화해 국내 원전의 기술자립에 기여했다.

또 원전의 주제어반에 설치돼 관련 계통의 온도, 압력, 유량, 전력, 수위 등과 같은 수치를 계측하거나 기록하는 Q등급(안전등급) 계기류를 디지털화하고 원자로 상부구조에서 사용되는 각종 Cable에 세계 최초로 MI Cable을 활용해 기능성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국내 원전의 선진화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유 대표는 “최근 디지털 기술이 고도로 향상됨에도 ‘안전성이 최우선’인 원자력산업에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국내 원전계측제어 기술의 개선을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표준형 원전의 기술력이 다른 노형에 비해 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안전성이 보증된 최신의 기술을 발굴, 철저한 성능검증 및다양한 연계연구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원전 기기검증 요건이 강화돼 실제로 기자재업체에 막중한 비용부담은 물론 제품단가는 오히려 수준 이하로 공급하는 사례가 빈번해 결국 건실한 업체도 사업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이에 한수원을 비롯해 관련 기관은 그동안 내실을 다진 원자력 기자재공급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한편 우진은 2012년부터 정부(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기술개발사업에 일환으로 원전은 물론 화력발전소 내 유량계를 교정하고 유량 측정 기술과 초정밀 유량계를 개발하는 전문 연구기관인 ‘유량연구센터’ 건립을 수행했으며, 지난달 7일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유 대표는 “미국기계학회 ASME PTC6나 ISO 5167에서는 스팀터빈을 사용하는 화력이나 원자력발전소의 주급수 유량계는 반드시 동일한 레이놀즈 수(Reynolds number)의 조건에서 교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유량계 최대 교정범위는 4500m3/h에 불과해 직경 1M이상의 대형 유량계 교정은 외국 설비와 기술에 의존해 왔고 이로 인해 국내 관련기업들은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진의 유량연구센터 유량계 교정범위가 1만2000m3/h에 이르고 90℃ 고온수를 사용해 유체 흐름의 동적 유사성 지표인 레이놀즈 수(Reynolds number)가 2.5×107까지 가능한 세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그동안 세계최고 수준인 일본의 국가측정표준기관인 NMIJ(1.8×107)를 크게 앞질러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우진은 유량계측 관련 기술 확보를 통해 원전용 계측사업뿐만 아니라 유량계측 시스템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계측기술의 선도기업으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는 포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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