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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재개, 국민들이 주신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인터뷰]김상돈 한국수력원자력 건설처장, 국민안심 원전 건설로 보답
일시중단 협력사 피해보상…손실액 협의가 완료된 계약별로 순차 보상

2017년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충남 천안 교보생명연수원 계성원에서 열린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 종합토론회’에서 시민참여단이 공사 재개를 선택하면서 국민적 초미의 관심사였던 ‘신고리 5ㆍ6호기’가 마침내 기사회생(起死回生) 했다.

한수원 경주 본사에서 이 순간 마음을 졸이면서 지켜봤던 김상돈(사진) 한수원 건설처장은 안도의 한 숨을 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신고리 5ㆍ6호기’를 성공적으로 건설해 국민적 신뢰와 부응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더 무거웠다고 술회했다.

김상돈 처장은 “신고리 5ㆍ6호기의 재개로 우리나라의 원전기자재의 밸류 체인(가치사슬) 유지와 원자력산업계의 생태계 환경 기반을 다지는 계기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다만 현 시점에서 후속 후기 건설 계획이 없어져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국내 원전산업의 밸류 체인이 망가져 세계최고의 기술능력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해외 수출에 온 힘을 기울여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 및 운영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수원 본사에서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김상돈 처장을 만나 신고리 5ㆍ6호기 재개에 따른 건설 협력사들과의 보상 문제, 건설진행 과정, 그리고 각오와 소감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민국 원전 건설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신고리 5ㆍ6호기가 유례없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건설재개에 돌입했다. 신고리 5·6호기 재개 결정에 대한 소감 및 각오는.
“먼저, 이번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와 관련하여 찬성과 반대를 떠나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걱정해주시고, 우려를 표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드린다. 공론화위원회의 ‘신고리5ㆍ6호기 건설재개’ 발표가 있던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도 없었다. 비록 59.5%의 찬성으로 건설이 재개되었지만, 40.5%의 적지 않은 반대도 있었다. 공론화 기간 내내 드러났던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과 국민들의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와 여망이 정말 무겁게 다가왔다.
작년 7월 한수원 이사회에서 신고리5ㆍ6호기 건설중단을 결정한 이후 공론화위원회의 건설재개 결정까지 4개월은 참으로 마음을 졸이는 시간이었다. 신고리5ㆍ6호기의 건설이 중단된다면 협력사와의 보상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할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과의 갈등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큰 걱정은 원전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후속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신고리 5ㆍ6호기까지 중단된다면 공급망은 급격히 무너져버릴 것이었기 때문이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짜여진 공급망은 우리 원전산업의 경쟁력이자 기술력이며 원전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살아 숨 쉴 때 원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건설재개 결정은 국민들께서 주신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발전소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

-‘숨 돌릴 틈도 없이’ 건설 일시중단 기간 협력사들의 피해보상 금액이 최종적으로 한수원에 접수됐는데, 당초 예상금액 보다 400억 정도 늘어났다. 피해보상에 대한 ‘한수원-협력사’간의 ‘샅바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수원은 공론화 전인 ’17년 5월부터 공론화 후인 12월까지 협력사로부터 3차례에 걸쳐 공사 일시중지에 따른 손실 예상비용을 접수해 협력사의 손실액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관련 사항을 긴밀히 협의해 왔다.
작년 10월 말 법률 자문사를 통해 계약적·법률적 검토를 통해 보상기준을 마련하였고, 11월 13일 보상기준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해 협력사에게 알리고 의견을 들었다. 현재 협력사로부터 손실비용 증빙자료를 접수받아 검토·보완 및 비용보상 협상을 하고 있으며 협의가 완료된 계약별로 순차적 보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부 기업은 ‘보상기준(노무비 및 유휴장비 산정 등)이 모호해 기업의 마지막 보루이며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무비까지도 내보여야하는 상황이라서 아예 보상 받기를 포기했다’, ‘하도급사의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보상청구에서 제외되는 것인지’ 등등 협력사들의 볼멘소리도 여전하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보상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한수원의 보상기준은 어느 수준이라 생각하는가.
“한수원은 누구나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상기준 수립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작년 10월부터 법률 자문사를 통해 관계법령 및 규정, 계약서, 사규의 법률적 검토 후 기준을 수립하였고 보상기준에 대한 설명회를 통해 협력사의 의견을 청취하여 기준에 반영하였다. 또한, 변호사, 타공기업 전문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특수계약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보상기준의 적정성을 심의함으로써 객관성과 공정성을 추가로 확보하였다.
그러나 180여개에 달하는 주계약자와 하도급사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보상기준을 수립하다 보니 모든 사항을 반영할 수는 없어, 일부 협력사들의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앞선 국가적 보상사례와 법률 검토결과를 볼 때 협력사가 요청한 보상비용에 대해 증빙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 보상이 진행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빠른 시일 내에 자료 검토와 협상을 끝내고 합리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신규원전 6기 건설이 백지화가 확정됐다. 이에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 특히 울진군은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이 무산되면 2014년 11월 한수원-울진군 간 합의한 ‘8대 대안사업’ 예산 2800억 원을 모두 돌려 줄 것이며, 현재 약 99%의 종합공정률을 나타내고 있는 신한울 1ㆍ2호기의 모든 작업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에서 신규원전 건설계획 백지화를 발표하고 이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원전이 제외된 이후 울진군범군민대책위원회 등 지역단체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취소를 요구하는 시위와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는 알리고,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여러 채널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신한울 4개호기의 부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합의한 8개 대안사업 지원금 2,800억원에 대한 처리 문제는 법률 검토 후 정부 및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처리해 나가겠다.”

