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사선방어학회 2016 추계 학술발표회, 방사선 분야 논문 156편 발표
관련 산업 '새지평'…삼중수소 인체에 큰 영향없지만 관리기준 시급히 정해야

[원자력신문=제주] 국내의 방사선 안전 현안과 소통, 그리고 국내 방사선역학 연구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한 ‘학술발표회’가 성황리에 개최돼, 국내외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최근 들어 월성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 자료를 내놓은 워크숍이 함께 열려, 월성주변지역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월성 원전 1~4호기 인근 지역의 공기, 지표수, 농산물과 특히 지역주민들의 소변에서 천연 수준보다 5~10배 높은 삼중수소가 검출되어 월성원전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방사선방어학회(회장 임영기-사진)는 11월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에 걸쳐 제주 휘닉스아일랜드에서 ‘2016년도 추계학술발표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추계학술발표회에는 △방사선 방호 △방사선의 생명 △ 사선 환경 및 방재 △방사선 역학 등에 관한 각 분과별 전문가를 비롯하여 회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 156편(구두발표 42편, 포스터 114편)의 논문이 발표돼,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이 자리에서 △방사선 안전 현안과 의사소통(심포지엄 1) △제4회 식품 중 방사능 안전관리(심포지엄 2) △국내 방사선 계측 및 영상기기 산업체의 현황과 미래(워크숍 1) △국내 방사선 역학 연구의 현황과 발전방향(워크숍 2) △해양환경 방사선 안전 국내 연구 현황 및 전망(워크숍 3) △삼중수소의 인체영향 과학적 분석(워크숍 4) △의료 방사선 안전교육 등의 분과별로 논문을 발표해 우리나라의 방사선 산업 발전과 연구 활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일에는 지난 8월 대한방사선방어학회와 한국원자력학회가 공동으로 발간한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 보고서에 대해 학술적 관점에서 토론의 자리가 마련된 것은 향후, 삼중수소에 대한 월성 원전주민들의 불신과 의구심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방사선방어학회의 추계학술회 일환으로 열린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분석’ 워크숍에는 김교윤학술위원장 좌장으로 △월성원전 삼중수소의 현안(한상준 월성민간센터장) △삼중수소의 방사선학적 특성 및 관리(정근호 KAERI 박사) △삼중수소 역학 연구 사례(김수근 성균관의대 박사) △삼중수소의 인체 영향(강건욱 서울대의대 박사)의 주제발표와 함께 패널토의가 이어져 참석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강건욱 서울대의대 핵의학과 박사는 “삼중수소에 의해 유발된 인체 암 보고는 없었다, 다만 고농도 삼중수소를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세포 사멸, 유전적 손상, 생식기능 저해의 사례가 보고가 있으며, 피폭선량이 500mSv 이상일 때 생쥐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히고 “결정론적 영향은 1953년에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두 명의 근로자가 사망하였다고 보고 되었으며, 선량은 10~12Sv로 추정되었다”고 밝혔다.

강 박사는 또 “삼중수소 베타 방사선은 피부의 각질층을 뚫지 못해 삼중수소를 흡입, 섭취 또는 피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되는 경우에만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화학적 형태가 HTO인 경우, 몸 전체에 균일하게 분포하게 되고, OBT인 경우, 특정 분자나 조직과 결합할 수 있다”며 삼중수소의 생체와 작용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박우윤 의학위원장이 좌장이 주제한 패널토의에서는 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의장, 강건욱 서울대의대 박사, 정근호 KAERI 박사, 김수근 성균관대의대 박사, 이경진 조선대 교수, 금동권 KAERI 박사, 김광표 경희대 교수, 이석우 원자력신문 편집국장 등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가졌다.

◆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의장 “삼중수소 불신 높다”
이날 패널토론에서 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의장은 “월성원전과 저희 집이 10키로 미터 이상 떨어져 있음에도 제 몸에는 25베크렐(Bq) 정도의 삼중수소가 있고, 저희 집 지하수에도 15베크렐(Bq) 정도의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다. 물론 한수원이나 원자력학계에서는 미량이어서 인체에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겠지만,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정 의장은 “첫째는 한수원이 TRF를 삼중수소설비라고 우기지만 저는 삼중수소저감장치로 부르는 것이 맞다. 예정에 비해 삼중수소 배출량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삼중수소방사능이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방출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한수원과 원자력 관련 학계에 대한 불신 때문에 ‘삼중수소 체내 피폭이 미량이어서 인체에 영향이 미미하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주민이 거의 없다. 원자력계가 삼중수소의 배출을 자꾸 감추려는 의도가 지역주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일침했다.

◆원자력·의학계, 법적 규정보다 매우 낮아 ‘안심’
이에 대해 대부분의 원자력 및 의대 패널들은 “원전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2007년 7월부터 삼중수소제거설비(TRF) 가동 후 200TBq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중수로인 CANDU 원자로를 22개 호기를 운영해 온 캐나다의 CANDU 원자로 1기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의 양과 유사한 수준이다”라며 월성원전 주민들이 크게 우려할 수치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영국, 캐나다, 미국 등의 우라늄 농축시설, 삼중수소 생산 원전 종사자에 대한 역학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삼중수소에 의한 기형 출산, 앞 발생 또는 사망률 증가 등의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현재 환경이나 직업적 수준에서 삼중 수소에 피폭된 사람들의 암 발생률 또는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법에서 규정한 배출기준보다 매우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원전 원전 주변 환경 시료에서 삼중수소의 농도가 높고, 주민 몸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있어 우려와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고 “따라서 삼중수소를 포함한 모든 핵종의 환경 배출을 ALARA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