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고]좋은 일자리 만드는 ‘착한 건설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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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좋은 일자리 만드는 ‘착한 건설기업’
  • 한국원자력신문
  • 승인 2017.04.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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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조달청 건축설비과장

좋은 기업의 조건으로 시장 경쟁력과 이윤 창출이 우선시 되던 예전에는 착한기업을 얘기하는 것은 현실과 동 떨어진 것처럼 치부됐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서 요즘에는 착한소비, 착한기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착한기업의 시장 경쟁력이 강화되어 판매와 수익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이윤의 극대화보다는 새로운 목표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승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고객들이 신발 한 켤레를 살 때마다 신발 한 켤레를 아르헨티나의 극빈층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탐스신발’, 지역 내의 농부들과 상공인들에게 이윤을 나누어 주는 ‘홀푸드마켓’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에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수익 창출로 연결되는 이른바 ‘착한소비’가 등장하면서 ‘착한기업’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결과다.

정부도 착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조달분야에서는 정부물품 구매 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더불어 사회적 기업, 가족친화 기업, 고용창출 우수기업 등을 우대하고 있다. 특히 매년 실업율이 최고치를 경신하며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하며 고용도 늘리는 기업은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처럼 권장하고 응원해야 한다.

그러나 건설 분야는 착한기업 육성에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건설 산업은 연간 약 180만명(전체 취업자수 7%)을 고용하고 약 700조(전체 GDP 4.7%)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국가 중추산업이다. 생산유발계수가 높아(건설 2.23, 산업평균 1.89) 타산업의 생산을 늘리는 효과도 크고, 고용창출 효과도 높다.

(고용유발 계수 10.2, 산업평균 8.7) 수치로 보면 건설업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주인공 감’이다. 하지만 건설 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사회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고용의 질 관점에서 건설업은 좋은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설현장 근로자의 대부분은 계약직이거나 일용직이다. 직업의 안정성이 낮고 근로 환경도 열악하다. 그래서 젊은 구직자들에게도 외면 받고 있다.

건설업의 외주화와 다단계 하도급은 오래된 관행이며 기업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수주산업의 특성 상 사업수주가 줄었을 때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을 최소로 유지하고 있다가 수주량이 늘어나면 계약직 또는 일용직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외주를 준다. 외주 하도급을 기반으로 하는 건설기업이 다수가 되면서 인력과 장비를 갖춘 건설업체의 수주기회가 줄어들고, 결국 기술투자를 가로막고 건설업 발전을 저해하게 되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건설업은 산업구조의 특성 상 안정되고 좋은 직업을 제공할 수 없는 것일까? 다행히 일본의 한 유망한 중소건설업체에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헤이세이 건설은 일본의 장기 경제불황 속에서 도산기업의 30%가 건설업체인 현실에서도 1989년 직원 10여명으로 출발하여 이후 줄곧 정규직만 고집하면서 성장하여 임직원 약 500여명 매출액 약 1700억원(1인당 매출 약 3억 4000만원)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건물을 짓는 어떤 공정도 외부에 맡기지 않고 모두 직접 처리한다. 아키모토 사장은 이를 ‘내제화(內製化)’라고 설명한다. 하청 받지 않고 직접 일감을 따내고 설계·디자인·시공관리·기초공사·목공사·사후관리 등 모든 작업을 스스로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헤이세이 건설의 집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인기가 높다. 모든 공정을 잘 아는 장인들이 지어 완성도가 높은 건축물을 제공하여 고객에게 만족을 주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청년 구직층에게 엄청난 인기다. 대형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학생 건설 분야 취업희망 10위안에 이름을 올린다. 40~50명 신입사원 채용에 6000~7000명이 지원한다. 창업주인 아키모토 히사오는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고 빨리 성장하기 위해서 외주와 분업을 선택한다. 내제화는 고비용에 저성장이지만 직원의 성장은 물론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어 결과적으로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모든 건설업체가 헤이세이건설과 같이 직접고용과 직접시공 방법을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는 다양한 수요가 있다. 낮은 가격, 좋은 품질,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수요가 함께 존재한다. 우리사회는 이미 좋은 기업, 착한 기업을 원하고 있다. 건설업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이윤과 사회적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착한 건설기업이 자리잡을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충분하다고 본다. 변화를 선점할 용기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

정부도 건설산업의 착한 변화를 유인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고 수주 후 불법으로 일괄 하도급 하는 입찰브로커 업체를 퇴출하기 위해 직접시공의무제를 도입했고, 종합심사낙찰제에서는 공사에 배치할 주요기술자를 평가할 때 재직하고 있는 기술자를 평가해 업체의 기술축적과 상시고용을 유인하고 있다.

제도 시행 이전에는 공사수주 후 필요한 기술자를 공사 완공 시까지 계약직으로 고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주요 기술자는 상시 고용해야한다. 기술자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술경쟁력을 갖춘 좋은 건설기업을 육성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다. 정부는 앞으로도 기술자를 직접 고용하여 기술력을 강화하는 건설기업을 우대하여 이들의 성장기반을 제공하고 기술경쟁력이 강한 강소기업을 육성해야한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시설물을 생산하고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건설업에도 우수한 인재가 유입될 수 있다. 건설업계에 착한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후세에 남을 명품시설물을 만들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본 기고는 2017년 4월 26일 공감코리아(www.korea.kr) 정책기고에 게재된 내용을 발췌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