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硏,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상용화 라인 구축 기념행사 가져
파워테크닉스 “2020년 月1500매 이상 양산ㆍ年매출 600억 목표”

국내 최초로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상용화 라인’이 구축됐다. 앞으로 전기차의 효율을 최대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고효율 SiC 전력반도체 기술이 연구개발 단계에만 머물지 않고 전기차 핵심부품 제조기술로 탄생할 전망이다.

19일 한국전기연구원(KERIㆍ원장 최규하)과 ㈜파워테크닉스(대표 김도하)는 경북 포항에서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상용화 라인’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SiC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의 주역인 김남균 한국전기연구원 HVDC연구본부장, 방욱 전력반도체연구센터장 등을 비롯한 연구진과 김도하 대표, 정은식 부사장 등을 비롯한 파워테크닉스의 관련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변환, 처리, 제어하는 반도체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연결하는 고성능 인버터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기존 전력반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Si) 전력반도체는 동작 온도나 속도, 효율 등에서 정점에 이르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이제는 재료 특성이 우수한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가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친환경에너지 도입 확대, 환경규제 강화,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향후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물류 등의 분야에서 적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는 미국, 일본, 독일 등 몇 개의 해외 업체가 생산과 공급을 독점하고 있었다. 그동안 전량수입에 의존했던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를 국내 출연기관과 중견기업이 실질적인 상용화 라인 구축으로 친환경 전기차 분야에서 출연연·민간기업 간 상호협력의 성공적 모범사례가 될 전망이다.

KERI가 개발한 SiC 전력반도체 기술을 전기자동차에 적용하면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 보다 물성이 뛰어나 전력을 덜 사용하고 열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배터리의 전력 소모를 덜고 차체의 무게와 부피를 줄여 최대 10%의 에너지효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탄화규소(SiC, Silicon carbide)는 실리콘(Si)과 탄소(C)가 일대일로 결합된 화합물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한 물질이다. 단단한 특성을 이용하여 지금까지는 반도체 재료보다는 주로 사포나 숫돌 등 연마용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사진제공=한국전기연구원

KERI은 SiC 전력반도체 원천기술을 파워테크닉스에 이전하고, 장비구매부터 양산화 라인 구축까지의 전 프로세스를 지원했다. 전기차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인 SiC 전력반도체를 선진국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분야로 보고 각종 기술시험 및 전문가 자문 등을 적극 제공하며 기술의 상용화가 보다 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방욱 KERI 전력반도체연구센터장은 “전기차 등 새로운 전력수요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SiC 전력반도체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시장창출이 가능한 차세대 먹거리 기술”이라며 “KERI가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생산설비를 통해 본격 상용화된다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우리나라가 전력반도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하 파워테크닉스 대표는 “SiC 전력반도체 상용화 라인 구축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 KERI의 아낌없는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KERI의 원천기술과 우리의 양산 기술 및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 생산체제를 구축하여 선진국과도 경쟁이 가능한 상용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파워테크닉스는 이번 생산화 라인 준비를 위해 12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자로 SiC 전력반도체 전용 장비(Implanter, Activator, Oxidator, Trench ICP)를 포함한 양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5월 29일 SiC 양산전용 고온·고에너지 이온주입장비를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도입했다. 이 생산 라인을 통해 올해 SiC 다이오드 제품군 양산부터 SiC MOSFET 제품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파워테크닉스는 올해 월간 300매 생산을 목표로 가동을 시작해 양산 안정화 및 투입량 확대로 2019년 550매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시장의 안정적 매출 확보와 핵심 장비 증설을 통해 2020년 이후에는 약 1500매 이상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0년 연 매출 6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국내외 수출 증대를 목표로 삼았다.

전 세계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15년 기준 2억1000만달러(약 2500억원) 규모다. 2020년에는 10억9500만달러(약 1조2590억원)으로, 5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응용 분야 중에서도 자동차용 SiC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2020년 자동차용 시장 규모는 2억7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KERI는 1999년부터 전력반도체 과제를 시작한 이래, 국내 시장 형성이 안 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20년 가까이 외길로 연구에 매진해 왔다. 꾸준한 지원과 연구를 통해 SiC 전력반도체 제조의 핵심기술인 고온 이온주입 기술(2013년), 칩 면적과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다이오드 기술(2015년), 프리미엄 제품인 1200V급 트랜지스터(MOSFET) 기술(2018년) 등을 차례로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엔 국가연구개발 R&D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 개발 완료한 ‘1200V급 트랜지스터(MOSFET) 기술’은 국내 SiC 전력반도체 양산 기술력을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은 웨이퍼 처리속도와 단위 소자 성능을 기존 기술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이를 반영한 SiC 전력소자 설계를 통해 해당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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