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개띠의 해 무술년(戊戌年)을 맞으며, 문재인 정부의 ‘코드인사’가 원자력계를 접수했다.

2일 국무총리실 소속의 차관급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제4대 위원장으로 강정민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선임연구위원이 취임한데 이어, 같은 날 방사성폐기물 전담 관리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4대 이사장으로 차성수 전(前) 코센 대표가 취임했다.

◆강정민 위원장 “한수원 대변인 NO, 원자력안전 수호자 OK”
먼저 서울시 세종대로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강정민(사진) 위원장은 “원자력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은 대단히 어렵지만 적어도 원안위가 ‘원자력안전 수호’라는 본연의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강 위원장은 “원안위는 2011년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출범된 이후 지난 6년 간 ‘한수원의 대변인’ 또는 ‘방패막이’라는 비난과 책망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의심과 불안을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껏 원안위는 ‘과학적 기준’에 따라 사업자의 계획 또는 시설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업무를 수행해왔고, 절대 소홀히 해선 안될 일지만 시대와 국민이 원안위에 요구하는 것은 그것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실제로 원안위가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의 선진 규제기관의 법령과 제도를 벤치마킹하면서도 소통 프로그램은 도입하지 못한 부분은 ‘원안위가 소극적이다, 안이하다’라고 비판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위원장은 “규제기관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현재 기준이 충분한지 고민해야 하고, 안전하면 안전한 현황을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더 명확히 분석해 국민들이 원하는 방식과 깊이로 알려야 하며, 사업자의 계획이 선행하지 않더라도 안전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등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 위원장은 원안위는 정부 조직으로써 수직적 체계가 갖는 소통의 부재와 획일성이라는 단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정책수요자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소통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정책결정과정이나 문제해결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것 등을 물론 원안위 회의의 구성, 운영방식의 개선, 새로운 소통과 참여방법 도입 등 정책결정구조의 혁신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정민(1965년생‧사진) 위원장은 경남 김해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 원자핵공학과 석사, 일본 동경대 시스템양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초빙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대학원(SAIS) 객원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는 미국 NRDC(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천연자원보호위원회)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무엇보다 강정민 위원장은 현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에 대한 공론화 과정에서 반대측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과거 언론기고 및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을 언급하는 등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힘을 보태 온 ‘탈원전 브레인’으로 유명하다.

◆차성수 이사장 “방폐물 무한책임 자세, 미래성장 동력 확보”
한편 이날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경주 본사에서도 제4대 이사장으로 차성수 전 코센 대표가 취임식을 갖고, 첫 공식 일정으로 경주시, 경주시의회 등을 방문해 향후 2단계 처분시설 건설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차성수 신임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방폐물 관리에 최적화된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정립, ‘안전으로 신뢰받는 국민의 코라드’를 구현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방폐물은 공단이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방폐물 관리사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성수 이사장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지질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지구물리학, 지구환경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객원교수, 원전 기자재 품질검사 및 건설재료 시험업무 등을 수행하는 (주)코센(TUV SUD KOCEN)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차 이사장은 오영식 전(前)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오 전 의원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2기 의장을 맡을 당시 정책위원장으로 최측근에서 활동하며, 현 정부와 인연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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