-전 세계 원전산업계는 1000MW급 이상의 대형 원전을 선호하고 있는데, 비록 2세대 원전이지만 신고리 1ㆍ2호기와 신월성 1ㆍ2호기의 노형인 ‘개선형 한국표준원전(OPR1000)’도 향후 APR1400처럼 수출이 가능하지 않은가. 수출을 위해서는 지금의 기술적 특징이 업그레이드 돼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미국 및 유럽 등 해외 원전사들은 자국의 전력수요 및 인구 밀집도, 전력망 용량 등 다양한 여건에 부응하는 1,000MW급 미만의 중·소형원전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 개발 이후 1,400MW 이상의 대형 노형을 개발해 국내 적용하고 UAE에도 수출했다.
추후 1000MW급 노형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에 APR1400 노형의 안전성 개선사항과 피동형 설비(별도의 전원공급 없이도 중력 또는 자역력에 의해 작동하는 안전설비) 적용 등 안전성이 한층 강화된 노형으로 개선해야 하고 NRC나 EUR의 설계 인증을 취득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나가야 하겠다.”

후속 원전 건설 없어 국내 원전 공급망 붕괴 우려돼
세계최고 원전 건설 능력 유지, 해외수출 적극 나서야

-원전의 안정적 운영과 건설만큼이나 ‘협력사와 상생(相生)’ 역시 중요한 키워드이다. 눈높이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가.
“원자력발전소를 구성하는 부품 수가 100만개에 달하는 만큼 안전하고 신뢰받는 발전소 건설을 위해 협력사와 상생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고리1호기 상업운전 이후 약 40년에 걸쳐 이뤄진 탄탄한 공급망은 우리 원전산업의 경쟁력이자 기술력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한수원은 협력사와의 소통은 물론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고민해 왔으며, 특히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동반성장을 핵심이슈로 선정해 협력사의 금융 유동성확보를 위한 대출 지원, 기술역량 재고를 위한 한수원 보유특허 이전, 구매상담회 개최를 통한 판로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사업본부 자체적으로는 2015년 한수원-협력사 상생워크숍을 개최하여 협력사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개선점을 도출해 건설업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신고리5ㆍ6호기 주설비시공 계약서에 반영했으며, 하도급관리 이행실태 점검, 하도급 관리를 위한 협업체계 구축 등 추가적인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앞으로도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해 소통의 폭을 넓히는데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겠다.
다만, 신규원전 건설이 중단됨에 따라 원전 산업계가 전반적으로 경영난이 예상된다. 해외사업에 협력사와 동반진출을 하거나 원전산업체 상생을 위한 공동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등 공급망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하겠다.”
 
-마지막으로 원자력기술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노력으로 한국형 원전(OPR1000, APR1400) 개발과 건설, 해외수출까지 지켜보면서 ‘원전 건설’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또한 신한울과 신고리, 그리고 사막의 땅 바라카 원전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원들과 협력사 관계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남긴다면.
“우리나라의 원자력산업의 시작은 참으로 미약하였다. 맨 처음 미국이 지어준 발전소를 받아 운영하는 턴키방식으로 시작했으나 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한국형 원자로를 세계에 수출하는 원자력 강국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개선형원자로 APR1400의 유럽수출형 원전인 EU-APR의 표준설계가 유럽사업자요건 인증심사를 통과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원자력산업에서 최우선 가치는 안전이다. 국민들께서 원자력산업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염려하는 부분도 바로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한수원은 이번 신고리 5ㆍ6호기 공사재개를 하면서 ‘국민 신괴 회복을 위한 원전 안전 건설·운영 대책 시행’을 위한 3대 추진 방향과 16개 추진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원전 안전과 관련된 핵심설비에 대해서 내진성능을 0.3g에서 0.5g로 향상하고 다수호기 확률론적 안전성평가(PSA)를 선제적으로 수행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시민참관단 운영 등을 통해 건설 전 과정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이 안심하는 원전 건설을 위한 국민들과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 특히 발전소 주변지역민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한수원과 발전소 주변지역이 더불어 성장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한울과 신고리현장 그리고 열사의 땅 UAE현장에서 원자력발전소를 더 안전하게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 국가의 명예를 걸고 고생하는 국내·외에서 근무하는 직원 여러분과 협력사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더욱 노력하여 국민들께서 ‘한수원이 하면 안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

경주=이석우 기자  dolbi2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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