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IC 논문 베스트4=장윤석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Investigation into repair criterion of SG tubes with a crack

KEPIC은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 기술표준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기술고도화 및 국제 표준화 추진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15년 동안 ‘KEPIC-Week’에서 발표된 다양한 논문들이 그 한 몫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 KEPIC-Week는 ASME(미국기계학회)와의 기술교류를 통해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1회 KEPIC/ASME Joint Seminar on Nuclear Standards and Certification’가 열릴 예정으로 ▲품질보증 ▲재료ㆍ용접ㆍ비파괴 ▲원자력기계 ▲원전 가동 중 검사 및 시험 ▲적합성평가 등 6개 세션에서 논문 34편 발표와 토의가 펼쳐진다. 또 ▲원전해체 ▲화력발전 ▲구조재료 ▲원전방호도장 ▲기기검증 ▲면진기술 등 전문 분야별 다양한 워크숍에서 120여 편의 논문발표와 함께 심도 있는 토론의 장도 마련돼 있다. 이에 본지는 눈여겨 볼 베스트논문 4편을 선정해 지면에 담았다. <편집자주>

가압경수로형 원전은 원자로압력용기를 중심으로 하는 1차측과 터빈/발전기를 중심으로 하는 2차측으로 구분되어 있다.

1차측 핵심기기의 하나인 증기발생기는 원자핵 반응에서 나오는 높은 열을 2차측으로 전달하는 초대형 열교환기로써 정상운전 시 압력경계 건전성 및 안전정지 상태의 유지뿐만 아니라 사고 시 소외 피폭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1호기 당 통상 2~4대가 설치돼 있으며, 각 증기발생기 마다 세관(또는 전열관)으로 불리는 금속부품 3000~8000개를 포함한다.

1차측 압력경계 열전달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약 1mm두께로 매우 얇게 설계 및 제작되며, 고온(약 300℃)/고압(약 15.5MPa)의 운전환경에 의해 일부 세관에서 균열과 마모 등 손상이 발생한 바 있지만 검사-정비-평가-관리를 아우르는 종합 프로그램(Steam Generator Management Program)을 수립해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되고 있다.

◆정기검사 및 역학적 평가=세관의 이상 유무는 다른 안전등급 기기와 마찬가지로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에 근거한 발전소별 검사계획과 후속조치를 통해 엄격하게 확인되고 있다.

만약 주기적 비파괴검사를 통해 균열이 발견되는 경우 그 크기에 관계없이 모두 관막음과 같은 정비를 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수백~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증기발생기 자체를 교체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현행 정비기준은 특정 열화기구 및 위치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맞춤형 결함고유 관리개념의 확산과 대체 관막음 기준 등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저자의 경우도 축방향 및 원주방향 단일 또는 다중 표면균열과 타원형 및 웨지형 마모 결함이 존재하는 세관의 제작조건과 설치 특성을 반영한 실험과 한계하중 및 탄소성 해석을 수행하고 여러 정량적 공학평가방법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바 있다.

◆운전경험 반영 및 확률론적 분석=세계적으로 440여기 원전의 운전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통계적 처리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여러 국가에서 이를 기반으로 확률론적 분석을 시도하고 있으나 접근 방법과 수준은 다소 차이가 있다.

파괴역학은 결함이 존재하는 구조물에 하중이 가해졌을 때 파손이 발생하는 지의 여부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전통적 학문분야이며, 최근에는 형상ㆍ작용하중ㆍ재료물성과 관련된 여러 변수들의 상호 연관성을 합리적으로 정확히 평가함으로써 ‘통계적 분산 및 불확실성을 포함하는 현실 시스템에서 파손이 발생하는 빈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산업현장에 실제 적용 가능한 공학적 파손확률 예측기법으로는 크게 신뢰도지수를 이용하는 방법과 시뮬레이션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파손여부를 결정하는 한계상태방정식을 결정하고 이의 평균과 표준편차의 조합으로 계산되는 매개변수를 사용하여 파손확률을 구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후자의 경우 주어진 확률분포에 따라 난수 형태의 변수를 생성하고 이를 한계상태 방정식에 대입해 파손여부를 결정한 후 최종적으로 파손확률을 결정하게 된다.

◆지식기반 최적 정비기준=우리나라는 현재 적용되고 있는 세관 정비기준의 보수성을 정량적으로 확인하고,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경제성도 제고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관의 정비기준은 다음 검사시점까지 균열의 성장을 감안하여 도출한 임계 크기를 의미하는데, 가동 중 검사를 통해 발견된 균열을 정비하지 않더라도 다음 검사 때까지 건전성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최소 크기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균열이 존재하는 세관의 건전성과 관련된 통계학적 특성과 파괴역학 실험 및 해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률론적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산술적 방법을 적용할 경우 균열의 깊이가 17% 이하이면 2년 동안 정비 없이 운전해도 해당 세관은 건전하며, 상세 몬테칼로 모사방법을 적용할 경우 균열의 깊이가 37% 이하이면 2년 동안 정비 없이 운전해도 해당 세관이 충분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균열이 발견되는 경우 그 크기에 관계없이 모두 정비를 수행하는 현행 기준이 매우 보수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구체적인세관 정비기준의 확립에 필요한 기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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