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김경진 의원, 18일 ‘원전과 건강’ 한일국제심포지엄 공동개최
후세 사치히코 원장, 日 정부 방사능오염 지역 주민귀환 종용 맹비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수소폭발 당시 모습 /사진출처=대한민국 정책정보지 위클리 공감

[원자력신문]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인해 비상발전기가 침수되어 벌어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성핵종이 환경으로 방출됐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과학위원회(UNSCEAR),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관에서 다양한 모델로 방출량을 평가했다.

대기로 방출된 것의 대부분은 풍향을 따라 동쪽으로 날아가 북태평양에 내려앉고, 확산됐다. 관련 모니터링 데이터 등의 부실로 방사성물질의 양과 성분의 추정 상 나타나는 불확실성은 해결하지 못했다.

실제 후쿠시마 사고 직후 반경 20km 이내 주민의 연간 갑상선흡수선량은 성인 7.2~34mSv(밀리시버드), 소아 12~58mGy, 1세 유아 15~82mGy로 추정된다. 이는 체르노빌 사고 피폭의 약 3.3%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인구집단에서 관찰 가능한 효과를 야기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도 있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건강관리조사(Fukushima Health Management Survey)’로 명명된 주민 역학조사에 착수해 약 38만2000명을 대상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2016년 2월에 발표된 초기 선별검사 결과 소아 갑상선암 사례들은 ▲첫째 방사선피폭 손상피해의 고위험군인 유아에게서 발견된 갑상선암 사례는 거의 없었고 ▲둘째 현재 후쿠시마 3개 구역(하마도리, 나카도리, 아이주) 간에 갑상선암 발생률의 차이가 없었으며 ▲셋째, 후쿠시마 현의 피폭수준은 낮은 것으로 판가름 났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의 결과가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방사선 피폭 영향의 잠재기를 고려해 계속적인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방사능 공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소아 및 성인에서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국회에서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김경진의원, 추혜선의원, 탈핵에너지교수모임,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반핵의사회가 공동주최한 ‘원전과 건강’이라는 주제로 한일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움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후세 사치히코 후쿠시마 공동진료소 원장은 핵사고 이후 후쿠시마 주민에서 발생한 건강영향에 대한 주제로 발표했다.

후세 원장은 “후쿠시마 현립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백내장, 협심증, 뇌출혈, 폐암, 식도암, 위암, 소장암, 대장암, 전립선암, 조산‧저체중출산 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후세 원장은 “18세 미만의 소아 30만 명을 대상으로 갑상선암 검사를 실시한 결과 1월 현재 갑상선암 확진 및 의심 환자는 184명”이라면서 “갑상선암 외에도 각종 질환이 앞으로 발생 추이는 증가할 것이며, 무엇보다 증가폭은 방사선 피폭량과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는 “일본 정부가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을 피난지시구역으로 정해 주민들을 귀환시키려 하고 있으며, 귀환을 종용하기 위해 오는 3월부터는 피난 주민에게 시행하던 주택보조를 중단할 예정”이면서 “이는 귀환해 피폭을 당할 것이냐, 남아서 가난해질 것이냐를 선택하게 만드는 비인간적 정책”이라고 맹비판했다.

아울러 후세 원장은 “사고 이후 백혈병과 악성림프중이 특별히 피난 7개 정촌(町村)에서 특이하게 많이 발생했으며 이에 의한 사망률 역시 같은 결과를 보였다”며 “사고의 사후처리에 동원된 노동자들에서 백내장의 초기병변인 수정체 혼탁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도 발제자로 나섰다. 백 교수는 국내의 ‘원전 주변 갑상선암 발생 분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원전 주변에서 갑상선암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사실과 방사능 오염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분석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의 진행된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또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인 이홍주 여성의원 원장은 후쿠시마 핵사고 당시 피난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피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소위 ‘지진 관련사’라고 일본 정부가 분류하는 이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준비해야하는지 제언했다.

◆IAEA, 후쿠시마 원전사고 방사선 영향 관한 보고서 발간
한편 2015년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에 관한 사무총장 보고서(The Fukushima Daiichi Accident: The Report by the Director General)’를 최종 발간됐다.

이 보고서는 IAEA 산하 5개 워킹그룹, 42개국 182명의 원자력 전문가 및 국제기관 참여해 사고 전후 상황을 설명하면서 방사선의 영향에 관해서는 ▲환경 방출량의 신속한 정량화 및 특성평가 ▲방호조치에 대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소비재에 대한 국제-국내 기준 간 일관성 확보 ▲작업자 내부피폭량 모니터링 시스템 및 훈련 ▲방사선 영향에 대한 사실에 기초한 정보 전달 ▲인간 외 생물에 대한 방사선 영향 분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IAEA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공중 피폭의 가장 큰 요인은 첫째 플룸(plume)에 섞여 지표에 내려앉은 방사성핵종으로 인한 외부피폭이며, 둘째 요오드-131의 흡입에 의한 갑상선의 내부피폭 및 주로 세슘-134와 세슘-137의 흡입에 의한 다른 장기와 조직의 내부피폭이다. 장기적으로는 공중 피폭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지상에 내려앉은 세슘-137로 인한 외부피폭이다.

