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성풍현 제28대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국가산업경제 발전 ‘일등공신’…일련 비리문제 딛고 일어나야

지난 9월 1일 제28대 한국원자력학회장으로 취임한 성풍현(사진) 회장이 취임 이래 첫 개최한 ‘2015 추계학술발표회’는 대한민국 원자력계의 철학과 미래를 가늠하는 원자력인의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를 받았다.

‘KNS2015 Fall’ 추계학술발표회 현장에서 바쁜 행보(行步)를 걷고 있는 성풍현 학회장을 만나 2015 추계학술발표회의 성과와 의미 그리고 향후 비전에 대해 알아봤다.

취임사를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자력, 내실을 기하는 원자력학회, 긍지를 갖는 원자력인’을 강조한 바 있는 성 학회장은 남은 임기 10개월 동안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역할이 중요한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회장은 먼저 “상당히 어려운 때에 학회장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또한 이런 때에 학회장을 맡게 돼 도전 의식을 느끼며 기쁘기도 하다. 이번 학회장에 취임하면서 학회의 캐치프레이즈를 말씀하신대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자력, 내실을 기하는 원자력학회, 긍지를 갖는 원자력인’으로 정했다”고 강조하고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자력’이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원자력은 국민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아주 많이 있다’고 강조하는 성 회장은 “우선 UAE 등 원전 수출과 청정의 값 싼 전기를 쓸 수 있게 하여 한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입을 줄여 줌으로써 에너지 안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원자력의 경제성과 장점을 하나하나 짚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가치들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인식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면만이 부각되거나 일부 전문가와 언론의 인기위주의 해석 및 보도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있다고 성 학회장은 지적했다.

따라서 성 학회장은 재임기간 중 3대 캐치프레이즈로 정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자력 ▲긍지를 갖는 원자력인 ▲내실을 기하는 원자력학회 등을 만드는데 옷소매를 걷고 나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이 잘 되는 일이면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며, 그리고 학회 내에 소통위원회를 만들고 대변인을 두어, 학회의 이름으로 올 바른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성 회장은 말했다.

특히 성 회장은 “원자력은 우리나라 산업경제 발전에 일등공신으로서 지대한 공헌을 해왔고, 더 나아가 아주 짧은 기간에 원자력 기술자립을 이룩하여 UAE 원자력발전소와 요르단 연구용원자로를 수출하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소형원자로를 독자 개발한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며 원자력인은 물론 전 국민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인들은 그 동안 있었던 시험성적서 위조사건과 입찰 비리 등 크고 작은 부정적인 사건들로 인해 많이 위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하고 “따라서 3대 캐치프레이즈 하나로 ‘긍지를 갖는 원자력인’으로 정했고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원자력 역사를 회원들에게 다시 알려줌으로써 원자력인의 긍지를 되찾게 하는 ‘제2기 원자력엘리트스쿨’ 프로그램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 회장은 “‘내실을 기하는 원자력학회’는 원자력학회 내부를 더 견실하게 하자는 취지로 세운 캐치프레이즈로서 춘․추계 학술대회의 질을 높이고 연구부회와 국제학술지를 더욱 체계화 하겠다는 취지”라고 학회 업무 부분을 전산화해서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이다.

원자력산업계는 최근의 기기검증 시험성적서 위조, 납품비리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국내 원자력계는 마치 ‘원자력빙하기’가 도래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성 회장은 “원자력계는 전통적으로 청렴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원자력 기술 국산화 과정에서 무엇인가 비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조사가 있었는데 그 때 조사기관에서 원자력계의 청렴함을 보고 놀랐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원자력 관련 비리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성 회장은 이어 “원자력이 들어오면서 청교도 문화가 같이 들어와서 그렇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그 후에 세상 문화가 원자력계에 스며들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같은 사람이 해석한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원자력계는 전통적으로 청렴하다. 그리고 최근에 언론에 크게 보도된 비리가 있었지만 그 규모나 건수에 있어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 아주 작은 것이었다는 것을 꼭 알아주기 바란다”며 원자력산업계가 비리집단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피력했다.

아울러 성 회장은 “물론 이 문제에 있어서 원자력계가 잘 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라며 “어느 곳이나 완벽한 것은 이 세상에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되묻었다.

일련의 사건들로 원자력산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국내 원자력산업으로 인해 학계에서는 원자력전공 기피현상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성 학회장은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 카이스트 같은 경우는 정 반대다. 카이스트에서는 학부생들이 입학할 때 학과를 정하지 않고 입학해서 1년 반이 지난 후에 학과를 정하는 이른바 무(無)학과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현재 학부생의 숫자가 역대 제일 많다”고 밝히고 “원자력공학과와 대학원도 마찬가지로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현재 원자력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학교가 15개나 된다. 내가 학교 다닐 때에는 2개였다. 아마 원자력을 하면 취업이 잘 된다는 소문이 있고 UAE의 ENEC 같은 곳에서 2014년 신입지원을 뽑으려 우리나라 여러 학교에 온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원자력은 여전히 이공계학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되물었다.

이번 경주서 개최된 한국원자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원자력과 관련된 최신 논문들이 대거 발표되고, 전체 논문편수 중 외국학생들의 논문편수가 꾸준히 증가 추세로 명실공히 국제학술대회로 거듭나면서 학회의 학술대회에 관해서도 성 학회장은 밝은 비전과 미래를 제시했다..

성 회장은 “현재 카이스트, 포항공대, KINGS 같은 여러 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많이 교육하는 것도 이유가 되고, 연구부회에서도 한․일 또는 기타 외국과의 협력을 많이 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학회가 동북아원자력안전협의체(TRM) 지원 등 앞으로는 좀 더 국제적인 학회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원자력학회의 학술발표회가 국제적으로 위상을 높이는데 원자력계 후배들의 커다란 역할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뉴토피아 9월 호의 권두언에 썼던 대로 ‘어려울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말을 다시 하고 싶다. 신기하게도 나는 요사이 우리나라 원자력의 미래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 억지로 가지려고 노력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이 자꾸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 회장은 “그래서 솔직히 나는 도전의식도 들며 기쁘다. 정말이지 돌아보면 어려운 일들이 원자력계에 많이 쌓여 있다. 하지만 광복 이후 우리나라 발전역사에 순조로운 적이 얼마나 있었나, 하지만 여기까지 왔다. 우리 원자력인들도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긍정적인 사고의 끈만 놓지 않는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로 모범적인 원자력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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