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원자력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 참관記②]
아토미네이터=이홍두ㆍ박성진ㆍ박영환(경북대학교)

“우리나라의 경우 UAE에 47조원 규모의 원전 수주를 따낸 이후 원전 관련 수출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원자력기술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인데, 6년 전에 수주를 따낸 것을 제외하고 단 한 건의 추가 수주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세계경제가 침체된 현재 수출경제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기존 산업분야가 아닌 새로운 수출활로를 여는 것이고 우리 팀은 그 대안이 원전 수출이다.”

원자력 글로벌 챌린지는 대한민국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프로그램일 것이다. 대학수업에서 불가능한 창의적이고 독특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고 외국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그 비용을 상당부분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공학을 배우고는 있지만 학점을 위한 공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보고 싶었다. 여러 회의를 거친 후에 탐방주제를 ‘동유럽 원전 수주’라고 결정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은 팀원들 모두 직감하고 있었다. 수출이라는 주제는 국가와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대학생의 신분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제를 다른 팀은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관련 자료를 최대한 모았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와 체코의 MOU 체결부터 동유럽 국가의 에너지정책, 세계정세, 입찰현황 등의 자료는 인터넷를 통해 수집했고 경제와 시사 자료는 도서관의 관련 도서들과 원자력 분야 기자들과의 인터뷰, 한국전력공사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결했다.

하지만 가장 큰 고민은 영어 면접이었지만 최소한 의사 전달에 무리가 없도록 하는 데에 집중했고 면접 2주 전부터 예상 질문들을 뽑아서 답변을 준비한 결과 다행히도 합격이라는 결과를 통지받을 수 있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사실 떨어져도 미련은 없었는데 좋은 결과를 받게 돼 팀원 모두 더 없이 기뻤던 순간이었다.

첫 번째 방문기관은 폴란드 원자력연구소(PAA)였다. PAA를 방문한 이유는 원전이 없는 폴란드가 어느 정도의 방호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새로 지어질 원전을 대비해 관련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국민들이 그에 대하여 알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팀명=아토미네이터 /이홍두ㆍ박성진ㆍ박영환 /경북대학교
◎탐방기관(국가)=PAA(폴란드) / CLOR(폴란드) / SURAO(체코)

개인적으로는 폴란드의 응급상황 대응 네트워크가 인상 깊었는데, 넓은 폴란드 땅 전체를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면서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은 생각했던 것 보다 꼼꼼하고 철저했으며 의외로 준비가 잘 되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방사선 방호 연구소와 같던 CLOR은 연구소 안의 여러 시설이 공사 중이었다. 아직까지 원전이 없는 폴란드가 이렇게 방호에 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 또한 궁금했는데,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 원전의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이제부터 지어질 원전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체코의 KORAD 같은 기관이던 SURAO에서는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을 직접 견학 할 수 있었다. 마지막 기관으로 원래 체코 최대의 전력기관이자 우리나라의 한전과 비슷한 기업인 CEZ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회사 사정으로 인해 견학을 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사실 수출과 관련해 가장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는 기관은 CEZ일텐데 우리로써는 굉장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럽에서 보낸 열흘간의 시간은 팀원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고 자신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강의에서 배운 원자력과 방사선 관련 연구와 일을 하시는 분들을 직접 만남으로써 진로에 대해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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