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덕현 대륙회장 인터뷰

 

김덕현 (주)대륙 회장.
'세계적인 글로벌 경제시대를 대비해 우리나라는 앞으로 ‘경제사관학교’를 설립해야 한다.' '국비를 들여 사명감이 높은 중소기업 전문CEO를 키워 젊을 때부터 분야별 특화된 핵심간부로 육성해 우리나라를 중소기업 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5월 14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개최된 ‘2010년 전국중소기업인대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영예의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주)대륙 김덕현(金德賢) 회장은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경제전쟁시대라고 강조하고 국가의 핵심근간 이자 경제활동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사관학교’를 꼭 설립해야 한다고 거듭 주창했다.

김덕현 회장은 “국가가 국비를 들여 설립한 경제사관학교에서 전문 분야별 특화된 전문CEO사관생도를 배출해 중소기업의 핵심간부 또는 임원으로 경영자 교육을 시켜 중소기업 전문 기업인을 육성해 세계적인 글로벌 경제시대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경제사관학교를 졸업한 젊은 CEO나 회사 내의 능력있고 책임감 높은 인재에게 회사 경영권을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은 무조건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대물림이 아니고 국가와 사회의 환원 차원에서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CEO에게 물려줘야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경영모토다.
 
1977년 경기도 용인에 저압차단기 전문업체인 (주)대륙을 창업한 후 32년 동안 중소기업 생산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젊음과 열정을 쏟은 공로로 이번 ‘2010전국중소기업인대회’에서 영예의 은탑산업 훈장을 수상한 김 회장으로부터 경영철학과 노하우, 그리고 중소기업 경영자로서의 시련과 역경을 극복한 성공담을 들어봤다.

국내 배선용차단기업계 최초 일본 수출

(주)대륙은 품질검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으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국내 최초로 배선용 차단기를 수출하는 한국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현재 대륙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일본에 생산제품 70%이상을 수출하고 그 가운데 30%는 자체 브랜드를 수출하는 기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미 일본시장에서는 대륙이 만든 배선용차단기는 품질과 성능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평을 받아 일본 현지시장에서 수출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저압차단기업계로는 드물게 일본 통산성의 공장심사기준심사에 합격했다. 
 
중소기업이란 역경을 딛고 대륙이 이 같이 국산 저압차단기의 불모지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시장에 입지를 굳히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여년전만해도 일본현지서는 한국산 배선용 차단기의 품질을 믿지 못해 한국산 제품 수입을 매우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저압 차단기를 국산화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일본 업체 관계자들과 신뢰와 신용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1977년도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김 회장은 일본시장을 뚫기 위해 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친분과 인맥을 쌓기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외부 기업인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일본 특유의 민족성과 보수적인 기업풍토가 가장 높은 벽이었다. 

그러나 김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30여년 동안 가와무라 등 일본 업체 관계자들과 꾸준히 신용과 신뢰감을 쌓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일 결과 일본인들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했다. 아니 일본인들이 김 회장에게 마음을 열어 주었다. 수 십 년 동안 한결 변함없는 마음으로 가슴과 가슴으로 다가오는 김 회장의 성실함에 감동한 것이다.

이 같은 김 회장의 노력은 결실은 맺어 이제 대륙과 일본 업체 관계자들은 매년 상호 방문해 기술교류와 체육대회를 갖기도 한다. 2001년부터 매년 1년 1회씩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 홈 웨이 친선 축구 경기를 갖는 한편 20~30명의 엔지니어와 간부들이 신기술정보교류를 갖고 있다.
 
10년 동안 이어온 신뢰는 대륙의 자회사인 폴리텍가 일본 업체와 합작으로 중국 현지에 밸브, 스팀, 폴리엔틸렌, 수지를 만드는 합작공장을 세우는 커다란 열매를 맺기도 했다. 지금은 대륙이 일본 진출을 기반으로 32개국에 배선용 차단기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저압 차단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직원들이 보배다

직원은 회사의 보배이자 자산이라는 경영모토가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그만큼 직원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무척 깊다.

“직원이 회사의 자산입니다. 대륙은 생산직 여직원부터 간부급 직원들까지 일본 업체에 연수를 보내 선진 기술과 생산시스템을 배워오도록 과감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업체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일 1시간씩 외부강사를 초청해 일본어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교육투자와 연구개발에는 아끼지 않고 과감히 투자한다. 생산직 직원들도 일본 연수와 일본어를 습득하도록 투자하는 것은 곧 직원이 회사의 보배이기 때문이다. 생산직 여직원도 능력이 있으면 관리직으로 배치한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 밖에 없다’라고 강조하는 김 회장은 30여년 동안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면 직원들의 가정사를 직접 헤아리고 챙겨주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더불어 30년 살아온 정(情)’이 대륙의 경쟁력이자 생산성을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20여년전 입사한 여직원이 이제는 50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여직원이 저희 회사를 다니면서 집을 마련하고 아들을 낳아 우리 회사에 입사를 시키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김 회장은 94년도에 회사 앙케이트 조사 때 ‘귀하는 언제까지 근무하겠습니까’, ‘귀하의 자녀가 크면 우리 회사에 취직시키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직원들이 정년까지 다니고 70%이상이 자녀를 회사에 취업시키고 싶다는 응답을 보고 중소기업의 기업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 급여만큼은 꼭 챙겨준다. 수 십 년 동안 회사를 믿고 따라준 직원들의 높은 애사심에 보답해 주기 위한 차원이다.       

