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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재생에너지 3020 정책 ‘평가와 대안 말하다’[전문가 칼럼-송유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2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20% 달성한다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RE 3020)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10.5%, 2030년까지 20%로 늘리며, 설비용량을 2022년 27.5GW까지, 2030년 63.8GW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에너지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 등이 존재했지만 사실상 가장 중심이 됐던 것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이었다. 한국의 장기 전력계획은 원전→석탄→LNG 식의 전원계획이었고 천연가스 수급과 재생에너지 정책은 종속변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해 전력계획과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의 수순을 바꾸고자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 폐기물과 바이오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전변시킨 것 역시 큰 의의를 갖는다. 이번 계획에서는 신규설비의 95%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하겠다고 했다.

주체별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살펴보면 2018년∼2030년까지 총 48.7GW의 신규 설비를 2022년까지 단기, 2030년까지 중장기로 나눠 △주택·건물 등 자가용 △협동조합 등 소규모 사업 △농가 태양광 △대규모 프로젝트 등을 보급 목표를 세웠다. 이 중 자가용과 협동조합, 농가태양광 등은 국민 참여형 확대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자가용 태양광 확대 계획을 보면 상계거래 제도를 개선해 태양광을 설치했을 경우 요금 절감 혜택을 확대하며, 2020년까지 3000㎡미만 공공 건축물을 시작으로 2025년 5000㎡미만 민간과 공공 건축물, 2030년까지는 모든 건축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100kW 이하 소규모 사업 역시 일반국민 위주로 사업을 지원하고 협동조합을 통한 참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발전 6개사가 20년간 의무구매를 하는 한국형 FIT(발전차액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고 사회적 경제기업(협동조합)과 시민펀드형 사업에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농촌지역 태양광 활성화는 농식품부와 지자체, 산업부 등이 협업해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 모델을 신규 도입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제도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부지 확보다. 현재 기승을 부리고 있는 환경파괴적·투기적 부지개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가 주도해 계획입지제도를 도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주민수용성과 환경성을 검토해 지역 주민이 배제되지 않으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을 지자체가 주체가 돼 수립해나가야 한다. 이번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서는 지자체 주도의 국민 참여형 사업에, 2030년까지 확대할 총 48.7GW 중 19.9GW를 할당하겠다고 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중 나머지 28.8GW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원전 유휴 부지와 석탄발전 부지 등의 활용, 수상태양광 및 해상·육상 풍력 등이 주된 대상이다.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대형 발전사의 RPS 의무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지역 주민이 채권투자 또는 펀드투자 등을 통해 참여함으로써 수용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3020을 통해 에너지신산업을 육성하고 전력중계시장 등 분산전원 확대를 위한 산업 등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3020은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확대, 주민 참여형 및 지자체와 공공 주도 등과 관련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담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과열된 재생에너지 시장의 역기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는 가중치 조정 정도에 머물고 있을 뿐 매우 불충분하다. 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보조금 등 재정 마련 계획이 없어 현재의 RPS 제도에만 의존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제반 재정을 집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재생에너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 수력과 양수발전의 환경적 제약이 크기 때문에 백업전원은 LNG 발전의 출력조절이 당분간 유력한 대안이다. 물론 석탄과 원자력의 출력 조정 역시 가능하나 유연하게 대처하기 쉽지 않고 특히 원자력일 경우 위험성이 크다. 더욱이 현재의 전력거래제도의 SMP 등을 통해서는 자칫 재생에너지 확대비용보다 백업전원의 거래비용이 더 높은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의 전력거래제도 등 시장적 질서가 재편돼야 하며, 백업전원은 공공적으로 지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지역적 배치 생산과 소비가 최대한 일치하는 도시가스와 발전용 요금 간 존재하는 천연가스 연료비 교차보조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제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발전 6개 공기업과 가스공사 그리고 지자체가 백업전원의 역할 및 가격에 대해 협력해 대안을 강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재생에너지 3020, 제13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그리고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다.

