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수명 2.5배 늘린 신소재 개발
에너지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온라인판 연구결과 게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 모래 알갱이 등으로 실리콘을 만들기 때문에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비싸며 효율이 2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태양전지는 2009년 처음 알려진 이후 현재 효율이 22%를 넘는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관련 소재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에너지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온라인판 11월 10일자에 게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공업환경연구부 정찬희 선임연구원이 주도하고 전북대학교 나석인 교수팀이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는 차세대 태양전지의 소재로 사용되는 ‘전도성 고분자 화합물’(PEDOT:PSS)을 대체할 수 있는 ‘그래핀-고분자 하이브리드 소재’(PRGO)를 개발하고, PRGO를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명을 기존 대비 2.5배 늘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그래핀 산화물에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Gamma ray)을 조사하고 특정한 화학반응을 유도함으로써 PRGO(Polyacrylonitrile-grafted Reduced Graphene Oxide Hybrid)를 개발했다.
신소재 PRGO는 태양전지의 광활성층과 전극 사이에서 양전하(+)를 전달하는 정공수송층에 사용되는데, 수분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안정적이고, 중성을 띠고 있어 인접한 다른 재료의 부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전지의 원리는 태양전지에 빛을 비추면 중심부에 위치한 광활성층에서 음전하(-)와 양전하(+)가 발생하고 각각 전자수송층과 정공수송층을 거쳐 전극으로 이동, 전류를 발생시킨다.
반면 기존에 정공수송층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기존소재(PEDOT:PSS)의 경우,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분을 흡수해 변질되기 쉽고 강한 산성을 띠어 인접해 있는 다른 재료를 부식시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명을 저하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정찬희 선임연구원은 “국내‧외에서는 정공수송층의 소재로 기존소재(PEDOT:PSS)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그래핀 기반 소재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번에 개발한 PRGO 또한 그래핀 기반의 신소재”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하지만 기존에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래핀 산화물에 환원제(하이드라진)를 첨가하고 장시간 고온의 열처리가 필요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PRGO는 제조 공정상 방사선을 이용해 상온에서도 별도의 첨가제 없이 용이하게 제조할 수 있어 상용화할 경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보다 효율적인 대량 생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개발한 신소재를 차세대 태양 전지의 수명을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TV에 사용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고성능 차세대 전자 소자의 성능 향상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