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고]파리 기후변화 협정과 우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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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파리 기후변화 협정과 우리의 역할
  • 한국원자력신문
  • 승인 2016.0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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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에서는 신기후체제의 성립을 위한 파리 협정이 채택됐다. 예정된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면서 이뤄낸 역사적인 성과물이다. 앞으로 국가들이 파리협정에 대해서 비준동의절차를 정상적으로 끝낸다면 2020년 이후에는 파리 협정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이 시작될 것이다.

지난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와 달리 이번 파리 기후변화 회의에서 파리협정을 도출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의 도입을 꼽을 수 있다. 기존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선진국에게 부과함으로써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국가들이 강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의무 이행을 꺼려는 결과, 현재 교토의정서가 다룰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파리협정에 기반을 둔 신기후체제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모두 포함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거의 전부를 다루게 될 것이다. 이것은 각 국가별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목표달성을 위한 저탄소 경제성장전략을 담은 소위 자발적기여(INDCs)를 자발적으로 마련해 유엔에 제출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파리 협정의 체결을 계기로 지구사회 기후변화 대응은 저탄소경제성장 촉진을 통해 이뤄질 것이다. 국가별로 마련되는 저탄소 기술 중심의 경세성장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파리 협정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저탄소경제계획을 담은 자발적기여(INDCs)는 주기적인 검토를 통해서 개선을 도모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별 검증을 기본으로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다. 물론 필요한 재원, 기술 등도 잘 다뤄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개도국의 경우에는 적절한 지원이 제공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돼 있다. 국제 탄소시장 등의 활성화, 산림 분야의 강조 등도 파리협정의 돋보이는 부분들이다.

우리나라는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기여(INDC)에서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 온실가스 감축을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우리의 야심찬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파리 기후변화회의 중 개최된 기후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서 다시 한번 강조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더불어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을 활용해 에너지 신산업모델을 개도국에 확산할 지원 방안을 마련해 적극 알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2030 에너지 신산업 육성전략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의 신시장과 5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이번 파리회의의 성과는 새로운 기후변화 패러다임의 출발점일 뿐이다. 앞으로 새롭게 주어질 국내외의 다양한 기회들을 잡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먼저 에너지 신산업 육성전략은 우리의 저탄소 경제성장 전략의 큰 틀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고 시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관련 부처 간에 업무가 효율적으로 조정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의 저탄소경제성장 전략을 개도국에 전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외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녹색기후기금은 물론 개도국의 저탄소경제전략의 개발을 도와줄 수 있도록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전략도 개발·시행되도록 우리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의 온실가스 감축을 국제시장메커니즘의 활용을 통해서도 달성될 수 있도록 국제탄소시장 연계 전략 등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북한은 물론 동북아의 산림녹화를 통해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 북한 및 동북아 전략도 개발돼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다양한 기후변화 관련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다.

<*본 기고는 2015년 12월 15일 공감코리아(www.korea.kr) 정책기고에 게재된 내용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