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독자개발 U-Mo 분말…美ㆍEU 이어 日 연구용원자로 공급
향후 상용화 통해 年2억 달러 세계 연구로 핵연료시장 진출도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제조 시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미디어소통팀

핵비확산을 위해 연구용원자로(연구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연료를 저농축우라늄(LEU) 핵연료로 전환하는 노력은 이 시각에도 전 세계에서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고성능 저농축우라늄(LEU) 핵연료 분말이 일본 연구로의 핵연료 전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국내 독자기술로 제조한 U-Mo(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분말을 일본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민간 분야의 핵비확산을 위해 전 세계 고농축우라늄(HEU, Highly Enriched Uranium) 감축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는 내년 미국으로부터 저농축우라늄(LEU, Low Enriched Uranium) 원료를 공급받아 U-Mo 핵연료 분말 45kg을 제조해 2019년 상반기까지 일본에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가 제공한 분말은 핵연료로 가공돼 일본 교토대 교육ㆍ실험용 원자로인 ‘임계장치(KUCA)’의 고농축우라늄(HEU)를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며, 이는 U-Mo 핵연료를 이용한 첫 전환 사례가 된다.

KUCA(Kyoto University Critical Assembly)는 일본 교토대가 1974년에 구축한 저출력(최대출력 100W) 임계시험 시설로 핵연료와 감속재의 비율을 조정하면서 원자로 임계 상태에서 핵반응을 실험하는 장치이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은 ▲프랑스(RHF, JHR, Orphee) ▲벨기에(BR-2) ▲독일(FRM-II) 등 유럽연합(EU)이 유럽 내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에 사용할 U-Mo 핵연료 개발을 위해 2013년 구성한 ‘HERACLES 컨소시엄’에도 분말을 추가 제공할 계획이다.

EU는 이미 우리나라로부터 분말을 제공받아 고성능 연구로에 사용할 U-Mo 핵연료의 개발과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자력연구원은 2019년까지 분말 10kg을 추가 제공함으로써 해당 연구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 연구로핵연료개발부에 따르면 U-Mo 핵연료 분말은 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원심분무 기술’을 이용해 제조한 것이다. 우라늄 합금을 섭씨 1600도 이상의 고온 진공상태에서 녹인 후, 이를 고속 회전하는 원판 위에 분사시킴으로써 원심력에 의해 미세한 구형 분말 형태로 급속 응고시키는 세계 유일의 상용급 금속 핵연료 분말제조 기술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원자로 HANARO 건설과 함께 연구로 핵연료 기술 자립을 위해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 기술' 국산화 개발 착수했으며 ▲1989년 원심분무 기술 개발 ▲1992년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U3Si(우라늄-실리콘 합금) 핵연료 분말제조 성공 ▲1997년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U-Mo(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분말제조 성공 ▲1998년 6개국(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영국) 특허 등록을 마쳤다. 특히 원심분무 기술의 우수성은 ▲고온 우라늄 합금 용해 기술 ▲우라늄과 산화반응이 최소화될 수 있는 세라믹 도가니 설계/제조 기술 ▲다양한 조건에서 금속 분말을 제조가 가능한 고속 회전 디스크 기술 등 고난도의 기술이 융합된 세계 유일의 상용급 금속 우라늄 핵연료 분말 제조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미디어소통팀

고농축우라늄(HEU)은 핵무기의 원료로 전용될 위험성을 갖고 있어 이를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1978년 미국 주도로 본격 추진됐으며, 2016년까지 고농축우라늄를 사용하던 67기의 연구로와 1개의 동위원소 시설이 저농축우라늄으로 전환되고 20기의 연구로가 폐쇄됐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그러나 일부 대형 고성능 연구로의 경우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 여전히 고농축우라늄(HEU)를 연료로 사용 중이며, 이를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라늄 농축도는 낮추면서 단위부피당 우라늄 밀도는 높일 수 있는 U-Mo 핵연료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미국, 프랑스, 벨기에와 함께 원심분무 기술을 이용한 U-Mo 핵연료 개발 협력사업에 대해 공동 성명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저농축우라늄(LEU) 원료를 이용해 U-Mo 분말 100kg을 제조, 2014년 미국과 벨기에에 성공적으로 제공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4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독일이 추가된 5개국 협력사업을 새롭게 발표하는 등 민간 부문의 고농축우라늄(HEU) 사용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 원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내 원천기술을 이용해 앞으로도 글로벌 고농축우라늄(HEU) 감축에 기여하는 한편 향후 U-Mo 핵연료의 상용화를 통해 연간 2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연구로 핵연료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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