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고]우리는 안전의 프로슈머(Prosumer)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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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우리는 안전의 프로슈머(Prosumer)인가?
  • 한국원자력신문
  • 승인 2016.09.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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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이번 여름 짧은 휴가동안 아내와 함께 재난을 다룬 영화인 ‘부산행’을 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이기적인 본성이 드러난다는 점과 함께 ‘욕망의 끝은 결국 파멸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욕망을 절제하지 않으면 재난은 커진다. 안전이란 인간이 욕망과 소망을 어디에 비중을 더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사고의 문제점을 찾고 국민안전을 위해서 ‘틀렸다’, ‘잘못 되었다’고 생각되는 건 무조건 고쳐야 한다. 마치 진공청소기가 먼지를 싹 빨아 들이 듯 말이다. 그래야 안전 업무에 발전이 있다. 그냥 지나갔다고 덮어 놓으면 같은 문제가 또 생기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다시 돌아간다.

국민을 비롯해 언론·국회에서 잘못된 국민안전 정책이라고 지적하면 처음에는 섭섭한 마음도 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지적을 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알려주니까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필자 집무실 책상에는 ‘쾌족(快足)의 삶’이란 문구가 새겨진 옥돌이 놓여있다. “항상 상쾌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라”는 뜻으로, ‘대학(大學)’에 나온 경구다. 필자가 취미로 직접 만든 작품이어서인지 힘들 때 마다 큰 위로가 된다.

국민안전처가 출범한지 20개월이 지났다. 국민안전처가 생기고 나서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장관으로서 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절로 고개가 돌아가곤 한다. 또한 재난이나 사고가 났을 때 언론이든 국민이든 간에 ‘국민안전처가 왜 빨리 대처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이 생겼다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각종 재난이 발생하면 이구동성으로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 2014년 12월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안전불감증’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라고 강조해 왔다. 국민안전처 소속 직원들이 국민들에게 안전불감증이 있다고 단정해 버리면 안전 관리를 위한 대안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에 국민이 안전에 대한 이해와 이를 행동에 옮기는 수준 높은 국민안전의식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국민안전 의식 수준을 완전히 바꾸는 데 60년이라는 기간이 걸리고 한 어린아이가 태어나 안전 교육을 받으면서 부모가 되고, 그 부모가 할아버지·할머니가 되어 다시 손자·손녀에게 안전 교육을 시킬 수 있는 기간이 60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민안전의식이 자연스럽게 바뀌도록 60년이라는 기간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이러한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안전교육’이 필수적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안전관련 정책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국민이 안전을 스스로 실행에 옮길 때만이 가능하다. 또한, 모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수단인 법(法)과 이에 따른 예산의 뒷받침도 절대적이다.

기존에 있었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재난안전관리를 위한 뼈대라면 지난 5월 29일 제정 공포된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은 안전을 실천해야 할 국민들에 대해서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근육과도 같은 것이다.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은 내년 5월30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예산의 안정적인 지원 아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생애주기별 국민안전교육을 실시하는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사회적으로 안전교육의 붐이 조성될 것이며 국민안전의식 수준도 더 빠른 추세로 향상될 것이므로 안전한 나라가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가장 자랑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 바로 ‘안전신문고제도’이다. 대형사고 전에 수많은 징후들이 존재하므로 사전에 이를 해소·제거 하는 것이 재난 예방의 첫 걸음이다. 안전신문고는 국민들의 신고로 생활 속 위해요인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고양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이다. 앞으로 국민안전처의 브랜드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안전신고는 안전신문고 홈페이지(www.safepeople.go.kr)를 통해서 신고하는 방법과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여 신고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앱을 설치한 후 안전위험요소를 보면, 일단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간단한 신고내용과 지도상에 위치를 지정하여 발송하면 신고가 마무리 된다. 신고 된 내용은 7일 이내 처리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

국민안전처는 출범 이후 각종 안전정책들을 추진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국민안전처는 국민과 함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생활 속 위해요인을 신고하고, 안전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데 지속적인 성원과 협조를 당부드린다.

앨빈토플러가 말하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일치하는 프로슈머(Prosumer) 보편화 사회에 걸맞은 21세기 맞춤형 재난안전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과연 우리 자신은 안전을 위해 무엇을 생각하며 실천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려고 한다”고 쓰고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면 당장은 괜찮겠지만, 안전과 미래는 없을 것이다.

<*본 기고는 2016년 9월 19일 공감코리아(www.korea.kr) 정책기고에 게재된 내용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