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ENEC, 1조400억 바라카원전 4개호기 운영지원계약 체결
2030년까지 400여명 원자로운전원 등 지원인력 파견 본격 착수

▲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UAE 아부다비 ENEC 본사에서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왼쪽)이 조석 한수원 사장(오른쪽)에게 운영지원계약(OSSA) 체결 기념선물을 증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40년 원전 운영 노하우가 첫 수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UAE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은 UAE에 건설 중인 한국형 APR1400 원전의 운영지원을 위한 ‘한수원-ENEC(UAE원자력공사) 간 운영지원계약(OSS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09년 12월 최초 해외 원전건설 수출에 이은 첫 번째 운영기술 수출인 셈이다.

이날 계약 서명식에는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과 조석 한수원 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ENEC(Emirates Nuclear Energy Corporation)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양국 정부 특히 양국 정상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OSSA(Operating Support Services Agreement, 준공 후 운영지원계약) 계약으로 한수원은 UAE원전 4호기 준공 후 10년 뒤인 2030년까지 연간 최대 400명 수준의 UAE 규정에 부합하는 발전소 유자격 운전원 및 운영인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의 규모는 약 6억 달러(한화 약 6,800억원)이며, 주택, 교육 등 간접비 지원 3억2000만 달러(약 3600억원)을 포함하면 총 9억2000만 달러(약 1조400억원) 규모다. 주거비 지원 등을 포함해 1인당 평균 연 3억원 가량의 보수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번 운영지원계약을 계기로 40년 간 국내원전 운영을 통해 축적된 원전운영 경험과 지식을 UAE원전과 적극 공유하여 향후 한수원과 ENEC이 상호 윈윈(win-win)하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계약의 이행에만 국한하지 않고 장기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세계 원전시장을 선도하는 우수 운영사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해외원전사업 공동 진출을 위한 기반을 함께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파견 운전원은 UAE 규제기관이 승인하는 면허 취득 필요하며, ENEC 요구에 부합하는 경험인력을 선발·교육 후 파견할 예정”이라며 “파견 직원의 처우조건은 ENEC 직원과 동등하게 적용된다.

▲ UAE원전 사업은 2009년 12월 27일 한국최초의 해외원전사업으로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5600MW)를 UAE 아부다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사업이다. 최초호기를 2017년 5월까지 준공할 예정이며, 매년 1호기씩 준공될 예정이다. 또 신고리 3ㆍ4호기 및 신울진 1ㆍ2호기와 같은 모델이며, 설계ㆍ구매ㆍ시공은 물론 준공 후 운영지원, 연료공급을 포함하는 초대형 원전 프로젝트로서 총 계약금액이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이다.  <사진제공=한국전력 홍보실>
한편 UAE 수도인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약 250km(165마일) 떨어진 해안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은 UAE를 서남쪽으로 둘러싸고 있는 인접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경과도 약 75km 떨어져 있다.

바라카 원전은 열출력 4000MWt, 전기출력 1390MWe의 한국형 신형경수로인 APR1400으로 현재 한국에서 건설된 신한울 1‧2호기와 동일 모델이지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또한 UAE의 규제 요건에 알맞게 일부 설계 변경(Design modifications)을 해다.

아라비아만의 수온은 황해나 한국의 동해보다 높기 때문에 콘덴서의 용량을 참조 모델보다 더 크게 했고, 취수구 및 배수구의 순환 시스템 용량도 더 크게 했다. 비상디젤발전기(EDG)의 용량도 원래의 8000kW에서 8700kW로 더 높였고 대체교류전원발전기(AAC-DG)의 용량도 7200kW에서 8700kW로 더 높였다.

그리고 참조 모델(신고리 3‧4호기)에는 없는 해수의 바이패스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해 해수와 냉각수가 섞이도록 해 온배수의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했다.

초당 최대 172.5㎥의 취수 능력을 갖춘 복수기(condenser)를 통해 2차 계통을 냉각하도록 했으며, 바라카 원전 지역은 모래폭풍이나 비산먼지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샌드 트랩 루버(sandtrap louvre), 모래 분리 장치, 그리고 필터 등을 갖춘 공기 처리 장치를 모든 시설의 냉난방기와 공기정화기에 설치하도록 했다.

더불어 토양의 특성도 부식성이 강하기 때문에 지하에 매설된 화재 소방 설비의 파이프 재료도 철재에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바꿨다.

특히 ENEC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도 이뤄졌는데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의 경우 전기 없이도 열촉매와 연소 반응 원리만으로 수조 내부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없앨 수 있는 최첨단 수소 제거 설비인 피동형 자동촉매 수소 재결합기(PAR)를 설치했다. 배터리의 수명도 8시간에서 16시간으로 두 배 정도 더 늘리는 등의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전기공급이 끊어지는 경우에 대비해 두 대의 비상용디젤발전기(EDG)와 보조 교류 전원 디젤발전기를 서로 연결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6월말 현재 UAE원전 1~4호기 종합공정률은 약 66%이며, 1호기는 2015년 4월 초기전원가압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후 고온기능시험에 착수해 발전소 시운전이 진행 중이고 오는 10월 핵연료 장전을 거쳐 201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2, 3, 4호기도 최고의 품질 기준 및 안전 요건을 적용해 건설 중이며, 1호기 준공 이후 1년 단위로 준공돼 UAE 경제발전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