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총회 부대행사 중동ㆍ아프리카國 초청 설명회
원자력硏, 상용화 공동추진국 사우디와 ‘세일즈 외교’

우리나라가 사우디와 공동으로 상용화를 추진하는 소형원자로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를 제3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세일즈가 한창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 현지에서 열린 ‘2017 IAEA 정기총회’ 기간 중 부대행사로 ‘스마트 개발(SMART Development)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스마트 상용화를 공동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이 주최한 이번 설명회는 중동 및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 등 스마트 관심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18일 오후 4시(현지시간) IAEA 본부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최근 승인된 사우디의 국가 원자력 사업계획을 소개하고 한국과 사우디가 스마트 상용화를 위해 추진하는 ‘스마트 파트너십’에 대해 스마트 도입 관심국가 22개국(중동ㆍ아프리카 15개국, 동남아 5개국, 중앙아시아 2개국)을 대상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저개발국가나 개도국들은 원자력발전을 도입하고 싶어도 현재의 대형 원전 중심의 공급 체계에서 막대한 건설비용과 오랜 건설기간, 그리고 대형 인프라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이번 설명회는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신규 원전 도입국을 위한 옵션’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초기 건설비용이 적으며, 건설기간이 짧은 안전성 또한 더욱 향상된 스마트가 신규 원전 도입국과 개도국에게 훨씬 적합한 원자로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스마트 세일즈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우디는 중동ㆍ북아프리카(MENA,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의 맹주로서, 지난 7월 사우디 각의에서 ‘국가원자력사업’을 승인해 국왕 칙령(Royal Decree)으로 발표한 바 있다. 승인된 ‘국가원자력사업’은 한국과 함께 소형 원전 스마트 상용화를 공동 추진해 스마트 2기를 자국 내에 건설하고 주변국에 수출을 추진한다는 ‘한-사우디 스마트 파트너십’ 협력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향후 양국은 ‘한-사우디 스마트 파트너십’에 따라 착수한 SMART PPE(Pre-Project Engineering, 상세설계) 사업을 통해 2018년까지 설계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예비안전분석보고서(PSAR)를 작성해 마무리하고 이후 사우디 측의 검토를 거쳐 SMART 1?2호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IAEA 정기총회의 우리나라 수석대표인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설명회에 참석해 “SMART 첫 호기 건설과 상용화를 위해 PPE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사우디에 건설되는 SMART를 발판으로 소형원전을 도입하려는 국가들이 쉽게 SMART를 도입하는데 적극 지원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한국과 사우디의 SMART 공동상용화 추진은 개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에게 원자력을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라며 설명회(사진)와 별도로 K.A.CARE와 양자회의를 가졌다.

또 현재 추진 중인 PPE 사업 현황 점검과 요르단 SMART 건설을 위한 ‘한-사우디-요르단 공동타당성조사’ 등 제3국 공동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1997년 소규모 전력 생산 및 해수담수화 시장을 겨냥한 ‘수출전략형 원자로’ 개발에서 출발한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는 국내 원자력계의 핵심 역량이 총 집결됐다.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한 SMART는 전기출력이 1000MW급 이상인 대형 원전의 용량 대비 14분의1 정도인 100MW급 소형 원전이다.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한 일체형 원자로로 배관이 없어 배관 파손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별도의 비상전원이 아니라 중력 등 자연의 힘에 의해 작동하는 안전시스템을 적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조건에서도 최대 20일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대형 원전보다 발전단가가 비싼 단점이 있지만 화력발전소보다 경제성이 뛰어나 전 세계 발전소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규모 화력발전소의 대체 수요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예상하는 중소형 원전 세계시장 규모는 2050년까지 500~1000기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50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SMART의 수출을 빠른 시일 내에 성사시키면 이 같은 거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기 수출시 유발효과는 생산파급 1조 1395억원, 부가가치 4635억원, 고용 4339명으로 추산된다.

◆산업부, 사우디와 상용원전 도입 협의 진행
한편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백운규)도 사우디 국가원자력에너지 프로젝트 설명회에 참석한데 이어 ‘한-사우디 원전 양자 협의’를 추진했다.

사우디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상용원전 도입 등 국가 원자력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상용원전 건설은 부지당 1200~1600MW 규모의 원전 2기를 도입할 계획으로 부지조사, 기술?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통해 최종 원전 건설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한국과 사우디 간의 양자회담을 개최해 사우디의 상용원전 도입 계획 등에 대한 협의도 진행됐다.

산업부는 “현재 정부의 에너지전환은 국내적 특수성을 반영한 것으로 원전 수출은 유키아 아마노(Yukiya AMANO)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사우디 원전 설명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큰 틀 안에서 수익성과 리스크를 엄격히 따져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원전 설비운영, 안전 관리 등 전문기술과 인력의 글로벌 경쟁력도 더욱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UAE의 성공적인 원전건설 추진은 사우디 원전건설 사업에 있어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한국과 사우디 간의 원전 협력 등을 기반으로 다른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등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화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사우디는 “이번 양자협의를 통해 한국의 원전 수출 정책 방향에 대해 명확히 이해했다”고 언급하며 “앞으로 입찰참여 의향서, 기술정보요구서(RFI, Request for Information) 발급 등 원전 도입을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의 선봉에 서 있는 산업부가 ‘과연 원전수출을 적극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사우디, 원전 17기 건설 시동 거는데…입찰 시늉만 내는 한국>, <한국 원전 특허권 미국 소유 미국 승인 없인 수출 불가능> 제하의 기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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