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고]韓 수출부진 타개, 이란 교역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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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韓 수출부진 타개, 이란 교역 활용해야
  • 한국원자력신문
  • 승인 2016.02.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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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옥 한국외대 이란어과 명예교수

반세기 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는 ‘무역입국’을 기치로 수출에 박차를 가해 2011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4년만인 2015년에 수출부진으로 9640억 달러로 감소했다. 2015년에 2014년 대비 한국의 세계 수출·수입액이 각각 7.9%, 16.9%로 대폭 감소했다. 세계 경제침체에 따른 교역둔화의 결과이다.

그러면 세계 교역둔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에 의한 통화전쟁이다. 둘째,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다. 셋째,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둔화 지속이다. 넷째,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의 폭락이다. 당분간 이러한 변수들이 세계수출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경제위기 속에서 세계 각국은 침체에 빠진 수출시장을 타개할 새로운 돌파구로서 이란을 주목하고 있다. 36년간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됐던 이란이 그동안의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이란의 ‘새로운 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나섰다. 수출 부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이란은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1973년 3차 중동전쟁으로 제1차 석유 위기 때 우리 정부와 기업은 막대한 오일 달러를 벌어들여 오늘날 수출 한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서울에 테헤란로가 생기고, 테헤란에 서울로가 탄생한 것도 그 당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상징이었다.

이번 이란 제제 해제 역시 한국 수출시장 타개의 좋은 기회이다. 2011년에는 한국-이란 교역규모가 174억 달러에 달하였으나 이란 제재 4년만인 2015년에는 29억 달러에 불과했다. 한국의 대이란 수출은 경제제재가 강화되기 이전(2005~2008년)에는 연평균 26.6%씩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제재 기간(2010~2014년) 중에는 연평균 2.5%씩 줄어들며 2015년에는 -2.4%의 감소율을 기록했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 대상국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이란 시장 진출의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란은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4041억 달러로 중동 제2의 경제 대국이다. 한국의 16배에 이르는 이란 영토는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아프리카-유럽 3대륙의 연결통로로서, 과거 동서 무역로인 실크로드의 거점이었다.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 4위의 자원부국이자 8천만 명의 인구를 지닌 소비시장인 것이다.

제재 해제에 따라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동결된 1000억 달러 이상의 해외자산을 풀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이란 특수’가 예상된다. 이란 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거대한 내수(소비)시장인바 투자가 확대될 경우 이란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구매력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은행은 이란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5.8%, 내년에는 6.7%로 중동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이 본격적으로 경제 재건에 나서 2020년까지 214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하기로 했다. 올해만 60조원이 넘는 건설 프로젝트를 해외에 발주할 계획이다. 우선 산업화 추진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체 산업별 인구 가운데 45%가 공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석유자원 의존형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수입 대체산업 육성, 비석유 부문의 수출산업화, 산업 간접시설 확충 등의 산업화 정책을 추진해온 바 있다. 이번 제재 해제로 이 같은 산업화 정책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엔저에 기술력으로 무장한 일본, 유럽 국가들이 이란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최근 주요 업종의 이란 바이어 521개사를 설문조사 한 결과, 선호도별 교역상대로 유럽연합 221개사, 중국 166개사에 이어 한국은 81개사로 3위에 처져있다. 우리 제품이 유럽의 브랜드,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미 이란 시장을 선점한 유럽·중국·인도 등 국가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므로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유망한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석유화학·철강·의료기기·정보통신기술(ICT) 관련제품·가전·풍력발전·산업기계·합성수지·종이·섬유·화장품 등이다. 이러한 경쟁력 높은 부문에서 전략적인 로드맵을 구성해야 한다. 2012년 이후 이란 정부는 내수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따라서 가전제품의 경우 완제품 수입이 제한적인 바, 반조립 제품 수출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동차 메이커도 이란 현지 자동차 기업과 협력해 생산하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이란 원유생산 증대에 따른 낮은 가격의 이란산 원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범정부차원의 현지 유전개발과 원유수입 확대, 수출금융·무역보험 등의 금융지원 등 이란 진출기업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 기업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 현지 상황에 맞는 수출전략 변화가 필요하다. 이란에서 성공하려면 지역 문화에 동화된 현지화를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란을 교두보로 할랄식품 등 블루오션 수출시장으로의 진출도 확대해야 한다.

한국이 경제 제재를 가한 상태에서 이란을 우호국가로 복원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이란인 산업연수생 교육과 이란 남부 사막지대에 리비아 모델 대수로 건설 및 농업기술 전수가 바람직하다.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이 90%에 이르는 등 한류 열풍이 부는 이란에서 한국 드라마, K팝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주목해볼 수 있다. 문화교류 차원에서 국가대표 축구 정기전과 같은 스포츠 교류, 이란문화원 건립 등도 그 반응이 상당히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란에서의 한류열풍 덕분에 국가 이미지가 제고되었고, 한국산 상품의 브랜드 가치가 높이 치솟았던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란 특수를 향한 경쟁국들의 정상급 경제외교가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국익을 위해 신속하고도 차별화된 전방위 외교를 펼쳐야 한다. 침체에 빠진 수출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기업·문화외교 차원의 스마트한 민관합동 실리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본 기고는 2016년 2월 12일 공감코리아(www.korea.kr) 정책기고에 게재된 내용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