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기 월성원전본부장, 기술직 30년 노하우로 안전 운영기반 강화
매달 2주 SNS로 내부 소식 밝혀… 원전 일대 먹거리·즐길거리로 구축

"지난해 경주를 강타한 지진으로 지역주민은 물론, 전 국민이 ‘혹시나’하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만큼 원전에 불신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허술한 관리로 발생한 여러 사건사고가 불신을 키워기 때문이다. 원전의 안전 운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원전의 안전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모든 면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 앞으로 종사자들의 교육 훈련을 내실화하고 설비 마스터 및 예방 정비 등 운영기반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본지가 지난 11일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만난 박양기(57) 본부장은 무엇보다 원전의 안전운영 강화에 무게를 뒀다. 원전이 우리나라 전력공급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음에도 단지 위험할 수 있다는 가정만으로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원자력의 현실에 대해 무척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원자력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박 본부장이기에 원자력도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지난 1월 월성원자력본부장으로 취임한 박양기 본부장은 한울 2발 기술실장, 한울 3발 소장, 본사 정비처장 등 30년 넘게 원자력 기계·정비 분야에서 일을 해온 전문가다.
월성원자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수로형 원전과 경수로형 원전이 함께 가동 중이고, 사용후 핵연료 저장 시설의 추가 건설 등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월성 1호기 가동 중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원전 운영에서는 ‘기본과 원칙’을 지역과의 상생에 있어서는 ‘易地思之’를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가 정말로 혼신을 다해서 원자력을 안전하게 운영한다면 원전을 ‘불량박스’로 생각하는 지역민들의 인식이 바뀔 것으로 본다”면서 “반드시 모든 임직원들이 기초질서부터 시작해서 모든 원칙을 준수하게끔 이끌고 나아가 지역민들에게도 수많은 혜택을 제공해 반드시 환영받는 월성원전이 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월성원자력본부장에 위침하셨는데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밝혀달라.
"교육 체계가 잘 잡혀있고 전반적으로 실력이 우수한 직원들이 많은 월성원자력 본부장에 취임하게 돼 영광이다. 취임 이후 지역민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를 드렸다. 지역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원전에 대한 이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아 지역에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에서는 원전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이 많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충분치 못하다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지역에 원전을 알리는 방법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역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하고 그걸 지역에서 체감할 수 있을 때 원전에 대한 수용성은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지역이나 원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아 기대도 되면서 한편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저의 리더십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게 된다.
지역과의 상생도 원전에 대한 홍보도 발전소의 안전이 기본이 돼야 한다는 점을 체감했다. 이를 위해 원전 안전 운영의 토대를 더욱 더 굳건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한다"

-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 이후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진 등 각종 재난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지 말씀해 주신다면?

