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에너지기능조정, 민영화 쟁점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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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에너지기능조정, 민영화 쟁점과 현황
  • 한국원자력신문
  • 승인 2016.08.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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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연구실장

정부가 지난 6월 14일 발표한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에 대한 파장이 거세다. 정부는 생산성과 재무건전성 제고 및 민간개방 확대와 민간경합 축소로 인한 시장경제 활성화, 공공기관 서비스 품질 향상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노동계는 “결국 민영화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정부는 각 부처별로 빠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지만 노조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며,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본지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전력ㆍ가스 민영화,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문을 지면에 담아 ‘민영화의 문제점 및 재공영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MB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모두 민영화라는 용어에 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MB정부는 선진화라고 했고, 박근혜 정부는 정상화라고 하였으며 이제 기능조정이라 한다. 이들 정부는 특히 2008년 촛불국면에서 상당히 큰 트라우마를 얻은 듯하다. 국민들이 전기·가스·물·철도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어떻게든 민영화를 민영화가 아니라고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식의, 비슷한 비애를 공유하는 것 같다. 전기·가스 등 에너지만이 아니라 물·인천공항·철도·건강보험 역시 민영화가 아니라고 우긴다. 그러나 착착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만으로 보면, 민자발전의 급속한 성장, 발전 공기업 주식상장, 전력판매시장 개방, 가스 경쟁도입, 설계와 유지보수 분야 개방 확대는 모두 하나의 그림, 완전 민영화로 가는 정교한 시나리오이다. 민영화는 국민들에게 큰 불이익을 안길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사회적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거짓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추진되는 에너지 산업 기능조정 내용은 대기업과 재벌에게는 이익을 주지만, 우리 국민들에게는 실익이 전혀 없다. 최근 누진제에 대해 국민적 불만이 높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누진제가 불합리하며 개편되어야 한다는 점을 익히 생활에서 체험하고 있다. 그러나 누진제 철폐 혹은 완화 여부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전기요금체제 전반이 재벌과 대기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다소비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력산업 완전 민영화를 추진하던 1990년대 후반 계획되었던 전력판매시장개방, 전압별 요금제로의 재편, 피크요금제 및 지역 간 차등요금제를 애초대로 관철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에너지 기능조정의 내용이면서 결과이다.

박근혜 정부는 정권 말기, 에너지 민영화 종합선물세트로 대기업·재벌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 수조원이 드는 석탄화력을 대기업에게 허용하여 건설기업들에게 혜택을 주며, 부채를 탕감한다는 명목으로 원자력과 석탄의 무분별한 수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제2의 4대강, 또 다른 해외자원개발의 비리 커넥션이 공적 자금 즉 국민의 혈세로 추진되는 과정이 바로 에너지민영화 정책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정부의 에너지 기능조정 즉 민영화가 어떠한 양상인지 일반 국민들은 알기 쉽지 않다. 심지어 전력판매시장개방과 발전공기업의 주식상장, 가스 직수입 확대, 설계와 유지보수의 개방 모두가 무슨 의미인지, 어떻게 연결되는지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이미 전력의 발전부문이 충분할 정도로 민영화가 진척된 상황이기 때문에 전력판매시장이 발전 및 가스 시장 개방 즉 민영화의 촉매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국전력, 6개 발전공기업,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공공적이라고 부르기는 참 어렵게 되었다. 소유구조만 정부지분이 높을 뿐 운영은 민간과 유사한 구조로 점점 전락하고 있다. 6개 발전공기업 특히 시장형 공기업으로 정부의 수익성 위주의 경영평가, 전력거래시장의 수익 구조에 철저히 얽매여 있다.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전력의 안정적공급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유지·보수 분야의 아웃소싱, 민간개방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었고 이번 기능조정 방침에도 예외 없이 포함되었다.

특히 가스의 유지·보수 분야와 원자력·석탄의 설계분야도 이번 기능조정 방침에서 주식상장 대상, 개방 확대의 대상이 되었다. 민영화는요금 인상만이 아니라 공급의 안전성과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 이는 ‘민영화의진리’이다. 도쿄전력을 보자. 원자력 설비를 포기하기 싫어 끝까지 수습을 하지 않았고, 결국전 세계적 재앙을 초래했다. 이것이 수익만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의 욕구이다.

한국은 거의 100%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이다. 요금과 공급안전성만이 아니라 수입에 의존하고 다소비를 조장하는 체질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유가 인상,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 모든 문제에 대처할 대안이 전혀 없다. 에너지 체제를 보다 민주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일은 역대 정부에서도 불가능했고, 현재 박근혜 정부 역시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①전력산업의 재통합 등 공적 재편=2002년 4월 2일 민영화를 위해 한전에서 발전분야를 원자력 및 화력 6개사로 분할하였고 경쟁을 시켰다. 발전산업의 연료비 비중은 90%에 달하기 때문에 공공성이 아닌 경쟁과 수익성에 노출된 기업들의 선택은 우선 연료비 인하를 추구했다. 효율이 낮은 소위 중국산 저탄을 경쟁적으로 도입했지만, 경쟁은 석탄의 도입가격만을 높였고 설비안전에도 위해를 가했다. 결국 석탄구매를 통합하는 정책으로 선회했다. 이후 수익 경쟁에 내몰린 기업들은 유지·보수 기간을 단축하고 각종 아웃소싱을 통해 운영비 절감에 주력했다.

