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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정책 출구전략, 원전수출서 찾아야…”원전수출생태계 조성방안 정책세미나…업계 관심 뜨거워
세계가 탐내는 ‘한국형 원전기술’ 脫원전으로 ‘좌초 위기’
UAE 바라카원전의 참조모델인 신고리 3ㆍ4호기(설비용량 1400MW급). 세계 최초 제3세대 원전 시대의 포문을 열었던 신고리 3ㆍ4호기는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에 걸쳐 2346억 원을 투입해 국내기술로 개발된 신형가압경수로 노형으로 기존 100만kW 대비 40% 증가했고, 설계수명은 60년으로 기존 40년 대비 50% 향상하는 등 한국형원전(OPR1000)에 비해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원전 수출은 단순한 플랜트 수출이 아니다. 외교적, 정치적으로 국가위상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최대 규모의 단일공사 플랜트수출이다. 문재인 정부는 가장 많은 국민적 논란, 이해 충돌과 엄청난 갈등을 초래한 에너지전환 정책은 반드시 그 돌파구를 찾는 전환점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23개국에서 3000조 규모의 162기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계획돼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 원전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이다.

그러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우리의 원자력 관련 기술·인력이 빠르게 소실돼 원전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부터 에너지전환정책을 내세워 신규원전 백지화(신한울 3ㆍ4, 천지 1ㆍ2 등 신규원전 6기), 월성 1호기 조기폐쇄(2022년까지의 설계수명 단축),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 등 탈(脫)원전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독보적인 원전기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와 원자력산업계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또 원전수출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유지를 위해 어떤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원전수출을 통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등 학계·정부·업계 전문가의 다양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10일 정운천(바른미래당) 의원 주관으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원전수출 생태계 조성방안 정책세미나’는 원전산업 생태계 유지와 수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 패널리스트로 참석한 변준연 ㈜비전파워 회장은 “현재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 선진초강국들은 모두 원자력강국으로 이들 나라들은 일반 재래식 추진동력으로 장시간, 장거리 운영이 불가능한 우주개발ㆍ잠수함ㆍ항공모함ㆍ해저탐사ㆍ북극쇄빙선 등의 분야에 각종 원자력 추진동력을 이용해 선제적ㆍ전략적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변 회장은 “우리나라도 지난 40년 동안 피땀 흘린 각고의 노력 끝에 축적한 원자력 추진 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인정받고 원자력자립기술을 통해 미국, 프랑스 등 세계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원자력대국으로 좋은 인프라를 가졌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에너지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과거에는 정치ㆍ외교적으로 독립된 나라를 독립국가라 불렀지만 지금은 에너지가 독립된 나라가 진정한 독립국가고 에너지가 독립되지 않은 나라는 곧 식민지국가”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바로 에너지식민지국가이자 에너지종속국가임을 자청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변 회장은 “석유한 방울나지 않는 자원빈곤 국가에서 우리나라가 가진 것은 바로우수한 인력과 인재를 이용하여 에너지자립을 추진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바로 우리의 두뇌로 석유?석탄?가스에 버금가는 독자에너지를 창출해내고 있다.