세 차례 사업실패 재기의 기회로 삼아

하지만 시련도 만만치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친이 쓰러져 야간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회장은 전기용접과 산소용접을 하는 조그만한 공장에서 주경야독하면 대학을 졸업한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젊은 30대 초반 대륙을 설립하기 앞서 47만원을 들고 서울대부근 판자촌에서 방 하나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지만 세 차례라 걸쳐 사업실패라는 쓰라린 경험이 겪기도 했다. 사업 실패로 방황을 했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재기에 나서 오늘날 대륙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저압차단기 기업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이때 모친이 재기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모친인 장영자 여사(84세)는 10년 동안 아들이 경영하는 대륙공사에 출근해 직원들의 점심과 저녁밥을 손수 챙겼다. 모친은 버스비를 아끼려고 버스도 안타고 무거운 시장 장바구니와 부식물을 회사까지 이고 와 직원들의 식사를 지었다.  

“당시 저에겐 어머님은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어머님이 존재하셨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었고 재기할 수 있는 힘이자 원동력이었습니다. 어머님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와 대륙은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김 회장은 모친인 장영자 여사가 고령으로 몸이 매우 편찬아 거동이 힘들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대륙’은 용인지역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지난 32년 동안 IMF의 시련을 겪으면서도 외국인 근로자 채용없이 생산직 직원을 용인지역주민들로 채용해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에 적극 앞장서온 향토기업이다. 이를 입증하듯 용인시 포곡면 삼계리에는 ‘대륙’이라는 버스 정류장이 설치돼있다.

김 회장은 간혹 서울서 용인까지 버스 출근할 때 이번 정거장은 ‘대륙 회사 앞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을 들을 때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32년 동안 대륙이 향토기업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 용인지역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대륙은 더욱 노력해 일본, 중국을 넘어 세계각국으로 국산 배선용 차단기를 수출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 글로벌 경제시대라는 거센 파고에 맞서 ‘경제사관학교’를 세워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김 회장의 경영모토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적조서]
1977년 대륙공사를 창업해 1985년 10월 1일 (주)대륙으로 법인전환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재임 중인 김 회장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배선용 차단기 핵심부품인 Oil dash pot를 국내 최초로 개발 국산화에 성공해 우수 국내업체에 공급함으로써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에 기여한 기업인이다.

특히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관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자사 브랜드인 DACO 배선용차단기, 회로보호용 차단기, 누전차단기 등을 개발해 국내 기업은 물론 품질이 까다롭기 소문난 일본 우수기업에 한국기업 최초로 수출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최근에는 기술개발의 지속적인 투자와 열정으로 기존제품과 차별화된 성능이 우수한 친환경적인 향기나는 전자개폐기 MC9-MC400 개발에 성공했으며 원터치 전선 삽입식 초 슬립형 분기 누전차단기를 내장한 슬립형 홈 분전반을 개발해 국내 기술수준을 한 단계 높여 차단기 분야의 선도적인 리더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1988년 5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특허권 20건, 출원중인 특허권 11건, 실용신안 12건 출원중인 실용신안 5건, 디자인 5건, 상표권 5건 등의 산업재산권을 취득했다.

그리고 고객만족및 무한경쟁과 세계화라는 시대적 외부환경에 대처하고 차단기 시장에서 21세기 초 우량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품질경영을 기본이념으로 ISO9001인증, UL인증, ISO14000인증, CE인증, CSA인증, YUV인증, CCC인증, PSE인증, GOST인증 등을 취득했다.

또 경기지방 중소기업청 INNO-BIZ선정, 산업 패밀리 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우수한 경영,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서 성장해 품질경영체제를 구축했으며 경영의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위해 2003년부터 ERP 시스템 구축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부컨설팅을 통해 경영 및 생산혁신을 통한 강한기업,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 업계에서는 신망있는 경영자로서 믿음과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경영자 이념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미 개척된 분야보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도전하는 창조정신으로 약 30년전 국내에서는 아무도 만들지 않은 배선용차단기 핵심부품인 Oil dash pot를 최초로 국산화해 국내 우수업체에 공급함으로써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일본, 대만, 인도 등에 역수출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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