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제염해체기술개발부, 기존 흡착제 '2배이상 자성값' 회수 능력 탁월
“원전해체 시 방사성 고체폐기물 발생량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 기대감 커

▲ 자성나노입자응집체 표면에 육면체 구조의 프러시안 블루(PB)가 코팅된 모습(투과전자현미경 사진)과 세슘으로 오염된 물에 분산된 자성흡착제와 세슘 흡착 후 자석 쪽으로 포집된 자성흡착제와 정화된 물(자석쪽 병 안쪽 면에 흡착제가 모여 붙어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 세슘 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을 이용해 자연환경에 방출된 세슘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원전제염해체기술개발부 양희만 박사팀은 자성을 띠는 나노입자 응집체 표면에 세슘을 흡착할 수 있는 염료인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 PB)를 입혀 ‘세슘 제거용 자성나노흡착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방사성 세슘(137Cs)은 핵실험이나 원전 운영 중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인공적으로 얻어지는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가 30.2년에 이르며 칼륨이온과 유사한 체내 거동 성질을 가져 인체 내 흡수 될 경우 장기와 근육에 쉽게 축적되어 전신마비, 골수암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에 퍼진 세슘을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흡착제가 연구되고 있지만 사용 후 회수가 어려워 흡착제의 확산 및 축적에 따른 2차 환경오염의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최근 외부 자기장이 있을 때에만 강한 자성을 가져 대형 필터 등 별도의 회수 시스템 없이도 회수가 가능한 자성입자를 활용한 세슘 흡착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낮은 회수율 및 제거율 개선이 과제다.

양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자성 나노입자들이 결집된 나노입자 응집체에 프로시안 블루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약한 자성을 가지는 단일 자성 나노입자들을 결집시켜 강한 자성을 가지는 나노입자 덩어리를 제조하고 그 표면에 세슘에 대한 선택적 흡착이 가능한 프로시안 블루의 형성과 성장을 조절할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흡착제는 기존 흡착제에 2배 이상의 자성값을 가져 기존 대비 향상된 회수 능력을 보였으며, 입자 당 프러시안 블루의 합량이 증가해 흡착 능력 또한 향상됐다. 실험 결과 흡착제 10mg으로 오염수 100ml에서 99.76% 제거능력을 나타냈다. 

현재 ‘세슘 제거용 자성나노흡착제’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 중이며,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이 물질의 대량 생산 방법을 개발, 방사성 세슘을 제거해야 하는 실제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원전 운영 중 발생하는 방사성 액체 폐기물 처리 뿐 아니라 원전사고 시 대량의 오염수(강, 지하수, 해수), 일반 오염수에 대한 정화 소재로 직접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희만 박사는 “개발된 흡착제 제조기술을 활용해 국내 원전 최초로 진행되는 고리 1호기 해체시 발생하는 방사성 오염 건축물 표면의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한 하이드로겔 기반 코팅제를 개발 중으로 방사성 고체 폐기물의 발생량을 현저히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연구개발 사업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논문은 지난 2월 ‘저널 오브 올로이스 앤 컴파운즈(Journal of Alloys and Compounds)’에 게재됐으며, 글로벌 연구정보 사이트인 ‘어드밴시스 인 엔지니어링(Advances In engineering)’은 해당 논문을 7월 재료공학 분야의 ‘주목해야할 연구(Key Scientific Article)'에 선정해 소개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