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김두일 스마트파워(SMART Power Co.)(주) 대표이사
스마트파워社 설립 1년…사우디 1억 달러 투자 ‘PPE 사업’ 분격화
QA‧QC 등 기술적 프레임 검토, 3년 내 ‘건설제안서’ 작성 목표

“2015년은 우리나라가 스마트(SMART) 원자로 해외 수출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면 2016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으로 PPE 사업과 향후 건설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기틀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다. 이에 스마트파워(주)는 SMART 건설 및 기술지원 등 모든 업무를 주관해 사업을 추진하는 총괄관리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기술과 플랜트를 수출하는 ‘대한민국의 민간 원자력기업’ 이 될 것이다.”
 
1997년 소규모 전력 생산 및 해수담수화 시장을 겨냥한 ‘수출전략형 원자로’ 개발에서 출발한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는 국내 연구계 및 산업계의 핵심 역량이 총 집결됐다. 하지만 그 명칭과 달리 지난 20여년 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대형 원전보다 발전단가가 비싼 단점과 후발주자로 기술의 신뢰성 부재 등을 이유로 상용화에 의구심을 꼬리표처럼 달고 있었다. 그러나 신기후체제 발효를 앞두고 화력발전소보다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성이 뛰어난 SMART는 전 세계 발전소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규모 화력발전소의 대체 수요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특히 2015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SMART 건설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데 이어 9월 SMART 연구개발 전담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사우디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과 ‘SMART 원전 건설 전 상세설계(PPE, Pre-Project Engineering) 협약’을 체결하고 사우디 내 스마트 1·2호기 건설과 제3국 공동수출 등이 가시화되면서 시쳇말로 포텐(potential)이 터졌다. 
 
김두일(사진) 스마트파워(SMART Power Co.)(주) 대표이사는 “2015년 1월 29일 SMART의 사업화 전담을 목적으로 설립된 스마트파워는 6개의 민간 기업이 뜻을 모아 최소의 자본금으로 출발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8개로 늘었으며, 지속적인 증자와 새로운 참여기업의 출자를 통해 운영에 필요한 자금도 적절하게 조달되고 있다”며 “내부 조직 역시 업무 분장에 맞게 갖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과 사우디는 지난 9월 체결한 협약에 따라 PPE 사업에 3년간 총 1억3000만 달러(한국 3000만 달러, 사우디 1억 달러)를 공동 투자해 SMART 원자로 건설을 위한 상세 설계와 사우디 연구인력 34명을 대상으로 설계 기술·실무를 교육·훈련하며, SMART 1·2호기 건설 및 사우디 내 추가건설, 제3국 공동진출 등을 수행한다.
 
김 대표는 “향후 3년 간 진행될 PPE 사업 기간 동안 스마트파워는 BOP 설계에 대한 검토와 건설 인·허가에 필요한 예비안전성분석, 기기공급자 조사 및 사우디와의 제3국 공동 수출 마케팅, 그리고 사우디 정부에 최적의 건설제의서를 적기에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물론 QA, 인허가 등을 비롯한 원자력 기술을 통제, 관리, 확인하는 요건들의 적정한 개발과 적기의 제공도 중요하지만 UAE 바라카원전 건설과 핀란드 오킬로토(Olkiluoto)원전 수출을 준비하면서 원자력을 수입하는 상태 국가의 요건들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익히 경험했다”면서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속담처럼 품질보증(QA, Quality Assurance)과 품질관리(QC, Quality Control) 등을 비롯한 원자력사업의 프레임을 잘 준비해야 한다. PPE 기간 동안 참여기관들과 함께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SMART 원자로는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된 국민의 사업이다. 정부 부처간의 애증이나 원자력산업계의 좌우 견제를 위한 수단도 아닌, 소형 원전의 민영화와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원전산업을 민간기업이 주체가 되는 민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울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는 그는 “국내 원자력계도 산업의 민주화, 즉 원자력발전 산업의 민영화를 통해 더 많은 중소‧중견 기업들이 자유롭게 원자력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해야 한다”며 “대형 상용 원전에서 크게 자리매김을 한 대기업, 공기업 등은 동급의 해외 경쟁 기업들과 글로벌 경쟁을, 그리고 중소‧중견 기업들은 소형 또는 특수한 원전 기술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SMART 원자로는 용량이 상용 원자력발전소의 14분의 1 정도인 100MW급 소형 원전이다.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한 일체형 원자로로 배관이 없어 배관 파손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별도의 비상전원이 아니라 중력 등 자연의 힘에 의해 작동하는 안전시스템을 적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조건에서도 최대 20일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사우디는 2010년 국왕 칙령으로 설립된 장관급 정부 기관인 KACARE를 중심으로 2040년까지 전력의 20%(17.6Gwe) 수준을 원전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에 따라 원전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 중 15~20%를 소형 원전으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SMART 원자로를 활용해 자국이 겪고 있는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중소규모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SMART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왔다. 아울러 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은 분산형 ‘스마트시티’ 건설을 통한 발전전략을 채택하고 있어 중소규모 도시에 적합한 에너지 공급체계인 SMART의 추가 수출 전망이 매우 높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형 상용원전,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이어 2015년 사우디와 PPE사업 공동수행을 통해 소형 SMART 원자로에 이르는 원전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포스코건설, 수산ENS(구 포뉴텍), 대우건설, 일진파워, 일진전기, 성일에스아이엠 등 6개사가 인력 및 자본을 투자 구성해 2014년 12월 23일 SPC(특수목적법인) 설립했고 이듬해인 2015년 1월 29일 현판식을 걸면서 스마트파워(SMART Power Co.)주식회사가 정식 출항했다. 돌이켜보면 2015년은 스마트파워에게 참으로 뜻 깊은 해였을 것 같은데.
“최소한의 주어진 인력으로 스마트파워의 위상과 입지를 곤고히 하는 기간이었고 또한 스마트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 해를 보냈다. 물론 대통령께서 직접 사우디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MOU가 맺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9월에 맺은 PPE(Pre-Project Engineering, 건설 前 설계) 계약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준비한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의 연구원들과 이를 지원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현판 기념식에서 김두일 대표님께서 “스마트파워를 SMART의 기술과 플랜트를 수출하는 한국형 지멘스로 키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당초 6개 출자기업 외에 신규로 참여하는 기업현황(분야별로) 등 현재 스마트파워(주) 현황을 설명해달라.
“기존의 참여사 이외에도 우리나라 중견 기자재 생산 업체인 BHI와 케이블 제조업체인 TMC가 새로이 참여해 힘을 보태고 있다. 그리고 중견기업을 비롯해 대기업들과 공기업들도 다양한 모양의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되고 또 상용화를 진행 중인 스마트(SMART)사업의 성공을 위해 좀 더 세밀하고 전문적인 업무가 수행돼야 한다. 향후 사우디 기업을 비롯한 외국 기업의 주주 참여를 위한 IR(Investor Relation)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6년을 ‘SMART 수출상용화의 원년’으로 삼고 건설 전 설계사업(PPE, Pre-Project Engineering)을 추진해나간다고 밝혔다. PPE 진행사항은.
“현재 PPE 사업은 사우디와 주계약자인 원자력연구원의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스마트원전의 설계 완성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건설제의서를 준비하는 것이 스마트파워사의 향후 3년 동안의 미션이다. 따라서 스마트파워사는 BOP 분야의 면밀한 설계 검토 등을 통해 적기에 건설제의서를 사우디에 제출한 예정이다. PPE 참여사들의 능동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기간이 바로 PPE 사업 기간인 셈이다.”
 
