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투표인명부‧투표결과 집계 부풀리기 등 의혹투성만 난무
원전추진위 “신규 투표참가자 숫자 눈덩이처럼 불어…공정성 의문”

이틀째로 접어든 ‘영덕군 원전유치찬반 주민투표’가 선거관리에 대한 공정성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원전유치 반대측인 영덕원전주민찬반투표추진위원회가 집계해 발표한 투표자 현황이 원전 유치 찬성측인 영덕군이나 영덕천지원전추진특별위원회의 집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

12일 오전 10시 원전추진특별위원회는 긴급성명서를 통해 “11일 오전 6시 투표가 시작된 이후 각 투표소마다 3명이 배치돼 투표장에 들어가는 인원을 모두 계수하고 있는데 이날 12시 이후부터 집계된 양측의 투표자수 차이는 1000명 이상(투표자 대비 16.5%)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원전추진위는 “투표인명부는 일반적으로 투표개시일 이전 확정지어 투표결과의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발표 시 마다 투표인명부 수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며 “11일 찬반투표관리위 측은 투표 시작 전 투표인명부의 수가 1만2008명이라 했지만 이날 12시에는 1만4140명, 16시 1만5446명, 20시에는 1만6234명으로 무려 4226명이나 늘어나 이는 ‘고무줄 투표인명부’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찬반투표추진위에 따르면 11일 투표참가자 수는 총 7985명으로 신규 증가자 4226명(1만6234명-1만2008명), 기존 투표인명부 중 투표자는 3759명이다. 찬반투표추진위가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투표인명부 중 결국 31.3%(3759명/1만2008명) 밖에 투표하지 않았다.

이에 원전추진위는 “신규 증가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가령 신규 200명이 20개 선거구를 순회해 투표하면 4000명이 될 수 있는데, 현재의 투표인명부는 투표 중복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12시경 한산한 영덕군 영덕읍 제1투표소 
한편 찬반투표추진위는 SNS를 통해 “11일 20시 기준 798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투표인명부(1만6234명) 기준 49.2%의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영덕군 유권자수(만 19세 이상)는 3만4432명으로 실제 투표율은 23.1%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원자력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들에 살펴보면 찬반투표추진위의 ‘투표율 부풀리기’로 관심을 끌어 지역민심을 왜곡할 가능성이 심각하고 특히 법적 근거와 실효성이 없는 이번 선거는 애초 우려했듯이 공정성 문제가 심각해 투표 결과 역시 논란의 소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영덕군청 관계자는 “투표 이후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찬반투표추진위는 투표참가자 수와 투표결과를 20개 투표구별로 공개해야 할 것이며, 투표인명부를 포함한 모든 자료를 밀봉 보존해 주민들의 공개검증 요구가 있을 때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덕군의 인구수는 10월 말 기준 3만9204명으로 2006년(4만6460명)에 비해 15%가량 줄어들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인수로 인해 영덕군의 재정자립도는 230개 시군구에서 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군청과 주민들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신규원전 유치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2년 9월 영덕군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축산면-경정리 일원 324만여㎡를 '신규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했으며, 지난 7월 확정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영덕의 천지원전 건설계획(오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원전 2기 건설)이 반영됐다. 

아울러 산업부는 신규원전이 들어서는 영덕군에 100만㎡ 규모의 신개념 산업·관광단지 조성 등을 포함하는 ‘10대 지역발전 사업’을 제안했다.

산업부는 “향후 원전을 건설ㆍ운영하는 인원과 그 가족을 포함해 1만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영덕의 새로운 식구가 되는 것인 만큼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영과 지역지원은 ‘내가 뿌리내릴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가꾸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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