◆RPS 제도 개선과 다양한 이해관계의 상충
2018년 5월 18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개선’ 공청회를 통해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매입제도 도입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조정안이 발표됐다. 태양광 가중치 중 임야에 해당했던 가중치 0.7∼1.2가 유예기간을 두며 0.7로 축소됐다. 목재칩과 목재펠릿은 석탄혼소일 경우 가중치를 제외하며, 전소 전환설비일 경우 0.5로 낮추고 전소일 경우에도 단계별로 현행 1.5에서 0.5까지 낮추기로 했다.

Bio-SRF는 석탄혼소일 경우 가중치에서 제외하고 전소 전환설비와 전소일 경우는 유예기간을 두되 단계적으로 0.25까지 줄인다. 반면 미이용 바이오는 가중치를 2.0까지 높이며 폐기물의 경우 가중치를 0.25까지 낮추기로 했다. 풍력설비와 연계된 ESS의 경우 현행 4.5에서 2020년까지 4.0으로, 태양광 설비일 경우 5.0에서 2020년까지 4.0으로 낮추게 된다. 반면 해상풍력은 현재 1.5∼2.0인 가중치가 최고 3.5까지 커진다. 유일하게 가중치가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 바로 해상풍력이다. 이번 가중치 조정안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의 차이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목재펠릿과 바이오의 REC 가중치 축소, 폐기물과 ESS 연계 가중치 축소 등은 관련 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대기업들만이 참여할 것이 분명한 해상풍력, 이미 대자본이 투여된 목재칩과 목재펠릿의 전소 발전에 대해서는 30개월 유예기간을 뒀다. 이에 대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또 임야 태양광 가중치 0.7로의 하향, 5년간 허용하기로 했던 30~100kW 농어촌 태양광발전 FIT 제도 6개월 유예기간 후 폐지 등에 대해서는 소규모 사업자를 고사시키려는 방안이자 대규모 사업자에게만 유리한 조정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임야 태양광과 관련해서는 이미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산지관리법, 농지법 등 절차가 많고 지자체의 관련 조례까지 준수하는 등 아주 까다로운 조건에 얽매여 있는데도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이유로 가중치를 축소한 것은 부당하다는 하소연이 많다.

시민환경 진영의 입장 차이도 꽤 다양하다.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주체를 보다 많이 육성해야 하는데 이를 가로막는 처사가 아닌가, 정부가 산림 파괴를 지나치게 우려해서 재생에너지 육성을 가로막는 것이다, 대기업보다는 소규모 주체와 업체의 참여를 보장해라, 국민투자와 자치가 필요한데 대기업과 공기업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은 시장질서 왜곡이다 등등이다.

앞서 누누이 언급했듯이 이미 도입된 시장은 건전하게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도 결코 순(順) 시장이 아니며, 시장만으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도 명확하다. 문재인 정부의 가중치 조정안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차이는 재생에너지 주체 형성에 있어 고려할 바, 시장의 육성 및 지원과 규제의 병행 필요성을 확연히 보여줬다 할 것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시장의 명암은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이에 대한 보다 많은 논의, 폭넓은 고민이 정부뿐 아니라 시민사회 진영 전반에서 재생에너지 주체들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재생에너지 3020에서 보완해야 할 것
바이오와 폐기물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서 탈피해 신규 48.7GW의 재생에너지의 95%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대안이다. 특히 바이오와 폐기물에 의존해 RPS 공급의무를 손쉽게 해소하려 했던 공기업 등에게 보다 근본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대안을 궁구하게 한 계기가 됐다. 물론 목재칩과 바이오 연료를 생산해왔던 업체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겠으나 값비싸고 효율도 낮으며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하지 못하는 연료를 재생에너지라는 이름으로 확대할 수 없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바이오와 폐기물 뿐 아니라 임야 태양광 가중치 하향 조정 등을 통해 무분별한 환경파괴·투기적 재생에너지 확장에 일정한 제동을 걸었다고 보인다. 대용량 태양광 개발에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규제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태양광 대용량 개발이 지연되고 있으며, 삼림과 임야의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환경적 규제 및 주민 수용성 확대를 위한 정책 권한은 지금보다 확대·강화돼야 한다. 더욱이 임야와 유휴 부지를 둘러싼 투기적 흐름은 현재 부동산 투기와 별반 다를 바 없다. 당장 재생에너지의 의미 있는 투자를 지연시킨다 할지라도 환경적 피해를 고려하는 것이 올바르다. 태양광은 물론 풍력 등 대용량 개발에 있어 지자체 수준의 적합과 규제와 주민 수용성 제고 및 참여 방안 모색은 앞으로의 계속적인 과제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이라 할지라도 지자체와 주민들 및 공적주체가 개발·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참여도 필요하며, 투자 리스크를 고려할 때 가중치 등의 지원책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가중치가 3.5에 달하는 해상풍력의 경우 누가 봐도 대기업의 몫인데,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지원과 혜택만을 누리게 되는 현재의 제도는 그리 적절치 않다.

