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월성1~4호기 정밀안전점검 위해 수동정지…원안위‧산업부 등 상황대응반 가동

1978년 기상청의 계기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남한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경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1(기상청 발표 기준)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후 1시간 뒤인 오후 8시 32분 54초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지역(북위 35.77 동경 129.18)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또 본진의 영향으로 13일 오전 6시 현재 179회의 여진이 발생했으며,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경주·대구가 6도로 가장 높았고 부산·울산·창원이 5도로 시민들은 쿵하는 소리와 건물의 흔들림이 육안으로 감지돼 학교 운동장과 공원 등으로 대비했으며,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 내륙지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

특히 이번 지진이 경상남북도를 중심으로 지진동이 높게 나타났지만 국내 24기 원자력발전소 중 절반인 12기가 위치한 월성원전과 고리원전을 비롯해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약 27km)에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경우도 지진값이 0.0615g로 관측돼 설계지진 0.2g에 못 미쳐 원전 안전 운영에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2일 저녁에 연이어 발생한 규모 5.1과 규모 5.8 지진에 대해 ‘지진행동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를 발령해 긴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성, 한울, 고리, 한빛 등 4개 원전본부와 전국의 수력, 양수 발전설비를 전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시설 안전에는 이상 없이 정상 운전상태임을 확인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하지만 설계기준 지진값인 0.2g보다는 작지만 자체 절차에 따라 정지기준인 지진 분석값 0.1g을 초과한 월성1~4호기에 대해 추가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12일 밤 11시 56분부터 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수동정지했다”면서 “신월성 1‧2호기는 관측지점 부지특성(지반, 지질상태 등)의 차이로 측정분석된 값이 정지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정상운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전소별 지진 측정파형을 분석해 설계기준(0.2g)보다 작은 0.1g가 넘는 것으로 판단되면 4시간 이내에 정지해 점검하도록 절차화 돼 있다.

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동굴 처분시설과 지상지원시설, 배수펌프 등 주요 시설물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면서 “추가 여진 등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 상황실을 계속 운영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즉시 비상 상황실을 설치하고 관련 직원을 소집해 주요 시설물에 대한 2차례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유관기관, 언론, 지역 주민 등에 알렸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3일 국내 전 원전과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안전점검과 비상대응을 위해 상황대응반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 전 원전 및 경주 방폐장의 경우 원전 지역에 설치된 원안위지역사무소의 관계자를 중심으로 정밀 안전점검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지진의 진원지에 가까이 위치한 고리·월성 원전에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전문가를 지진 발생 당일인 12일 현장에 파견해 안전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원안위는 “추가 지진 발생 등에 대비하기 위해 당분간 상황대응반을 계속 가동할 예정”이라며 “원전의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진이 발생한 직후 ‘지진상황 대책본부’를 설치해 원전, 발전소, 송배전망, 가스 등 에너지 관련시설과 업종별 기업들의 지진에 따른 전반적 상황을 점검했다.

실제로 울산 LNG복합화력은 12일 1차 지진이 발생한 오후 7시 44분 멈췄다가 13일 오전 1시 7분 완전히 복구됐고 한전 울주변전소 3번 변압기도 1차 지진 때 중지됐다가 같은 날 오후 9시 21분부터 다시 가동됐다.

주형환 장관은 “추석명절을 앞두고 전력·석유·가스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에너지 기관장들에게 더욱 경각심을 갖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상황이 종료될 때 까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현재는 전력수급에 큰 영향이 없으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거래소와 한전에 대해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산업부는 지진에 따른 상황여건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관별 비상대응 체제 유지와 비상대응 매뉴얼을 토대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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