"지난해 경주 진 이후 많은 분들이 월성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월성원전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안전 대책을 마련해 조치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도 발전소에 전원을 공긍할 수 있도록 이동형 발전차를 추가 배치해 대비하고 있다. 또한 외부 전원 없이도 자연대류에 의해 원자로를 냉각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전력공급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원자로를 안정적으로 냉각할 수 있다. 중대사고 시 방사성 물질의 외부 방출을 제어하기 위해 전원 공급 없이 작동 가능한 수소제거설비를 설치해 원자로 건물 내 수소 폭박을 장지하고 원자로 건물 내 과도한 압력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여과배기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비정상절차서, 현장조치 행동 절차에 따라 조치가 이뤄진다. 방사능의 외부 유출이 우려될 때는 방사선비상계획서에 따라 방사선 비상을 발령하고 지자체, 정부비관과 함께 비상조직을 가동해 비상조치를 시행한다. 원전에 지진이 발생하면 주요 기기가 받는 충격에 따라 3단계의 지진대응시스템이 운영된다. 각 발전소의 기준이 되는 지진계측기에 측정된 값이 지진가속도 0.01g(규모 2~3)가 넘으면 지진자동경보가 울리ㅗ 경보에 ᄄᆞ라 원전 현장에서는 지진상황에 대비하고, 주요 안전설비와 구조물 등을 점검한다. 내진설계(0.2g)의 50% 수준인 0.1g이상(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하면 원전은 수동정지하게 된다. 내진설계(0.2g) 90% 수준이 넘지 않는 0.18g(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하면 원전은 자동으로 안전정지하게 된다. 지진에 대비해 월성 1호기를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설계기준 이상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원전 주요기기의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지진가속도 0.3g(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도 기기의 건정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내진설계에 더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주요 설비의 내진성능을 강화했고, 경주 지진을 계기로 주요 안전계통 설비의 내진성능을 규모 7.0 수준으로 강화하고, 자연재해 대응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전 원전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설비인 안전 정지계통의 내진성능을 규모 7.0(0.3g) 수준으로 보강했다. 규모 7.0은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 5.8보다 에너지가 64배 큰 수준이다.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으로 인해 월성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예기를 많이 듣고 있다. 5월 중에 최악의 지진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대처 능력도 확실히 할 계획이다. 특히 영화 판도라와 같은 상황은 국내 원전에서 일어날 수 없으며 그동안 보강한 설비와 장비로 최악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으므로 안심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주기적인 토론과 실태 점검을 통해 발전소 안전 운영에 사각지대가 있는지 체크하고 보완해 발전소 안전운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 월성원전의 역할과 장정에 대해 소개해 주시고, 다른 원전과의 차별화 된 점이 있다면?

"현재 국내에는 25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지난해 원전을 통해 약 1622억KWh의 전력을 생산해 총 발전량(5288억KWh)의 30.7%를 차지했다. 지난해 월성원전에서 운영 중인 월성 1~4호기와 신월성 1, 2호기에서 약 317억KWh를 생산, 국내 총 발전량의 약 6%를 공급했다. 이는 2016년 대구경북 전력 소비량(599억KWh)의 약 53%에 해당한다. 원자력 발전은 크게 경수로와 중수로로 나눌 수 있다. 현재 월성본부에서는 중수로형 4기(월성 1~4호기)와 경수로형 2기(신월성 1, 2호기) 등 총 6기를 운전 중에 있다. 특히 중수로형은 국내에서 월성에서만 유일하게 운전 중이다. 경수로형 원전은 우라늄 함유율이 2~5% 정도 되는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핵분열 반응을 촉진하기 위해 중성자의 속도를 조절하는 물질인 감속재로 물(H2O)을 사용한다. 반면 중수로형 원전은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감속재로 중수(D2O)를 사용한다. 겨우로는 15~18개월마다 원전을 정지한 후 3분의 1씩 연료를 교체하고, 중수로는 운전 중 매일 연료를 교체하는 특징이 있다"

- 월성원전의 가장 큰 현안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 주신다면?

"가장 큰 현안은 사용 후 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의 추가 건설이다. 월성본부의 중수로 사용 후 연료 건식저장시설은 2019년이면 포화가 된다. 맥스터 7기를 추가 건설하면 16만8000다발, 8년 분을 저장할 수 있다.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해 지난해 4월 운영변경 허가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했고, 현재 원안위에서 안정성평가를 심사 중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원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월성본부의 중수로 사용 후 연료 건식저장시설의 증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위해 지역주민을 초청해 건식저장시설에 대한 견학을 시행하고,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로 건식저장시설 증설의 필요성과 안정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원활한 사업 추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원자력 발전은 지역 주민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미래도 없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의 원전 수용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주민을 대할 때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우선 헤아려 볼 것이다. 내 주장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역상생을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월성본부는 올 한해 지역 상권 활성화와 교육 발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침체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지역 상가 이용의 날로 정하고 통통데이를 시행하고 있다. 이 날은 전 직원이 지역 상가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또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양남 주상절리와 읍천항, 그림있는 어촌 마을을 연계한 관광명소 개발을 위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 계획을 수립해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2주에 한 번씩 SNS를 통해 원전의 내부 소식을 알려 지역민들과 소통할 계획이며, 원전 인근 지역에도 인기 마케팅 전문가를 통해 볼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한 문화공간으로 탄생시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지역으로 바꿀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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