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협회-발전5사-한산개발, KEPIC 환경기술세미나 개최
노후 발전소 폐지·환경설비 보강 등 저감계획 지속 추진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신(新)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협약(Paris Agreement)’이 발효되고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고 무엇보다도 신기후체제에서 국제사회에 공약한 2030년 BAU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신기후체제에 대기 및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규제도 점점 강화되고 있지만 국내ㆍ외적으로 환경설비에 널리 적용할 표준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그동안 발전부문은 선제적인 환경설비 도입 등을 통해 환경보존 의무에 충실해 왔지만 적절한 환경기술 표준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터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이 탈질, 탈황, 집진, 수질관리, 소음진동 관련해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표준 13종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대한전기협회(회장 조환익)는 발전 5개사 및 한전산업개발과 공동으로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환경기술 세미나’를 대전시 유성구 소재 유성호텔에서 개최했다. 올해 6회째를 맞은 환경기술 세미나에서는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 등 발전5사는 석탄화력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저감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날 ‘석탄화력 미세먼지 현황과 대책’에 대한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백강수 한국동서발전 차장은 “우선 발전회사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30년 이상 운영된 노후 발전소 10기에 대해 연료전환 또는 폐지키로 했다”면서 ▲서천화력 1‧2호기(2018.9) ▲삼천포화력 1‧2호기(2020.12) ▲호남화력 1‧2호기(2020.12)는 폐지하고 ▲영동화력 1‧2호기는 바이오매스로 ▲보령화력 1‧2호기는 LNG로 연료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 운영 중인 화력발전소에 대해서는 단기와 장기로 나눠 저감계획을 추진한다.

백 차장은 “단기적으로는 석탄화력 53기에 대해 2018년까지 2400억 원을 투입해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환경설비를 집중 보강함으로써 2015년 대비 약 25% 이상 감축키로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석탄화력 43기를 대상으로 2018년부터 3조9600억 원을 투자해 고용량·고효율 환경설비를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건설 중인 석탄화력 20기는 설계변경 등을 통해 환경영향평가 협의기준 대비 50% 이상 감축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모든 석탄발전소의 배출농도를 세계적인 수준인 SOx(15ppm), NOx(10ppm), 먼지(3㎎/S㎥) 이하로 감축키로 했다. 참고로 우리나라 석탄화력의 경우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먼지 등 오염물질을 전체 배출량(162만톤, 2013년 기준) 대비 약 11%(18만톤) 정도 배출하고 있다.

또 전구물질로 알려진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효과적인 저감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동서발전의 경우 기획재정부 중점협업과제로 비산먼지 예방, 경과개선, 지역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전소 회처리장 목초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2차 생성 메커니즘 규명으로 효과적 감축방안 마련키로
이번 세미나에서는 초미세먼지의 효과적인 저감을 위해서는 직접배출되는 경우와 배출 후 화학적 반응으로 인해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2차 생성 부분 모두를 고려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장은 ‘미세먼지 현황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특강을 통해 직접 배출되는 초미세먼지 양보다 2차 생성되는 양이 약 3배 더 많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전체 초미세먼지 배출량 중 발전소에서 직접 배출하는 양은 약 3%에 불과하지만, 2차 생성분까지 합하면 약 11%에 달한다.

또 이화여대 김용표 교수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유기화합물 등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며 2차로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는데, 어느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초미세먼지를 저감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황산화물 배출만 줄일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다거나, 질소산화물 배출만 줄일 경우 오존과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를 유도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김법정 과장은 “직접 배출되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만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며 “2차 생성 및 지역별 기여율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11일 과학기술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근본적·혁신적 해결을 지원하기 위한 ‘과학기술기반 미세먼지 대응 전략’을 미래창조과학부·환경부·보건복지부 합동으로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이 전략에 따라 2017년부터 3년간 우선 423억 원(정부안 기준)을 투자해 미세먼지 대응 기술개발을 추진할 범부처 단일사업단을 발족할 계획으로, 특히 초미세먼지 2차 생성 메커니즘 규명 및 유해 성분 분석, 집진·저감 기술의 획기적 성능개선 등 위해성 해소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한편 ‘2016 KEPIC 환경기술 세미나’는 정부 및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석탄화력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는 정부, 산업계, 학계 등 약 300여명이 대거 참석해 주제 발표 및 토론을 이어갔다.

첫날에는 ▲미세먼지 현황과 향후 정책방향(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김법정 과장) ▲초미세먼지 문제 : 과학적 이해와 정책(이화여대 김용표 교수)에 대한 특강에 이어 ▲발전사 미세먼지 저감대책(동서발전 백강수 차장) ▲대기질 감시기술(KIST 배귀남 박사) ▲미세먼지 배출 특성 및 대응기술(전력연구원 천성남 책임) 등에 대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둘째 날에는 ▲표준석탄화력 환경설비 성능개선안(한국전력기술 이영일 부장) ▲습식·건식 탈황설비 특성비교(KC코트렐 원종웅 상무) ▲영흥화력 환경설비 현황 및 개선계획(남동발전 정순현 차장) ▲미세먼지 감축 설비운전 방안(한전산업개발 임광수 부장) ▲석탄화력 초미세물질 저감 고찰(두산중공업 문상철 기술고문) 등 전문가들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대한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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