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2017=신년특집]IAEA, ‘원자력의 잠재적 역할과 과제’ 제언
과감한 투자와 종사자 안전문화 확산…‘국민과 공개 소통’ 중요

신고리원자력발전 3ㆍ4호기 건설 당시 야간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신문] “지구온도 2℃ 이하로 낮추기 위해 필요한 원자력발전 용량은 현재 전 세계 수준(3억9201만kW)의 약 두 배 이상이다.”

전 세계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한 195개 당사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한 신(新)기후체제인 ‘파리협약(Paris Agreement)’이 2016년 11월 4일 발효됐다. 이에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수요전망)과 화력연료의 탄소포집 및 분리(CCS), ESS(에너지저장), 전기자동차, 태양광 및 풍력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에너지원 다변화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저탄소 전력공급에서 이상적인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꼽을 수 있지만 충분한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발전에 확산은 탄력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 World Nuclear Association)에 따르면 1월 기준으로 원자력발전소는 전 세계적으로 30개국에서 450기가 상업운전 중이며, 3억9201만kW로 세계 전력의 약 16%를 공급하고 있다. 연간 25억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있으며, 오는 2050년도까지 1000GWe에 달하는 신규원전이 건설돼 원자력발전은 전 세계 전력수요의 25%를 공급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의 안전 문제가 현재와 미래세대에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원자력은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경제성,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난 11월 초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신기후체제(Post-2020)에서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저탄소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이 재평가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1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내놨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IAEA의 ‘Nuclear Power and the Paris Agreement(원자력에너지와 파리협약)’ 보고서는 “현재 총 저탄소에너지 공급은 전 세계 전력의 약 30%에 불과한데, 파리협정에 따라 ‘지구의 온도 2°C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중반까지 저탄소 전력 공급 100%를 달성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 세계 수준의 원자력발전 용량을 약 두 배 이상이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의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건설 덕분에 원자력발전은 수력발전과 함께 전 세계 저탄소 전력 공급의 주요 원천으로 자리 잡았다. 원자력은 매년 약 20억 톤의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며, 1970년부터 2015년까지 약 600억 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대체한 바 있다.

IAEA의 'Nuclear Power and the Paris Agreement' 보고서 캡쳐화면

특히 IAEA는 기후변화 완화 활동으로 인해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은 순 설비용량 600GWe, 2050년까지 900GWe를 달성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치를 내놨는데 “이 낙관적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1980년대 역대 최고치에 가까운 속도로 매년 원자력발전 시설을 건설해야 하고 또 이러한 속도를 수 십 년간 지속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물론 과거 원자력에너지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원자력발전이 저탄소에너지원 중 중요 비중을 차지하기 위해 여전히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는 많다.

IAEA는 “필요한 저탄소에너지 수요를 따라잡는 것이 관건인데, 장기 전원계획, 건설 시간, 원자력발전 부품 등 산업 생산량의 제약 등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를 신속히 추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이에 노후 원전을 보유 중인 국가들은 퇴역 원자로를 대체하고 발전 중단 또는 발전량 감소 없이 노후 발전설비를 교체(발전용량 증가)해 인허가기간을 연장하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언급했다.

또 IAEA는 “저탄소 경제를 준비하기 위해 각국은 계획된 전략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에 금융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2°C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매년 평균 800억 달러를 원자력 분야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원자력에너지 투자 수준의 3배이며, 2020년까지 중국 내 원자력 투자 누적 금액에 비견되는 규모이다.

그러면서 IAEA는 “원자력은 단순히 전기의 주요 공급원만이 아니”라며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은 전력가격의 안정화와 전기비용 절약에 도움이 된다. 또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며, 해당 지역에 대기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등 원자력은 지속가능 발전목표 대다수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IAEA는 “원자력에너지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초기 설비투자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적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기존 발전소가 안전하게 운영 중이며 신규 발전소는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에 대해 국민이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신규 원전 건설시 ‘안전 제일주의 문화’를 유지해야 하며, 원전 주변 지역 이해당사자들과의 공개적 소통이 가장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IAEA는 “원자력 안전성, 비상상황 대비 및 방사선 방호 강화와 관련 각국을 지원하고 있다”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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