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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월성 1호기는 과연 노후 원전인가?

김태룡 교수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신고리 5ㆍ6호기의 건설중단 여부에 관한 여론을 모으기 위한 공론화위원회가 3개월의 시한을 가지고 출범하였다. 어떤 결론이 나든지 이 결과는 향후 우리나라의 원전건설에 있어 시금석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신고리 5ㆍ6호기의 설계수명이 60년으로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기조에 비추어 너무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원전의 설계수명과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설계수명에 인식의 차이가 있어 요즘 소위 유행하는 팩트 체크를 해 보고자 한다. 설계수명이라 함은 기계나 부품을 설계할 때 몇 년까지 제품의 통상적인 성능이 보장되는가에 대한 보증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원전의 설계수명이 60년이라 함은 적어도 60년은 그 안전성과 성능이 보장되는 기간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원전은 수많은 기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똑같이 설계수명이 60년으로 설정되어 있을까? 물론 아니다.

가장 중요한 원자로나 냉각재 펌프, 증기발생기 등의 핵심기기의 설계수명이 60년이고, 안전성에 관련이 없는 기기들의 수명은 그보다 훨씬 짧지만 수명에 따라 당연히 지속적으로 교체해 가면서 원전을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전의 설계수명 60년이라 함은 경수로 원전의 경우 교체가 불가능한 원자로의 수명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마치 우리가 많은 부품들을 교체해 가며 자동차를 사용하다가 엔진 교체 시점이 되면 차의 수명이 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새 차를 구매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원전의 설계수명이 도래하더라도 핵심기기 일부를 제외하고는 기기 및 부품들이 새 것으로 교체된 경우가 많아 무조건 노후 발전소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는 얘기이다.

그럼 핵심기기인 원자로의 설계수명은 어떻게 설정하였을까? 수많은 시험분석과 평가를 통하여 설계수명 내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지만 정작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즉 원전 설계수명 60년 내에서는 원자로의 안전성이 보장된다고 말하고, 그 이후 20년 계속운전을 만일 추진한다면 그 기간 안에도 원자로의 안전성이 보장되는 지를 평가하는 방식인 것이다.

애초 원전 설계수명 40년 설정 시에는 기술적인 이유보다 독점방지법과 자본회수 측면에서 결정이 되었고 원자로가 40년 안전성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후 많은 원전의 운전경험(이미 40년을 넘긴 원자로에 대한 평가)와 원자로 재료 개선 등으로 원자로의 60년 안전성이 보장됨을 확인하고 최근에는 원전 설계수명을 60년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구발표에 따르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원자로 재질로 80년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확인되고 있다.

앞에서 경수로 원전의 경우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여기서 중수로 원전인 월성1호기 설계수명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핵연료가 원자로 속에 들어 있는 경수로 원전과 달리 중수로 원전은 핵연료가 압력관이라는 380개의 튜브 속에 들어 있다. 쉽게 말하면 압력관 하나하나가 경수로의 원자로인 셈으로 중수로 원전의 설계수명도 역시 이 압력관의 사용연한에 달려있다.

통상 압력관의 수명은 1년 중 80%를 운전한다고 했을 때 30년을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는데, 만일 100% 출력운전을 계속한다면 30년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중수로 원전이 경수로 원전에 비해 설계수명이 짧은 이유이다. 물론 지속적인 재료개발로 이 연한이 길어지는 추세이긴 하다. 그런데 중수로의 장점은 이 압력관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로 보면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엔진을 가진 셈이다.

월성1호기의 경우 압력관을 2011년에 모두 교체하였다. 교체된 압력관은 당연히 향후 30년 사용이 가능한 새 기기이므로 2041년까지 사용 가능하다. 그럼 압력관을 전량 교체한 월성1호기는 새 발전소인가? 아님 노후 발전소인가? 상당한 돈을 투자하여 새 엔진으로 교체하면서 낡은 브레이크 패드를 그냥 둘 자동차 주인이 있을까? 월성 1호기도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압력관 뿐 아니라 다른 많은 핵심기기들을 정비, 교체하여 새 발전소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30년이 지났고 또 연장운전 10년도 지났으니 단순히 노후 발전소라고 정의하고 정지, 폐쇄할 것인가? 중수로 원전의 기술 종주국인 캐나다에서도 압력관 교체 등 설비개선을 통하여 포인트르프루 발전소를 재가동한 바 있다. 당연히 향후 30년을 운전할 예정이다.

신고리 5ㆍ6호기의 건설중단 여부가 향후 우리나라의 원전건설 정책에 대한 시금석이 되듯이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가 우리나라 가동원전의 장기운전 정책에 시금석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하고 결정하여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없고 소중한 자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국원자력신문  knp@knpnews.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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