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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어디에도 없는 脫원전 정책, 부작용만 초래”[창간9주년 이슈체크]“文정부 2년차 접어든 ‘탈원전’, 찜통더위 전력수요예측 빗나가

연일 40도에 오르내리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이 가마솥처럼 펄펄 끓고 있다. 낮동안 달궈진 더위는 열대야로 밤까지 이어지면서 정부가 지난해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발표한 올 여름 최대 전력수요 예상과 달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재난수준의 폭염이지만 7월에만 올 여름 들어 7차례나 최대치를 갈아치울 정도로 연일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도 정부는 “현재와 같은 폭염이 지속될 경우 여름철 피크는 8월 둘째주로 예상되지만 최소 100만kW 규모의 추가 공급능력이 확충돼 피크 시에도 전력 수급관리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당초 기상청 예보에도 불구하고 전력수요 예측이 빗나가자 정부가 구원투수로 꺼내든 카드가 바로 ‘원전 재가동’이다. 지난 5월 18일부터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지난 20일 발전을 재개한 한울 4호기와 지난 12일 불시정지 돼 복구 작업을 마치고 보름 만에 재가동을 승인한 한울 2호기 등은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원전 운영이 절실한 정부의 모순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산업계 안팎에서는 “지난겨울 최대 전력수요를 낮춰 잡았다가 한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기업에 10차례나 급전지시를 내려 생산 차질과 국고 낭비를 자초한데 이어 올 여름은 ‘원전 재가동’과 급전지시를 내리는 ‘땜질처방’으로 넘기려 한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더 심화될 것인데, 다가오는 겨울과 내년 여름은 또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제32회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원전 가동상황을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산업부가 전체적인 전력 수급계획과 전망, 그리고 대책에 대해서 소상히 국민들께 밝혀드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일부 언론들은 “탈원전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원전 가동은 급격히 줄고 원전 이용률은 급락했다”면서 “까다로운 허가 규정에 정비일수는 늘고, 가동 중단이 장기화 되면서 이용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으며, 원전 경제성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다시 산업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통해 “원전 이용률이 감소한 원인은 예방정비 과정에서 발견된 안전과 관련된 문제점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일부 원전이 일시적으로 가동 중지되었기 때문이며,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산업부는 “원전의 안전 점검이 확대된 이유는 격납건물 철판부식, 콘크리트 내 이물질 혼입 등 과거로부터 누적된 안전관리상의 잘못을 바로 잡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원안위에서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시행한 조치”라면서 “한수원은 향후 계획예방정비 일정을 고려할 때 하반기 원전 이용률은 77.3%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급속한 탈(脫)원전이 진행된 지난 1년, 찬반을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은 ‘뜨거운 감자’이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과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수요전망)을 위한 에너지전환정책은 화력연료의 탄소포집 및 분리(CCS), ESS(에너지저장), 전기자동차, 태양광ㆍ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개발 등 에너지원 다변화를 통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인류 앞에 놓인 ‘지구온난화’라는 대재앙을 막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공평한 기준을 잃어버렸다.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 끝이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신규원전 백지화로 국내 안전운영 저해ㆍ수출산업 경쟁력 약화

지난 23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와 자유한국당탈원전대응특위가 주최한 ‘탈원전 1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정용훈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건설 및 계획이 진행 중인 신규원전의 백지화를 통한 탈원전은 국내 안전운영 저해, 수출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필리핀은 원자력 산업이 의미가 없던 국가였고 독일은 원자력 공급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든 뒤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 또 스웨덴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원전은 건설했다”며 “한국은 원전 사업 성장기에 있고 공급·수출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 살아있는 원전 산업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건설 중인 신규원전은 완료하도록 계획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며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는 원전 공급망의 붕괴를 막고 공급망을 수출로 연결 가능하며 토지보상, 매몰비용, 법적책임 들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 신규원전 백지화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신한울 3ㆍ4호기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건설이 예정돼 있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보다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30년까지 100조원을 투입해 신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설비를 48.7GW 건설, 20년간 운영을 통해 약 1조 6000억kWh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한전판매단가 기준으로 대략 178조원에 상당한다.

반면 10조원이 투입돼 총 2.8GW 규모로 건설되는 신한울 3ㆍ4호기는 85% 이용률 기준으로 60년간 운영을 통해 약 1조 3000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한전판매단가 기준으로 대략 138조원에 상당하는 규모다.

산자부 등 관련공무원, 원자력진흥법 對 탈원전로드맵 의무충돌

한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취소청구소송의 원고측 법무대리를 맡고 있는 법률사무소 이세(利世)의 김기수 변호사는 “국가의 에너지정책은 헌법이 정한 기본적 정책에 해당돼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만 국무회의의 심의만으로 완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무회의 심의는 그 자체로 완결이 아니라 정책을 국회 및 각급 행정각부에 시행하는 첫 단추에 불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각급 행정부처는 정부정책의 변화에 따라 집권여당과 대통령이 수행하고자 하는 정책과 맞지 아니한 법률을 개정하는 노력을 선행해야 하는데, 정책의 변경에 따른 대안을 강구하고 그 정책변경의 비용도 미리 산정하는 등 비용대비 효과를 예측해 정책의 우선 집행순위와 완급을 사전에 결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헌법은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한 중요정책의 수립에 관하여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둘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에 대해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어떤 자문을 받았는지 국민들은 모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발전에서 탈피하자는 정책이므로 원자력진흥법의 폐지나 개정이 선행되는 것이 법치국가의 당연한 수순임에도 기존 법령의 폐지나 개정 없이 정부가 탈원전을 강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직권남용이거나 직무유기죄이다. 대통령으로서는 그야말로 국정농단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진흥법은 원자력의 연구·개발·생산·이용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학술의 진보와 산업의 진흥을 촉진함으로써 국민생활의 향상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됐음을 법 제1조에서 스스로 선언하고 있다.

동법 제9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원자력이용을 위하여 5년마다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원자력이용에 관한 현황과 전망에 관한 사항 ▲원자력이용에 관한 정책목표와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 ▲부문별 과제 및 그 추진에 관한 사항 ▲소요재원의 투자계획 및 조달에 관한 사항 ▲그 밖에 원자력이용에 필요한 사항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계획을 확정하고 관계된 부처의 장에게 통보하고 연도별 세부사업추진계획도 수립, 시행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탈원전 로드맵(에너지전환정책)이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할 때 과학기술부장관은 어떤 입장을 표명했는가. 또 탈원전 로드맵을 국무회의가 의결할 때 원자력진흥법 폐기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는가”라고 반문하며 “과학기술부장관과 국무총리는 이러한 법률상의 의무충돌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하고 식물원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모순된 국정운영으로 공무원들은 법률이 정한 원자력발전과 진흥업무에 매진할 의무와 국무회의를 통과한 탈원전 로드맵을 이행할 사실상의 강제력 앞에 대책 없이 휘둘리며, 민ㆍ형사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탈(脫)원전 정책을 하위기관으로, 하위기관으로 떠미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결국 한수원이사회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독박쓰기’ 충성맹세라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대한민국의 탈원전 정책은 넝마처럼 너덜너덜해진 상태가 됐다”면서 “법적절차를 무시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강행은 책임행정의 원리에 반하는 무법천지를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간곡히 문재인 정부에 고한다. 탈원전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려면 지금이라도 그 정책시행을 위한 법령의 개정과 정책시행으로 인해 빚어질 원자력산업계 및 지역주민들의 손실에 대해서 보상할 방안으로 마련하라”면서 “국가의 에너지정책은 반드시 적법절차를 거쳐서 이행되도록 하는 법안도 하루 속히 상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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