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민연대, 올 여름철 실태조사 결과…평균 76세↑ 소득 50만원↓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2주간 진행한 ‘올 여름철 에너지취약계층 실태조사’ 결과 에너지 취약계층의 고령화 및 소득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비 취약계층 평균연령은 16세 이상 늘었고 소득은 13만원이나 줄었다. 

이번 조사는 서울, 부산,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남, 경북, 경남 등 9개 시ㆍ도 취약계층 300가구를 직접 대면하는 방식으로 했으며, 조사대상은 지자체 및 복지관 협조와 직접조사로 추려냈다.

대상에는 에너지바우처제도 대상 139가구, 에너지효율개선사업 대상 27가구도 포함했다. 조사항목은 기본 인적사항, 주거생활, 에너지 이용 사항, 에너지복지정책 관련 사항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응답자 중 64%가 여성으로 평균연령 76세 이상 노인세대였다. 월 평균 가구소득은 약 47만원으로 조사됐다.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2015년 조사대상은 평균 60세 이상, 지난해에는 평균 72세였다. 월 평균 가구소득은 약 60만원이었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해마다 취약계층 연령은 높아지고 소득은 50만원 이하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구유형별 응답결과 약 70%가 기초생활수급가구 중 노인세대였다. 9%는 장애인세대였다. 응답자 약 32%는 1970년대 이전 지어진 노후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평균 주택면적은 약 42㎡정도였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냉장고가 없는 응답자는 15가구, 선풍기나 에어컨이 모두 없는 응답자도 10가구였다. 창문이 없는 지하실에 거주하는 응답자도 3가구나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에너지부족을 경험한 응답자는 49(16%)가구였다. 이들 중 5가구는 냉ㆍ난방 및 조명(전기) 부족을 10일(2가구), 50일(1가구), 60일(2가구)씩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폭염으로 인한 건강이상을 경험한 응답자는 절반 이상이 어지러움과 두통을 겪었으며, 폭염으로 지병이 악화됐다는 응답자도 29가구(10%)였다.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응답자는 12%(37가구)가 수혜를 받았다. 이중 39%는 주택 창호교체, 22%는 단열시공, 20%는 출입문 교체, 12%는 고효율보일러 교체ㆍ설치, 6%는 기타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시행 2년차인 에너지바우처제도에 대해선 응답자 48%(144가구)가 인지하고 있었다. 35%(106가구)가 사회복지사 혹은 공무원을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 중 수혜가구는 46%(139가구)였다. 69가구가 실물카드, 70가구가 가상카드로 수혜를 받았다.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다만 금액부족(22명)과 대상 확대(2명)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있었다. 특히 가상카드로 수혜를 받은 일부 대상은 한 종류의 에너지원만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 특성으로 지원금이 남은 경우(5가구), 카드를 분실해 사용하지 못한 경우(2가구)도 있었다.

한편 에너지시민연대는 현장에서 복지업무를 수행하는 지자체 담당공무원 및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에너지복지정책의 한계 및 개선사항도 병행 조사했다.

문제점으로는 ▲혹서기 대책 및 지원 부재 ▲다양한 복지제도ㆍ서비스 홍보 부족(실제 필요한 대상의 이용 빈도 저조) ▲원별 지원금액으로 혼동할 정도의 지원금 부족 ▲현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이 소수를 위한 선별적인 복지제도라는 지적 ▲파편적이고 산발적인 에너지복지제도로 비효율적인 행정절차 및 중복수혜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에너지복지사업의 단일화 및 체계적인 개편 ▲에너지 소비패턴과 사용량을 감안한 지원금 확대 등을 언급했다. 이 것이 불가할 경우 ▲보조용품 등 부차적인 지원방안 고려 ▲도시가스 미설치 지역 에너지 공급망 구축 ▲장기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사용 시 요금부담 감소를 위한 시설 설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에너지복지정책 마련을 위해 혹한기 에너지빈곤층 실태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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