또 IAEA는 “방사선량의 초기 평가는 환경모니터링과 선량추정 모델을 이용한 결과 일부 과대평가가 있었지만 이 보고서의 추정에서는 실제로 받은 개인선량과 이의 분포에 관한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제공한 개인모니터링 데이터를 포함했다”면서 “추정 결과 공중이 받은 실효 선량이 별로 높지 않았다. 세계적인 자연 백그라운드 방사선 수준과 실효 선량 범위가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후에는 요오드-131 방출로 인한 어린이(아동)의 갑상선 피폭이 우려된다고 보서는 언급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음료수, 잎채소, 우유를 포함하는 식품의 섭취제한 조치가 취해지는 등 요오드-131의 흡입이 제한됐기 때문에 보고된 어린이의 갑상선 등가선량은 낮았다.

IAEA는 “작업자 또는 공중 구성원(후쿠시마현민) 사이에 사고에 기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방사선에 의한 조기 건강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지발성(운동장애) 방사선 건강 영향의 잠복 기간이 수십 년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방사선에 피폭된 지 수년 후를 관찰할 경우 피폭집단에 방사선의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IAEA는 공중의 구성원 사이에 보고된 저선량에 비추어 본 보고서의 결론은 방사선의 영향에 관한 유엔과학위원회(UNSCEAR)의 보고의 결론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유엔과학위원회(UNSCEAR)는 “피폭된 공중의 구성원과 그의 자손에게서 방사선 관련 건강 영향의 발생률에 대해 식별 가능한 증가는 예측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100mSv(밀리시버드) 또는 그 이상의 실효선량을 받은 작업자 집단에 관해서는 “향후 암에 걸릴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낮은 발생률을 발암률의 통상의 통계적 편차속에서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집단에 있어서 발암률 상승은 식별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결론짓고 있다.

◆소아 갑상선 증가, 자연적 발생 가능성 크지만…불확실성 여전히
IAEA는 “이 보고서를 작성하던 시점에 후쿠시마현민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후쿠시마 현민 건강관리조사를 시행했는데,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갑상선의 집중적인 스크린이 이뤄졌다”면서 “감도가 높은 장비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조사를 받은 어린이 가운데 상당수가 임상적 수단에 의해서는 검출할 수 없는 무증후성(흉통 등의 징후없이) 갑상선 이상이 검지됐다”고 밝혔다.

또 IAEA는 “조사에서 나타난 이상은 사고에 의한 방사선 피폭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낮으며, 이 나이의 어린이에 있어서 갑상선 이상의 자연적인 발생을 보여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어린이의 갑상선암 발생은 상당한 방사성 요오드의 방출을 수반하는 사고 후에 가장 가능성이 큰 건강 영향이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보고된 갑상선 피폭량이 대체로 적어 사고에 기인하는 어린이의 갑상선암 증가 가능성은 적다”며 “하지만 사고 직후 어린이가 받은 갑상선 등가선량에 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IAEA는 밝혔다.

특히 IAEA는 “출생 전 방사선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고 보고된 선량은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턱 값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발생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면서 “사고에 기인하는 의도하지 않은 임신중절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피폭과 그 자손에 유전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유엔과학위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동물조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인간 집단에서의 유전적 영향의 발생률 증가는 현시점에서는 방사선 피폭에 기인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있다.

후쿠시마 현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조사의 정신적 건강․생활습관조사는 영향을 받은 주민 가운데 몇몇 취약한 집단 중 불안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해의 증가 등 관련 심리적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대해 IAEA는 “피폭 레벨이 국제적 백그라운드 레벨(background level)과 똑같을 경우에는 집단에 있어서 일부 건강 영향의 사례 증가가 방사선 피폭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만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방사선 피폭 리스크와 방사선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이해당사자에게 명확히 이해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IAEA는 “원자력 사고 후에는 건강조사가 아주 중요하고 유익하지만 이를 역학조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건강조사 결과는 영향을 받은 주민에 대한 의료지원을 위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방사선 영향에 대한 사실에 기초한 정보는 방호전략에 관한 개인의 이해를 높임은 물론 걱정을 줄이고 스스로 방호에 나설 수 있도록 하므로 영향을 받은 지역의 개인에게 적기에,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전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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