특히 변 회장은 “중동의 부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전선진국이었던 영국과 콧대 높은 유럽의 국가들이 UAE 바라카원전 건설을 지켜보면서 ‘한국형 원전’ 우수함을 인정하고 있다”며 “UAE 원전수출의 수출 성공이라는 확실한 물꼬를 통해 침체된 우리 에너지산업계의 활력을 되찾아 한다. 차세대의 무한한 먹거리창출을 위한 굳건한 기반을 갖춘 ‘원자력강국’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중앙위원장은 “탈원전 정책을 강행할 경우 기술과 인력이 빠르게 소실될 것은 불(火) 보듯 뻔하다”면서 “원전도입국 입장에서는 ‘한국형 원전을 도입하면 나중에 제대로 된 기술지원 및 기자재공급을 받을 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으로 수출이 근본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실제로 원전산업 생태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의 판로 상실에 따른 공급망(Supply chain) 이탈로 인해 원전기자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국내 대학 원자력관련 학과 인원 감소 및 폐지, 청년일자리 감소, 원자력산업 종사자 대량 실직으로 이어지는 등 원자력산업 전반의 구조적 인력 악순환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성은(원자력산업활성화협의회 회장) 무진기연 대표 역시 국내 원자력산업 기업 생태계 유지 위한 당면과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원자력산업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안정적인 전력생산을 목표로 사업자인 한수원은 그 어떤 산업분야 보다도 참여하고 있는 기업에게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는 모든 품목을 정부 고시에 따라 품질을 Q(안전성등급), A(안전성영향등급), S(일반산업등급)로 등급화하고 있으며, 대한전기협회의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과 미국기계학회의 ASME 보일러?압력용기 기술기준(ASME B&PV Code) 요건을 채택해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 운영 및 신고리 5?6호기 등 신규 원전건설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Q등급(안전성등급)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해 한수원의 공급업체로 등록 및 유지가 되기 위해서는 한수원의 자체 평가표에 따른 적격 판정 받는 것 이외에 원자력품목 제조를 위한 KEPIC 및 ASME 인증을 취득해야하는 사항이 추가로 있다. 그러나 ASME와 KEPIC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각 인증별로 최소 1억5000만원~2억 원 상당의 심사비용은 물론 최소 6개월의 인증심사 준비기간 등을 감안하면 원자력기자재업체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하지만 원자력기자재업체들이 이러한 부담과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한수원의 공급업체로 등록돼 원자력산업에 뛰어들고자 했던 이유는 원자력산업이 국내 전력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신규원전 건설의 백지화, 노후화된 원전의 폐쇄가 실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지금껏 원자력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던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수원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한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수익성이 없는 국내 원자력산업에 종사할 이유가 없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의 원자력산업계 이탈이 점진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현재 상업운전 중인 총 24기의 원전 운영 중에 필요한 보수나 교체를 위한 품목을 제때, 제대로 공급 할 수 있을지 사업자인 한수원과 산업계는 우려하고 있다”며 “공급망(Supply chain)이 무너지면 지금까지 한수원과 원자력산업계가 각고의 노력 끝에 구축해온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는 불가피할 것이며, 이는 현재 가동중인 24기 원전 운영 및 유지에도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대표는 “한수원 및 국내 원자력산업계를 이끌고 나가야 될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신규건설 백지화에만 문제인식을 갖지 말고 현재 운영 중인 24기의 원전이 본래의 수명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운전될 수 있도록 원자력산업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방안과 정책을 수립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민생특위12’ 중 ‘청정에너지특별위원장’ 위원장을 맡아 자칭 ‘원전수출 전도사’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운천 의원은 지난해부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를 통해 “원전수출 생태계가 무너지면 국제 경쟁에서 도태되어, 그 격차를 영원히 따라 잡을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원전 시공 능력이 없으면 기술자도 사라지고 기술자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산업이 죽는다. 5년만 지나도 세대가 끊길 것”이라고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었다.

또 정 의원은 지난해 이낙연 총리에게 “경북 영덕에 건설 예정이었던 천지 1·2호기는 100% 기술 자립을 실현하고, 최신 안전성 개념을 탑재한 3.5세대 원전”이라고 설명하면서 “지난 8년간 2350억 원의 개발비용이 투입된 세계 최고의 기술인 APR+를 활용하고 원전 수출 활성화를 위해 경북 영덕을 ‘차세대 원전 수출전략지구’로 지정해 수출 생태계를 조성하자”고 대안을 제시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정운천 의원은 “차세대 원전 수출전략지구 지정을 위해 ‘원자력진흥위원회의 심의·의결 사항과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 원자로 수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는 원자력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원전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국회가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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