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정영미(강원대 교수) 연구팀이 방사선 진단 및 치료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방사선 조사 시설을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강원대학교 미래관에 구축했다.

방사선 조사 시설은 방사선을 세포 및 동물에 노출시키는 실험기기를 갖춘 실험실, 연구실로 조사는 방사선을 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재단에 따르면 그동안 강원도에는 방사성동위원소로부터 방출되는 일정 방사선량을 세포 및 실험동물에 빛을 쬐어 방사선에 의한 생물학적 변화를 유발시키는 ‘생물학적 방사선 조사기’가 구비돼 있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세포 및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생체의 손상과 회복, 방사선 항암 치료 등의 연구를 하기 위해 방사선 조사기가 있는 서울, 정읍 등에 가야 했다.

이에 정 교수 연구팀은 생물학적 방사선 조사기인 감마셀-40(Gammacell-40)을 비롯해 라만 분광기 등을 시설 내에 구축했다. 감마셀-40은 낮은 선량(1분당 1 Gy이하의 방사선량)으로 샘플에 균일하게 방사선을 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5분 이상 조사하는 경우에도 산소가 계속 주입되어 실험동물의 호흡에 영향을 주지 않아 보다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11억5000만원에 달하는 감마셀-40은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와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구축됐다.

강원대학교에 설치된 감마셀-40. 감마셀-40은 비교적 저선량으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고, 생체 시료에 균일하게 감마선 조사를 할 수 있으며, 5분 이상 조사하는 경우에도 외부의 공기가 주입되어 생체 시료의 호흡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감마셀-3000의 경우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수 초 이내) 고선량의 방사선이 조사되고 생체 시료에 균일하게 방사선이 조사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2년간 19억 원의 국고가 지원되는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에 2015년 6월에 선정된 이후 약 1년 6개월에 걸쳐 조사기를 구축했다. 오는 6월 공개 예정인 방사선 조사 시설은 강원권의 방사선 관련 연구자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정영미 교수는 “이번 성과는 방사선 연구가 낙후된 강원도에 처음으로 최신 방사선 조사기를 설치한 것”이라면서 “향후 방사선 노출 진단 방법 및 효과적인 방사선 치료를 위한 연구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과 한국연구재단의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다음은 ‘감마셀-40’ 방사선 조사기 구축사업에 참여한 정영미 강원대 교수와 전화인터뷰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이번 사업을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무엇인가.
“방사선 항암 치료 효과 증진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던 강원대학교 교내 연구팀과 함께 분광학적 방법을 통한 새로운 진단법 개발에 대한 토의를 하던 중 방사선 피폭 진단 및 방사선 항암 치료 효과 측정법에 대한 공동 연구를 계획해 원자력연구과제 중 전략기초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그러나 교내는 물론 근거리에 방사선 조사기가 없어 서울 원자력의학원으로 매번 방사선을 조사하러 가야 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얻는데 예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으며 생체 시료의 운반 문제 등으로 심도 있는 연구가 어려웠다. 이러한 이유로 방사선 관련 연구가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던 강원도에 방사선 조사 시설을 구축하여 관련 연구를 활성화시켜보자는 취지로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에 지원하게 됐고, 시설 구축을 완료했다.”

-사업 전개과장과 더불어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의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에 지원해 선정된 후, 기기 선정, 도입 및 설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국내에서 3번째로 도입되는 생물학적 방사선 조사기를 강원도에 최초로 설치하기까지 강원대학교 측의 큰 지원과 협조가 있었다. 공간 및 전문 인력 (방사선취급감독자)에 대한 학교 측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관련 연구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의는 뜨거웠으나 기기 선정 및 도입 과정에서 제반 작업 및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는 것이 어려웠다.”

-기대효과 향후 연구계획을 언급한다면.
“구축된 방사선 조사 장치를 이용해 세포와 실험동물에서 방사선에 의한 생체 손상 효과 기전 규명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방사선 피폭 유무를 혈액에서 분광학적 방법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향후 이러한 연구를 더욱 진행시켜 저선량 피폭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피폭 유무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러한 진단 센서는 원전 근무자 및 원전 주변 거주민, 핵폐기물 관련 시설 근무자, 진단과 치료에 방사선을 사용하는 의료인들의 안전 관리 및 건강 진단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강원 지역의 방사선 연구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며, 정기적인 심포지엄과 연구회 모임을 통해 관련 인적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게 되어 강원도의 전략사업인 생명ㆍ건강 도시의 육성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