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硏, 자연재해로부터 산사태 위험도 예측해 사고 예방

집중 호우나 풍수해 등 자연재해 시 산비탈면에 설치된 송전철탑 등 전력설비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향후 전력설비 유지·보수비용 절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8일 한전 전력연구원(원장 김동섭)은 산악지역에 분포된 급경사지 전력설비의 특성을 분석한 뒤 강우발생 시 표면침투영향과 토석류 하중 등의 요소를 고려해 비탈면의 붕괴위험도를 판별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실시간 급경사지 전력설비 안정해석 프로그램인 ‘KISS(KEPCO Integrated Slope Stability)’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송전철탑 4만여 기 중 약 3만여 기가 산악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급경사지 또는 계곡부에 위치해 자연재해 발생 시 지반이 약화되거나 토사 유출에 따른 산사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탈면에 설치된 전력설비의 파괴 사례 원인분석에 의하면 강우로 인한 표면 침투와 토석류 하중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상용 해석 프로그램(SLOPE/W, TALREN)은 강우 시 지하수위 상승만 고려해 안정성 평가를 수행하기 때문에 급경사지에 위치한 전력설비와 같이 토석류 하중, 표면침투 등을 고려한 기초지반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KISS는 산악지역에 분포하는 급경사지의 전력설비의 특성 분석을 통해 강우 발생 시 표면 침투 영향, 토석류 하중 등의 요소를 고려해 비탈면의 붕괴 위험도를 판별할 수 있다고 전력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특히 철탑 및 기초의 사면 안정 해석, 토석류 하중으로 인한 기초 및 사면의 안전율 해석, 표면 침투수의 영향 해석 등 토질공학적 측면에서 안정도를 계산하고 해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 현장 실무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Auto finding 기능’, 지속되는 강우로 1차적인 사면 파괴가 발생한 후에도 추가적인 사면 파괴를 예측할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사면의 파괴 시점 및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Progressive failure 기능’ 등이 탑재됐다.

현재 KISS는 765kV 신안성~신가평 T/L의 붕괴지에서 비교 검증을 통해 정확도 및 성능 검증을 마쳤다. 전력연구원은 향후 사업소에 배포하는 한편 담당자 교육을 통해 사업소별 위험 급경사지 관리와 안정해석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사업소는 기상예보 강우 데이터를 활용해 사면 및 철탑의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전력설비의 위험지역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 자연재해 사고 예방 및 피해 규모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KISS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산사태나 사면 붕괴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기존 송·변전 설비의 체계적 유지관리 뿐만 아니라 철탑 시공 전 최적화된 기초 위치 도출을 통해 사면 파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재해로부터 국가 주요 인프라 시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본 기술을 유관 건설 산업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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