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위기는 양면의 동전과 같다…힘내라 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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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위기는 양면의 동전과 같다…힘내라 원자력”
  • 한국원자력신문
  • 승인 2017.06.0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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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철훈 교수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그 파장은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에 어두운 비구름을 몰아 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원자력계 내부의 여러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우리사회의 원자력에 대한 비우호적 시각이 확산되었습니다. 더구나 탈핵을 주장했던 기존의 야당이 집권함으로써 원자력계는 앞으로의 진전 상황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원자력은 기술적 문제가 중심이었으나, 1979년 TMI 원전사고를 시작으로 특히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킴으로써 오늘날 원자력의 중심적 과제는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 문제로 비화되었습니다. 그 의미는 설령 원자력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앞으로 원자력은 설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지난 2월 7일 서울행정법원은 월성원전주민들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허가처분에 대한 취소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 판결은 설계수명을 경과한 다수의 원전에 대하여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계속운전 허가처분 취소소송의 선도판결로서 실로 중대한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월성원전주민들은 원자력안전위위원회의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허가처분에 관하여 6개 항목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처분이 무효임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6개 항목에 대한 월성원전주민들의 위법성 주장에 대해 3개 항목에 대해서는 위법성을 부인했고, 나머지 3개 항목에 대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처분에 대한 월성원전주민들의 위법성 주장을 받아들여 결국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계속운전 허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주무관청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패소한 것입니다.

위법성이 부정된 3개 항목과, 위법성이 인정된 3개 항목은 별도로 설명하면, 현재 이 사건은 패소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등법원에 항소를 하였고, 항소심의 판결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게 될 한국수력?원자력은 항소심단계에서 보조참가를 하고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원안위와 한수원이 승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의 사실 인정이 정확했는지, 나아가 이를 토대로 원자력안전법령의 해석적?용을 바르게 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여 충분한 대응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원자력법학자로서 오래 전부터 주요 원전보유국에서 빈발하는 원자력소송에 관심을 가져왔고, 언젠가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되리라는 것을 예상해 왔습니다. 이에 필자는 원안위가 주도하고 한수원이 보조하는 항소심에 있어서 서울행정법원이 원안위의 위법성을 인정한 3개 항목에 대하여 사실인정을 그르치고 법률의 해석?적용을 잘못했다는 논거의 검토결과를 원안위 및 한수원에 제공하여 항소심에서 승소를 돕고자 합니다. 다행이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의 판결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논거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저는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의 정계, 언론, 반핵단체, 종교단체들은 원자력에 대하여 너무나 천박한 억측을 해왔으며, 이들은 원자력의 고유한 가치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끊임없이 외면해 왔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신봉해야 하지만 맹신해서도 안 됩니다. 이 나라의 지도계급은 “안전”이라는 단선적 사고에만 머물러 원자력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전략적 사고에 기초한 장기원자력정책의 수립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우리사회가 국제무대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인 체육인들에게 환호와 갈채를 보내듯 원자력의 업적에도 보답을 하는 우리나라를 기대합니다. 마찬가지로 원자력분야의 과학기술적 성과가 온전히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에 소중한 일입니다. 과학기술이 우리 문명의 뿌리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라면, 이 나라의 지도자 및 시민들은 과학기술자들이 지향하는 비전에 따라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자유로운 기회를 보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본 기고는 2017년 5월 25일 '2017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춘계학술대회' 특별강연자로 참석한 함철훈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발췌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