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IC 논문 베스트4=김성곤 한국테크놀로지 그룹장]

KEPIC은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 기술표준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기술고도화 및 국제 표준화 추진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15년 동안 ‘KEPIC-Week’에서 발표된 다양한 논문들이 그 한 몫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 KEPIC-Week는 ASME(미국기계학회)와의 기술교류를 통해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1회 KEPIC/ASME Joint Seminar on Nuclear Standards and Certification’가 열릴 예정으로 ▲품질보증 ▲재료ㆍ용접ㆍ비파괴 ▲원자력기계 ▲원전 가동 중 검사 및 시험 ▲적합성평가 등 6개 세션에서 논문 34편 발표와 토의가 펼쳐진다. 또 ▲원전해체 ▲화력발전 ▲구조재료 ▲원전방호도장 ▲기기검증 ▲면진기술 등 전문 분야별 다양한 워크숍에서 120여 편의 논문발표와 함께 심도 있는 토론의 장도 마련돼 있다. 이에 본지는 눈여겨 볼 베스트논문 4편을 선정해 지면에 담았다. <편집자주>

원자력발전소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해 경주에 10만 드럼 분량의 방사성 폐기물 영구 처분장을 1단계로 건설했다. 하지만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 보관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드럼을 모두 처분장으로 인도할 경우 처분장의 용량을 초과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처분장으로 인도되는 방사성폐기물 중 약 80%이상을 차지하는 잡고체 폐기물과 같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부피 감량을 통한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수명 증가 및 관리비 저감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수명 연장은 고가의 방사성폐기물 처리비용 절감의 문제뿐만 아니라 대국민 원전운영 신뢰도 향상 및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추가 건설로 인한 국가 예산 절감 및 지역갈등 예방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리원전 1호기를 영구정지 함으로써 향후 원전 해체 시 다량의 폐기물이 발생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부피 감량은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의 당면과제가 됐다.

기존 가연성 잡고체 처리 기술로는 초고압 압축을 통한 물리적 압축 기술과, 소각 후 유리화 공정을 거처 저장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물리적 압축만으로는 폐기물 부피 감량의 한계가 있고, 소각을 통한 부피 감량은 기술적 신뢰도는 높으나 연소 후 유해가스 발생으로 인해 후단설비의 처리 용량 증대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소각시설의 혐오시설 인식으로 인한 님비(NIMBY)현상이 강하여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고감용 고화장치 개발을 위한 500℃이상, 저압 과열증기 이용 감량화 기술 개발’ 연구, 개발하게 됐다.

이번 연구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중 가연성 잡고체 폐기물을 탄화하는 방식으로 고온의 과열증기를 열전달 매체로 사용하고, 탄화에 사용된 과열증기를 재사용하여 열효율을 향상시켰다.

또한 산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저산소 분위기의 과열증기로만 탄화를 진행하므로 유해가스의 배출이 적어 후단설비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며, 이로 인하여 건설비 및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 개발에서는 탄화로를 스크류 타입으로 적용하여 향후 연속공정을 고려하였다. 탄화 후 배출되는 저온의 과열증기는 재열기를 통해 재가열 돼 탄화에 재사용된다. 탄화과정에서 발생한 소량의 탄화가스 및 잉여 과열증기는 열교환기와 Scrubber, HEPA Filter를 거쳐 유해 물질들을 완전 제거한 후 대기로 배출되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열교환기 및 Scrubber등에서 발생한 폐액은 증발설비를 통하여 물은 증발시키고 남아있는 과립물 등은 탄화과정에서 발생한 탄화물과 함께 Polymer 고화를 수행한다.

Polymer 고화는 부피증가가 거의 없고 안정성이 높으며 처분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과열증기를 이용한 탄화설비와 함께 연구 개발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 결과를 보면 과열증기를 이용한 감량화 실험에서 탄화 후 폴리머 고화를 통한 안정화 시 기존 폐기물의 4분의1 부피 감량화를 달성했다. 향후에는 탄화설비뿐만 아니라 탄화가스 처리 설비 및 Polymer고화설비를 통합하여 운영하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인증을 받아 상용화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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