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날씨-제조ㆍ관광산업 구조…좁은 영토와 높은 인구밀도
100% 에너지수입의존 전력다변화 절실 “원전도입 가능성 열여놔”

“시민들이 멋지게 살고, 일하고 놀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To make Singapore a great city to live, work, and play).” -싱가포르 도시개발청(URA, Urban Redevelopment Authority) 슬로건

동남아시아에 있는 도시국가, 미니공화국 싱가포르(Singapore). 전체 국토 면적은 710㎢ 정도로 서울특별시보다 100㎢ 정도 넓고 홍콩의 58% 정도 되며, 인구는 약 530만 명이 전부인 이 작은 섬나라의 국가철학은 오로지 국민을 위함이다.

런던, 뉴욕, 도쿄에 이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외환시장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는 사업가들에게 가장 친화적인 정책과 환경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홍콩, 대한민국, 중화민국과 함께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NIEs)으로 불리곤 한다.

싱가포르는 관광산업으로도 유명한데 2013년에는 1500만 명의 관광객이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05년에는 관광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도박을 합법화시켰으며, 마리나베이샌즈 호텔(Marina Bay Sands Hotel)과 센토사 섬(Sentosa Island) 등은 싱가포르의 핫 플레이스로 전 세계적의 관심을 받는 곳이다.

2001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GDP가 2.2%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게 되자 2001년 12월에 경제검토위원회(ERC, The Economic Review Committee)를 세우고 경제에 다시 활력을 심어주기 위한 정책 수정을 제시하였으며, 이로부터 침체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2004년에는 8.3%, 2005년에는 6.4%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조사자료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상당히 효율적이고 청렴도가 높은 편이며 투명한 시장 경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주택개발위원회에 의한 플랫(Flat)이라고 불리던 대규모 정부 공급 아파트 정책이나 경쟁력이 우수한 교육 시스템이 유명하다. 미디어, 사회간접시설, 교통 등 대부분의 지역 경제는 정부 소유의 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동남아시아 나라답게 덥고 습하다. 일최고기온 평균은 31.0℃, 일최저기온 평균은 24.1℃이며, 연평균 기온은 27.0℃로 연교차가 거의 없으며, 밤에도 열대야처럼 후덥지근하다. 가끔 비가 세차게 올 때 약간 서늘해지는 정도다. 그래서 싱가포르를 어디를 가나 에어컨을 항상 틀어놓고 있으며, 심지어 리콴유 전 총리부터 “에어컨이야말로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이니 아낌없이 틀어댄다.

싱가포르는 주로 국제무역과 국제금융에 바탕을 둔 시장경제가 중심을 이룬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인구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미만으로 취업노동인구의 비율도 그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제조업은 GDP 가운데 1/4 이상을 차지하며, 노동력도 전체의 1/4 가량을 고용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주롱 공업단지에는 1600개 이상의 공장이 있으며, 섬유·합판·베니어판·벽돌·시멘트와 여러 가지 화학제품, 플라스틱, 강철봉과 강관, 선박 등을 제조한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고온다습한 날씨와 제조업 및 관광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인해 1인당 전력 소비량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섬나라’로 석유·가스 등의 부존자원이 없기 때문에 자원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싱가포르는 전력의 대부분을 화력발전을 통해 얻고 있으며, 주요 에너지원은 천연가스로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로부터 파이프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 싱가포르의 전력 수요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평균 5.4%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마리나베이샌즈 사우스와 센토사 섬에 새로운 테마파크 조성과 늘어나는 관광객의 수요에 따라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전체적인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신재생에너지를 대체에너지로서 활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좁은 국토 면적과 구름이 많이 끼는 날씨 때문에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세우기에 제약이 커 일부 지역에 한해 소규모 프로젝트만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전력당국은 인접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 전력 안보를 확보하고 전력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도 크게 줄이기 방안으로 2010년 경제전략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원자력발전소 도입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2012년 싱가포르 정부는 “원자력발전은 아직 싱가포르에 적합하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원자력 기술은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지켜보면서 좁은 면적에 높은 인구밀도를 가진 싱가포르는 기술 도입에 따른 이익보다는 사고의 위험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필요한 전력 수급 때문이 아닌 만큼 더욱 안전하고 발전된 원자력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 시간을 갖고 검토할 것”이라면서 “인도와 중국의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주변국들의 원자력발전소 도입을 적극 추진함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도 원자력 안전과 관련된 기술에 대한 지식을 늘려가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교민사회에서 비지니스통역 사업을 펼치고 있는 Corporate Solution Consulting의 디렉터 브라이언 윤은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에너지 관련 행사인 ‘Singapore International Energy Week’에 대한 국가적 관심에서 알 수 있듯이 싱가포르는 자국을 ‘아시아의 에너지 허브‘로 만드는 목표로 그에 따른 정책과 실행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싱가포르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도입을 잠정 보류했지만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차근차근 움직이기 때문에 지역적, 국제적인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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