신규 투자는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자 회피하고 민간기업 진출에 따라 그들의 하위파트너를 자임했다. 2011년 순환정전 사태는 전력공급의 불안전성에 의해 비롯했다. 이후 정부는 신규 공급을 민간 중심으로 추진하여 현재와 같이 민간발전회사를 급속도로 성장시켰다. 경쟁과 더불어 본격적 민영화를 추진한 셈이다. 현재와 같은 조건이 유지된다면, 기능조정이 아니라 할지라도 발전공기업들과 민간기업 모두 수익성에만 혈안이 될 것이다.

원자력과 석탄의 증설과 가동률 증가에만 몰입할 것이며 수출에만 주력할 것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에 에너지 저소비·효율화를 위한 정책은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많은 소비는 민간발전뿐 아니라 발전공기업, 한전 모두에게 흑자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저소비와 효율화,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경쟁체제, 민영화 확대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동안 전력산업의 재통합 및 에너지 전환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것은 이 때문이다. 민영화가 아니라 발전을 포함한 전력 산업 전반의 공적 재구성, 에너지 산업 전반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기획이 필요하다.

‘민영화 선진국’들이 국회, 정당, 지자체,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국민들 스스로가 나서 재공영화를 추진하고 공적 규제를 재구축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비교해보면 한국은 훨씬 좋은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다. 민영화가 아니라 형식적인 소유의 공적 유지만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 전반의 사회적·공적 운영과 소유를 모색하는 일은 아직까지는 불가능하지 않다.

②가스산업에 대한 공적 규제 강화와 소매도시가스 공공성 확보=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도시가스 요금도 만만치 않다. 여름철 한 달 정도 에어컨 사용보다 겨울철 도시가스 요금 부담이 훨씬 크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로 난방을 사용하는 가구가 많다. 저소득층일수록 겨울철 전기사용이 높아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가스산업은 도입·도매는 한국가스공사가 담당하지만, 소매는 1983년 공급이 개시된 이래 처음부터 지역독점 민간기업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SK와 GS가 과점하고 있는 체제가 되었고 지역난방 역시 대기업들이 거의 장악해가는 구조가되었다.

가스의 직수입은 전력판매시장과 똑같은 논리이자 동일한 결과를 낳는다. 대기업·재벌들이 낮은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도입하면 발전용·산업용 연료 가격은 낮아진다. 그러나 우량 고객이 떠난 후 소매도시가스는 공급비용 부담으로 인해, 심지어 남아돌 수도 있는 장기천연가스 계약에 묶여 있어 그 모든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심지어 겨울철 소비가 집중된 한국의 특수한 조건에서 가스는 비단 공급비용만이 아니라 저장설비 비용까지 추가된다. 직수입의 확대, 대기업들끼리의 발전용·산업용 직거래는 도시가스 요금을 결코 낮출 수 없으며 폭등시키는 요인만을 낳는다.

아직까지 도시가스 요금은 전기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소비자물가위원회 및 의회에 결정권한이 있다. 그렇다면 가스직수입 즉 민영화를 막는 것뿐 아니라 오히려 지자체와 함께 소매도시가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보다 진전된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소매도시가스요금 인상에 따라 전기화 경향이 확장된다면 소매도시가스 회사는 심각한 수익불안 상태로 전락할 것이다. 전기화에 따라 원자력과 석탄은 더 활황기를 맞게 되며 소매도시가스 소비는 다시 줄어들게 되어 소매도시가스 회사의 경영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소비자들이 소매도시가스를 공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고민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파리의 상·하수도, 베를린과 함부르크의 전기가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재공영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나아가 원자력과 석탄의 중·단기 대안으로 천연가스의 위치에 대해 보다 깊이 고민해야 한다. 대다수 선진국들은 그 동안 에너지 전환의 가교로 천연가스를 선택했었다. 천연가스를 홀대하는 나라 는 한국 외에 그다지 많지 않다.