-지난해 9월 체결한 상세설계협약에 따르면 양국은 PPE 사업에 3년간 총 1억3000만달러(한국 3000만달러, 사우디 1억 달러)를 공동 투자해 스마트 원자로 건설을 위한 상세 설계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끝없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사우디가 정부차원의 긴축재정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1억 달러 투자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국가간의 사업 행태와 또 사우디 정부의 의지, 무엇보다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한다면 그런 걱정은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다. 유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사우디는 더더욱 원자력 사업을 추진해야만 먼 훗날 오일 가격이 정말 비싸질 때, 더 많은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 일부 비경제전문가들 혹은 1차원적 정책에 익숙한 호사가들이 그 같은 걱정을 하는 것 같다. 투자는 미래를 위한 준비이지 오늘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사우디도 분명히 알고 있다.”
 
-2009년 SPC 설립 추진 당시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이 투자한 51%의 지분에 대한 ‘정리’는 끝난 것인가. 사실 한국전력기술을 비롯해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은 지분을 빼는 대신 참여를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이에 한전 컨소시엄 중 공기업 투자지분에 대해 원자력연구원과 기술실시계약에 관한 최종 의견을 조율 중이다. 조만간에 스마트파워와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이들 공기업들은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기관들이기 때문에 소형 원전의 민영화를 통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의다양화를 지향하는 스마트파워사의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따라서 공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의 각각의 참여는 환영하지만 이를 통해 스마트파워사의 독립성과 원자력산업의 민영화, 다양성이 저해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SMART 플랜트 조감도
-실제로 PPE 단계에서 한국전력기술이 상당 부분 참여하고 있는데, 반면 원자로를 제외한 부지 설계분야에 참여를 희망하는 민간기업은 다소 아쉬울 것 같다.

“한국전력기술(KEPCO E&C)는 BOP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건설사업에서 기존의 PPE 참여사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우리나라에는 한전기술을 포함해 원자력 건설 경험이 많은 EPC(시공사)사가 다수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Engineering Bureau(엔지니어링 회사 혹은 기관)도 있지만 더 많이 육성돼야 할 것이다. 스마트 사업이야말로 원자력 분야의 기술적 향상과 인력의 저변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 이런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고려하며, 사업을 준비할 것이다. 월드컵 축구국가대표만이 축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젊은 청소년국가대표선수들이 규칙을 더 잘 지키고 전략적으로 축구를 하고 있지 않는가. 젊은 선수들에게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줬듯이 대형 원전의 성공에 보여줬던 관심과 격려가 스마트 원전에는 증폭제가 될 것이다.”
 
-끝으로 2016년 스마트파워의 사업계획은.
“유상증자와 신규추자사의 참여를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나아가 PPE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 대내외적으로 필요한 스마트파워의 조직도 조밀하게 구성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PPE 기간 동안에 맡은 바 소임을 충실하게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사우디와 협력을 바탕으로 제3국(SMART 잠재 수요국)의 요구조건에 적합한 맞춤형 수출 전략을 수립, 홍보 및 공동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수출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의 민영화를 통해 보다 활발하고 창의적인 ‘대한민국의 스마트 원자력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는 한 해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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