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연료 안정적 수급 문제없나
공급선 다변화로 안정적 수급 만전 기해야

지난해 말 한전 컨소시엄이 쟁쟁한 원전 선진국을 제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발주한 400억 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원전연료의 안정적 확보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원전설비 및 발전량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원전연료수급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원전설비는 20기며 건설(준비)중인 원전설비는 10기다. 올 연말께 상업운전 예정인 신고리원전 1호기를 포함하면 가동중인 원전설비가 21기로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원전핵심기술 개발과 함께 원전연료의 안정적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은 공급선 다변화 및 장기공급계약으로 안정적인 원전연료 수급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일단 원자력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전연료 수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자력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동중인 원전설비가 20기, 2030년까지 18기(추정)를 더 건설해 전체 38기로 원전설비비중을 41%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앞으로 10년동안은 원전연료 수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신규공급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가격변동이 심한 현물시장보다 안정적인 장기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분간 원전연료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또 “해외 우라늄 광산, 농축공장 등 공급 소스 지분에도 참여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계원자력협회(WNA)ㆍ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450기의 원전이 추가 건설돼 최대 1200조원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추정한 만큼, 세계는 원전연료 확보에 더욱 혈안이 될 공산이 커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 위기로 각국의 원전 건설이 취소·연기되면서 현재 우라늄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한국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국의 원전 건설이 본격화되면 2015년부터 우라늄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 18기의 원전을 가진 중국은 2030년까지 100기를 더 늘리겠다고 나섰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10년 전 세계 원전 설비 용량 37만MWe (Mega Watt electric)가 2015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45만MWe, 2030년에는 53만MWe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현재 430기인 원전은 2030년 730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원전 기술을 가진 국가들은 우라늄 선점을 위한 인수·합병(M&A)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1970년부터 자주 광구를 소유하며 장기적 차원에서 우라늄광에 투자해 왔다.

2007년 아프리카 최대 우라늄 회사인 우라민(Uramin)을 24억 달러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니제르·카자흐스탄·캐나다 등 현재 40개국에 80여 개의 우라늄 생산 기지에서 36만 톤을 확보했다.

국영기업으로 세계 최고의 원전 회사인 아레바(Areva)는 정련·변환·농축·성형 가공에 이르는 원전 연료 수직 계열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우라늄광 개발 투자를 시작한 일본은 도쿄·간사이발전 등의 국영 전력 회사와 미쓰비시 등의 민간 기업이 연합으로 해외 자원 개발 회사를 활용해 현재 카자흐스탄·호주·캐나다·니제르 등에서 12만 톤의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다.

원자력 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 보면 향후 10년동안은 원전연료 수급에는 지장이 없으나 문제는 그 이후”라고 말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료수급에 대비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원전기수가 현재 21기에서 2016년 28기 2030년 38기(추정)로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며 설비량도 올해 1만8700MW에서 2016년 2만7000MW 2030년 4만1000MW로 증가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우라늄 수요량 역시 2010년 4300톤 2016년 5500톤 2030년 9500톤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에 따르면 원전연료의 장기계약현황은 정광의 경우 호주 ERA사 등 6개국 8개사로부터 계약기간 5~10년, 변환은 캐나다 Cameco사 등 4개국 5개사로부터 계약기간 3년, 농축은 미국 USEC사 등 4개국 4개사로부터 계약기간 5~10년, 성형가공은 한국원자력연료(주)에서 2년간의 계약기간이다.

이와 함께 해외 지분참여도 매우 적극적이다. 2008년까지 자주 보급률 0%였던 우리나라는 뒤늦게 해외 광구 확보에 나선 편이지만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한전)·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한국광업진흥공사가 우라늄 확보에 나서고 있고 (주)한화·LG상사 등 일부 대기업에서 원자재 트레이딩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량의 수요처가 한수원이기 때문에 한전과 한수원이 대부분의 물량을 취급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총 2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상업 운전 중이며 용량은 1만7716MW다. 이는 전체 발전설비 용량 7만2491MW 대비 24.4%에 해당한다.

우라늄은 원유처럼 거래소가 없기 때문에 광산 업체와 직접 계약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거래 조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우라늄 국제 가격은 UxC(Uranium Exchange Consulting)가 집계한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전은 김쌍수 사장 취임 이후 ‘한전 2020 전략’에 따라 2020년까지 자주 개발률 50%를 추진하고 있다. 그 성과로 지난해 캐나다와 니제르(아프리카)에서 총 1040톤을 확보했다. 현재 국내 연간 우라늄 사용량은 4500톤(원광 기준)이다.

캐나다 광구의 경우 지난해 6월 세계 10대 우라늄 광산업체인 데니슨의 지분 17%를 인수해 연간 300톤을 확보했고(한전과 한수원이 75 대 25로 투자) 12월에는 프랑스 업체인 아레바로부터 니제르 이모라렝 광산 지분 10%를 인수(한전과 한수원이 60 대 40으로 투자)해 2013년부터 연간 740톤을 들여오게 된다.

지분 인수 외에 직접 탐사 작업도 활발하다. 한전은 현재 캐나다 워터베리레이크와 캐나다 크리이스트 탐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워터베리레이크의 경우 현재까지 총 94개 공의 시추 탐사를 통해 20개 공에서 고품위(5~50%) 우라늄이 발견됐고 크리이스트에서는 현재까지 41개 공을 시추했다.

국내 우라늄 수요는 2020년 연간 7600톤, 그리고 UAE에 수주한 원전 공급용 1400톤을 포함해 총 9000톤으로 늘어난다. 한전은 이의 절반인 4500톤을 자주 개발로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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