③에너지 MIX와 저소비 체제로의 전환=민자발전의 영향으로 전력설비만을 보면 현재 LNG 화력의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러나 설비비중 과 가동량 즉 판매량은 일치하지 않는다. 낮은 가격의 발전기가 우선 돌아가는 경제급전 논리때문이다. 가격만으로 보면 원자력과 석탄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원자력과 석탄은 잠재적 위험, 환경피해,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대다수 국가들이 원자력에서 점진적으로 탈피하고 석탄을 폐쇄해나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원자력과 석탄을 더 확대하고 있으며 재생가능에너지는 신에너지·신산업이라는 이름 안에 갇혀 숨을 쉬지 못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자력과 석탄을 보다 줄여나가는 기획, 중장기 에너지 대안이 필요하다.

그러나 2008년 MB 정부 들어 최초로 수립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원자력 증설정책이었고, 박근혜 정부의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이를 살짝 수정한 것에 불과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총회에서 한국 정부는 향후 이산화탄소를 37%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MB 정부도 녹색성장 전략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감축정책의 진실은 현재대로 소비하고 산업이 더 발전하며 인구가 늘 것이라는 ‘다소비 전망’에 기초한 것이다. 즉 지금보다 더 많이 쓰는 상태에서 이산화탄소를 37% 감축하겠다는 것으로 정부 전망대로 하면 2030년, 지금보다 더 많이 배출하는 기획이다. 국제사회에 대한 기망이다.

원자력과 석탄을 줄이면서 LNG의 역할을 중단기적 대안으로 강화하면서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공적 투자를 해야 한다. 저소비와 효율화에 대한 실질적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민간기업은, 주식상장이 된 발전공기업들은, 원자력만으로 존재하는 한수원은 결코 이 선택을 하지 않는다. 수익성 때문이다. 에너지 체제 전환, 한국의 조건에 맞는 에너지 MIX 방안은 공적 규제, 공공적 운영방안, 지속가능한 에너지 목표를 정부 차원에서 우선 수립하고 강제해나가야만 가능하다. 민영화는 이 대안과 역행한다.

나아가 에너지 저소비 체제로의 전환 역시 현재의 기능조정·민영화와는 다른 길이다. 더 싼 요금으로 더 많은 전기와 가스를, 대기업들이 우선 향유하는 것이 에너지 민영화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탄소거래제도 등을 도입했지만 실질적인 탄소감축을 이끌어내지 못해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2차에너지인 전기를 남용하는 대기업, 염전에서조차 전기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패널티를 주는 방법부터 시작해야 한다. 저소비, 탄소절감, 효율화, 에너지 전환은 규제로서 가능하지 시장에서는 큰 효과를 내기 힘들다.

그러나 판매시장개방과 전기·가스기업들에 대한 경쟁도입은 대기업들에게는 에너지를 더 싸고 많이 영위하게 한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발 디디기 어렵게 된다.

④전기·가스 요금=한국의 전기요금은 주택용·일반용·산업용·농사용·교육용·가로등 등으로 6개의 용도별 요금체계이다. 앞서 말했듯이 주택용과 일반용이 산업용에 교차보조를 해주었던 오랜 역사를 배반하고 이제 산업용이 이탈하겠다는 것이 바로 판매시장 개방의 내용이다. 1973년에 고착된 요금체계를 이제 현실화하고 주택용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를 재편하고 확대해야 한다. 주택용에 대해서는 현실적 소비 구간을 배려해야 한다. 다소비에 대해서는 요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현재 23% 가량을 소비하는 일반용에 대해서도 누진제를 적용하여 소비를 억제시켜야 한다. 물론 영세 상인과 대기업을 일정하게 구분하는 요금체계가 필요하다. 산업용은 다소비에 대한 엄격한 규제, 전기를 낭비하는 산업시스템 즉 산업 현장의 재구조화를 시작해야 한다. 요금규제만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패널티가 필요하다. 이러한 방식의 재편 논의, 저소비와 합리화, 효율화, 형평성 모두를 꾀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하지 않고 주택용 누진제만으로 찬반이 불거지는 현실은 꽤 안타깝다.

만약 누진제는 완화하되 전압별 요금제로 재편해버린다면, 결국 피해는 서민들이 질 가능성이 크다. 도시가스 요금에는 누진제가 없다. 그러나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역시 적으며 전기요금보다 부담이 크다. 이로 인해 혹한기 저소득층은 도시가스보다 전기를 선택하여 겨울철피크의 한 요인이 되었다. 가스직수입은 도시가스 요금 폭탄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지자체와 한국가스공사 및 소매도시가스 회사들은 이 문제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

⑤재생가능에너지와 기후변화=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중앙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다양하게 회복·지원하며 활성화시켜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를 지자체와 국민 개개인의 노력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에너지를 다소비하는 주범은 대기업들이며 탄소 배출의 당사자도 대기업들과 발전회사들이다. 무엇보다 발전회사들,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의무화하여, 수익을 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탄소거래는 탄소의 실질적 감축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정책일 뿐이다. 나아가 다소비, 이산화탄소 다량 배출 기업들에 대한 엄격하고 강고한 패널티를 통해 수익을 투자로 변환시키거나 벌금 등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