대기업 등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면 마땅히 재생에너지 확대 및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온실가스 저감과 관련해 대기업에게 온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다. 풍력과 태양광 등 대규모 개발에 있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제로 해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주체로서 운영에 반드시 개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면 더 크게 배려하고 고려해야 할 바는 개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환경피해, 삶의 조건 변화 전반을 감당해야 할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리스크다.

부지 선정과 개발에서만이 아니라 운영과 사회적 통제 전반에서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개발 수익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지역에 환원되도록 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나아가 대규모 개발을 무조건 대기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역의 다수 중소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 지자체와 공기업들이 협력하는 방안을 찾는다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에너지 공기업과 지자체의 협력 강화를 통해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분산형 전원의 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중앙집중식·공급중심의 에너지 공급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가 최대한 맞물리는 방식의 재편이 필요하다.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와 부산·울산 등 산업단지 밀집지역의 수요와 공급 차이는 무척 크다. 원자력과 석탄이 수요와 전혀 무관하게 편중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대용량 재생에너지 역시 특정 지역에 밀집될 가능성이 크다. 재생에너지 개발과 이의 백업전원인 천연가스 발전 등을 지역의 에너지 공급과 소비의 편중 등을 고려해 배치함으로써 수요·공급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보다 장기적·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분산형 전원을 마치 모든 행정구역 단위로 잘게 쪼개고 공동체들이 자급자족하는 방식으로 구상하는 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방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및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기도 힘들다. 에너지 분권 및 민주주의는 중앙집중형·위로부터의·비민주적 관료적 질서를 해체하는 것을 의미하며, 에너지 공급과 소비를 최대한 일치시키고 효율적·공공적으로 재편하는 것을 뜻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기금의 목적에 적합하게 쓰여 재생에너지 확대에 보다 기여할 수 있도록 확대·재편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전력산업기반기금은 목적에 적합하게 쓰이지 않고 있으며, 기획재정부의 통제 아래 적립과 융자금만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운영 및 투명한 사용을 위해 사회적으로 감시하고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한국은 이산화탄소 다량 배출 및 에너지 다소비 기업에 대한 규제 조치 혹은 세제가 부재하기에,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확대·재편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전환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마땅하기에 현재의 거취방식을 개편해 보다 형평성 있는 부담 원칙을 세워야 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만이 아니라 각종 관련 기금·재원·세제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운용되고 집행될 수 있는 구조적 개선도 필요하다. 에너지특별회계 등 각종 기금의 통합적 운영 등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유류세 등 기존 세제들을 보다 환경적으로 강화하고 이와 연관된 기금 혹은 각종 회계들을 통합·재편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공공적 투자·지원 재원을 늘려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제도개편은 기금과 회계 전반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며, 독립적 운영주체를 수립하는 것 등을 가장 중요한 전제요건으로 해야 할 것이다.

<※본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한국원자력신문  knp@knpnews.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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