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2739평 규모 대형기반시설…이온빔 활용연구 기대
IBS 인력·시설 유치, 과학벨트 ‘RAON’ 핵심 연구개발 참여 본격화

“가속기 과학은 물리학, 전기공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제어계측 등을 망라한 종합 과학기술이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중이온가속기실험동은 국내 주요한 가속기 연구 거점 인프라로서 향후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RAON’을 위한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차세대 가속기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중이온가속기(Heavy Ion Accelerator)는 수소에서 우라늄까지 여러 이온과 불안정한 핵종을 높은 에너지로 가속해 주는 장치이다. 중이온이란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지구상 모든 원소 이온을 말하며, 가속기는 입자나 이온을 빛 속도에 가깝게 구동한 뒤 충돌하게 해 변화를 관찰하는 장비다.

입자에 따라 전자가속기, 양성자가속기, 중이온가속기로 나뉜다. 중이온가속기는 핵물리, 천체물리, 원자력, 생물, 의학, 원자나 고체물리 같은 여러 과학 기술 분야에서 쓰인다. 이에 우리나라도 희귀 동위원소 핵을 이루는 핵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해 상호작용에서의 핵력의 본질을 규명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우리나라도 대전 과학벨트 내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개발이 한창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RISP)은 2011년부터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구축사업에 돌입했으며, 이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460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라온(RAON, Rare isotope Accelerator complex for On-line experiments)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가속기분야 전문인력 양성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이온가속기실험동’이 문을 열었다.

지난 20일 국내 대학 최초로 고려대학교(총장 염재호) 세종캠퍼스(세종특별자치시 소재)에서 준공된 ‘중이온가속기실험동’은 중이온가속기 핵심 장치·설비 연구개발과 활용 연구에 특화된 대형 연구기반시설이다.

고려대는 2013년 IBS와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IBS 중이온사업단의 대수용다목적핵분광장치(LAMPS), 고주파사중극자(Radio Frequency Quadrupole) 실험실 등 주요 가속기 장치 및 실험 연구시설 일부를 세종캠퍼스 실험동으로 이전해 양측 연구인력들이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이날 준공식에 앞서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고려대는 2014년 세계 최초로 가속기과학과를 일반대학원 정규학과로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으며, 2016년 7월 일본 동경공업대로부터 기증받아 운용해 온 소형 가속기 시설도 실험동으로 이전 설치해 다양한 활용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염 총장은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의 주요 가속기 장치 및 실험 연구시설들이 실험동으로 순차 이전되면 미국, 일본, 유럽가속기연구소 등과 국제협력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며 “향후 최첨단 융복합의료센터 구축사업(KU-MAGIC 프로젝트)과 연계해 암치료용 가속기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캠퍼스 약학대학 남측에 건립된 중이온가속기실험동은 2016년 4월 첫 삽을 뜬 이후 12개월의 공정을 거쳐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2739평 규모로 첨단 철골 철근콘크리트 건물로서 외장은 알미늄 복합패널과 착색 로이 복층유리 벽면으로 마감했다.

특히 건물외벽 남측면에는 여름철 일사를 고려해 냉난방 부하의 발생을 줄여주도록 알미늄 루버를 설치하는 등 효율적인 에너지관리를 할 수 있도록 준공됐으며, 내부 공간 1층은 중이온가속기 운용을 위한 장비를 조립, 테스트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2층부터 5층까지는 강의실 및 세미나실이 10개실, 수업용 실험실 5개실, 교수연구실 27개실, 연구실험실 21개실, 사무실 등으로 구성해 가속기과학과를 포함한 중이온가속기와 관련이 있는 과학기술대학 학과에서 연구 및 교육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참석한 김두철 IBS 원장은 “고려대 중이온가속기실험동 준공은 라온의 성공적인 구축과 활용을 위한 IBS와 고려대의 협력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며 “라온 구축을 위한 핵심 장치 국산화와 신기술 개발부터 과학기술 전 분야의 라온 활용연구에 이르기까지 고려대와의 공동연구와 협력이 큰 역할을 담당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가속기 관련 7개 기업 ‘가족회사 합동협약식’
한편 이날 준공식에 앞서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단장 홍문표)은 KAT㈜(대표이사 한상덕)등 7개 기업들과 가족기업 합동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선정규 부총장, 각 처장단, 교수 등이, 가속기 관련분야 기업에서는 KAT㈜ 한상덕 대표이사, ㈜다원시스 박선순 대표이사, ㈜모비스 김지헌 대표이사, ㈜에이치엠티 노준택 대표이사, ㈜벡트론 양성선 대표이사, ㈜금룡테크 김인식 대표이사, ㈜비츠로넥스텍 이병호 대표이사 등과 세종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선정규 고려대 세종캠퍼스 부총장은 “중이온가속기실험동 준공식에 앞서 가속기 관련 7개 기업들과 세종캠퍼스간에 가족기업 합동 협약식은 매우 의미가 크다”면서 “고려대는 세계 최초로 가속기과학과를 일반대학원 정규학과로 개설해 국내 대학 최초로 가속기연구를 위한 대형 연구기반시설을 구축해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의 연구원들과 본교 대학원생들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 가속기 연구개발 수준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의 대표들은 “가족회사 협약체결을 통해 향후 가속기 핵심 장치의 국산화 및 신기술 개발을 위한 신뢰 있는 산학협력 체계를 이뤄 가실 희망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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