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주지진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전국서 진동 감지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36.12°N, 129.36°E)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은 최초 지진 발생 뒤 포항에서는 규모 2~3의 여진이 지금까지 수차례 계속되고 있어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여진이 수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경주 지진의 여진은 9일 현재 총 640회 발생했다.

하지만 지진발생으로 인접한 월성 및 고리원전은 물론 전국의 원자력발전소와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등은 영향 없이 정상운전 중에 있다.

기상청은 브리핑에서 “이번 지진은 자연지진으로 전진 2회, 여진은 6회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발생 지점이 내륙 쪽으로 들어가 있어 해일의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안전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지진은 경북과 경남은 물론이고 부산과 울산, 제주와 서울에서도 건물 흔들림이 느껴지는 등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됐으며, 이들 지역에서는 흔들림이 느껴졌다는 신고 전화가 이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과 인터넷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교육부 “16일 수능시험 23일로 1주일 연기” 발표
소방청에 따르면 오후 4시 32분 기준으로 경상자 7명이 발생한 가운데, 지진으로 인한 원전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안전상의 문제로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됐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과 시험 시행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초 16일 치를 예정이던 수능을 일주일 연기한 11월 23일에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경주 지진 경우에도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 여진이 발생한 점도 고려했다”면서 “수능 연기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며 “수험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내린 힘들 결정임을 이해해 달라”며 “수험생은 일주일간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안정적인 수능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월성원자력발전소 1ㆍ2호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원자력 관련시설에 대한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에 발생한 지진이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원전은 경주시 소재 월성원자력발전 6기를 포함해 다른 지역의 원전 모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수원은 “진앙에서 약 45km 거리에 있는 월성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은 발전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 운전 중이며 월성 1호기에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설비고장 및 방사선 누출은 없지만 정밀분석 후 후속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후 16시49분 규모 4.3 여진이 발생했지만 원전의 지진경보치(0.01g)를 넘지 않았고 원전 운전변수 영향도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한수원은 밝혔다.

현재까지 지진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상청은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과 비슷한 활성 단층대가 원인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文대통령 “원전 등 산업시설 철저 점검” 지시
문재인 대통령은 포항지진과 관련해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지진상황을 상황을 보고 받고, 수석ㆍ보좌관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청와대로 복귀한 문 대통령은 오후 4시30분부터 5시45분까지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했고 이 자리에서 국민 피해상황 및 원전안전 상황, 차질 없는 수능시험 관리 대책 등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원전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시설들의 안전을 철저히 점검할 것”과 “수능시험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여 대책을 강구하되, 특히 수험생들의 심리적 안정까지도 배려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난 경주지진을 직접 경험해 보니 지진이 발생했을 때, 본진뿐만 아니라, 여진 등의 발생에 대한 불안이 크기 때문에 현재 발생한 지진이 안정범위 이내라고 해서 긴장을 풀지 말고 향후 상황을 철저히 관리할 것”을 지시하며 “국민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정부에서 전파하는 행동요령을 따라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15일 포항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 정부세종청사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또 행안부는 지진발생 즉시 KBS·MBC·SBS·YTN 등 방송국에 재난방송을 요청했고 신속한 피해상황 파악과 필요 시 긴급조치 등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본부 1단계 가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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