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중앙연구원, 터키 등 강진 발생국 수출 우위 기대

면진은 단주기 성분이 강하고 장주기 성분이 약한 지진의 특성을 이용해 구조물의 고유주기를 인위적으로 크게 함으로써 구조물에 입력되는 지진력의 크기를 줄이는 시스템이다. 즉 면진장치는 지진 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감소시키는 장치로 구조물 자체가 지진을 견디는 내진과는 다른 개념이다.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국책과제인 ‘수출형 원전 대비 면진장치 국산화 개발’을 통해 강진(强震)에도 원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상업원전용 면진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향후 터키, 인도네시아 등 강진이 우려되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 원전 수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전용 면진장치’는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예상지진보다 에너지가 20배나 큰 리히터규모 7.3 정도(최대지반가속도 0.5g)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지진 에너지를 흡수해 구조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어 원전 구조물 및 설비의 안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한수원 측 설명이다.

일반 산업계(교량, 건축물)에 사용되고 있는 면진장치는 크게 고무계열과 마찰계열이 있다. 고무계열에는 저/고감쇠 고무(Low/High Damping Rubber) 받침, 납-삽입적층고무(LRB, Lead Rubber Bearing)받침 등이 있으며, 마찰계열에는 마찰진자형(FPS, Friction Pendulum System) 및 스프링 복원형(EQS, Eradi-Quake System)받침이 있다.

이들 받침의 특성과 국내 설계/생산 등 다양한 조건을 비교해 수출형 원전에 적합한 면진장치 2개(LRB, EQS)를 최종 선정했다.

LRB 면진장치는 고무와 철판을 번갈아 가며 적층시켜 제작하며, 고무는 변형에 대한 복원을 시키는 역할을 하고 중간에 삽입한 납은 지진력을 흡수하는 감쇠기능을 하게 된다. 이때 고무의 총 두께는 설계에서 요구되는 설계변위가 된다.

고무 한 개 층이 너무 클 경우 수직력에 의한 부풀음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고무와 철판의 부착력이 부족할 경우 한계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EQS 면진장치는 강재인 상,하판과 중간의 베어링블럭 및 복원력을 담당하는 MER-Spring과 감쇠기능의 마찰재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EQS의 성능은 고분자소재인 MER-Spring과 마찰재에 의존하게 돼 요구되는 성능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이 두 소재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홍표 한수원 중앙연구원 플랜트건설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선정된 면진장치를 원자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면진장치 구성 소재와 완성품에 대한 개선과 평가가 요구되는데 두 면진장치의 구성품은 단순해 보이나 전체 거동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LRB는 고무소재 배합을 조정해 인장/인열강도, 신장율 및 접착강도를 향상시켰고, 이를 완성품에 적용하여 기본압축/전단 및 한계성능평가를 수행했으며, EQS는 다양한 마찰재의 내구성 평가 실증실험을 통해 반복적인 지진하중에도 거의 손상이 없는 마찰재를 도출했고MER-Spring의 복원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프리스트레스 기법을 적용하여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이 선임연구원은 “원전 적용을 위해 적합한 면진장치 2종류를 선정, 각 면진장치의 구조재료에 대한 개선 및 성능향상을 완료했고 완성품은 기본압축/전단 특성 및 파괴와 실지진파 실험 등을 통해 개발된 면진장치의 성능검증을 수행했다”며 “실증실험결과로부터 개발된 면진장치는 원전에 적용가능 할 것으로 판단되고 향후 면진구역에 최적배치하고 지진해석을 통해 실용화 기반기술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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