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8일 국내 산학연 20여개 기관 참여 ‘민관협의회’ 발족
2021년까지 38개 원천기술 개발 완료…해체연구소 설립 예정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1세대(1960~1980년대) 건설 원전의 해체시점이 다가오는 2030년대부터 본격적인 해체시장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원전해체는 천문학적 비용 못지않게 건설시공보다 더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데 IAEA는 상업용 원전 해체시장을 2050년까지 약 440조원으로 추산했으며, 연구용 실험로와 핵주기 시설 등 원자력시설 전체 해체 시장은 1000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전 세계가 원전해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곧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6월 19일 국내 최초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압경수로형, 58만7000kW급)’가 영구가동 정지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원전해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영구정지 된 고리 1호기는 핵연료 냉각과 안전성 검사를 거쳐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가는데, 해체는 ▲해체계획서 마련 및 승인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반출 ▲시설물 본격 해체 ▲부지 복원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또 이러한 해체과정이 모두 마무리되는데, 총 15년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국내 해체 기술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의 해체가 시작되는 오는 2022년까지 미확보 기술을 개발 완료할 계획이며, ‘고리 1호기 해체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11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운용 중에 있는 상용 원자력발전소는 총 443기에 이른다. 이중 영구정지 결정이 내려진 원전은 11월 기준 19개국 157기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순으로 각각 34기, 30기, 28기, 12기, 11기이며, 이외에도 캐나다 6기, 러시아 5기도 가동 중단 상태에 있다.

이들 원전에 가동 중단 사유는 기술적인 설계수명이 종료된 경우가 가장 많지만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사고 등 다양하며, 실제로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모두 21기(미국=16기/ 독일=3기/ 일본=1기 /스페인=1기)에 그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체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으로 16기를 해체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많은 원전을 해체 중인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26기의 원전에 대한 해체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해체를 완료한 경험이 없으며, 대상 원전이 모두 기체냉각 흑연감속로(Gas-Cooled graphite moderated Reactor, GCR)인 이유로 우리의 해체 준비에 직접적인 참고가 되기에는 일정 부분은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도 원전 해체기술을 서둘러 확보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 국내에 원전건설 기술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원전을 해체하는 기술은 ‘아직은’ 어느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사실 우리나라도 2009년(1997-2009, 170억) 연구로 2호기인 TRIGA Mark-II 해체 및 2011년(2001-2011년, 120억)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를 통해 소규모 시설의 해체 기술을 확보한 수준이다. 또 ‘방사성 오염토양 제염기술’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1년 12월 산업체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다만 원전 1차 계통 제염기술, 고방사성설비 원격 절단 및 철거 기술 등이 부족한 것은 물론 전문 인력의 부재로 상용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세계 해체시장의 진출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 2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원전해체산업 민관협의회’를 발족했다.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발족식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현대건설,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등 산학연관이 참여했다.

민관협의회는 원전 해체와 관련한 정보를 교류하고 글로벌 해체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며,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병식 단국대학교 교수가 공동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박원주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오는 2021년까지 고리 1호기 해체에 필요한 38개 원천기술과 58개 상용화기술을 모두 개발 완료하고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오는 2030년에는 세계 해체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족식에서 참석한 민간협의회 관계자들은 ▲해체 산업체별 관련 역량을 자료(DB)화해 중복 투자 방지 ▲원천기술에 대한 기술검증과 상용화 ▲고리 1호기 해체에 우리기업 참여지원 등을 건의했다.

한편 산업부는 해체 선진시장과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영국 및 프랑스 정부와 MOU를 체결했으며, 한국수력원자력은 아레바(AREVA) 및 프랑스전력공사(EDF)와 ▲해체 방폐물관리 및 엔지니어링서비스 ▲원전운영 및 해체사업 관리 등 2건의 ‘원전해체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갖고 향후 제염・해체・방사성폐기물관리 분야에서 정보교류와 기술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저작권자 © 한국원자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