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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의 대들보 “KEPIC, 표준을 넘어 미래를 담다”[특집=2018KEPIC-Week] ‘Advanced Standard & Global Partner’

우리나라에서 KEPIC(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 전력산업기술기술)이 최초 발행된 것은 1995년이지만 실질적으로 추진된 것은 원전 건설이 한창 진행되던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프랑스, 캐나다와 같이 다양한 국가에서 설비들이 들어와 건설되고 있었다.

결국 각 원전마다 서로 다른 국가의 기준이 적용되다 보니 기술자립과 국제경쟁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만의 기준을 가질 필요성이 대두됐고, KEPIC은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개발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당초 원자력발전 기술의 자립정책으로 시작한 KEPIC은 화력발전소까지 적용 가능한 전력산업기술기준 개발로 확대된다.

당시 1000MW급 표준형 원전인 영광원전(現 한빛원전) 3?4호기와 500MW급 표준형 화력발전소인 태안화력 1?2호기에 적용됐던 해외표준(주로 미국 표준)을 대상으로 발전설비 건설단계에 필요한 표준 1만2000여 쪽을 우선 개발하고 1995년 11월에 KEPIC 1995년판으로 최초 발행하게 됐다. 이후 2000년판, 2005년판, 2010년판, 2015년판 등 지금까지 5년 주기로 5회에 걸쳐 KEPIC이 발행됐다. 특히 6단계 사업으로 추진된 바 있는 KEPIC 2015년판의 경우, 총 7개 분야 480종으로 구성된 7만5000여 쪽의 방대한 자료로 집대성돼 국·영문판으로 발행됐다.

이 기간 동안 대한전기협회는 성능시험, 유지정비 등 신규표준개발과 국내 전력산업 기술 집약 시스템 운영 등을 통해 국제표준화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KEPIC e-Book 열람 시스템 등 웹 기반 운영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현재는 7단계(2016년∼2020년)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PC 인터넷 기반 KEPIC e-Book 열람시스템 운영(2016년)과 더불어 모바일 인터넷 기간 KEPIC e-Book 열람시스템 운영(2018년 8월)을 앞두고 있다.

KEPIC 개발 초기, 적용표준 1418종 중에서 중요도 및 활용도에 따라 487종의 표준을 개발대상으로 선정했고, 6단계까지 480종의 표준을 개발했다. 산업계 요구에 부응하여 7단계까지 90종을 신규로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그동안 KEPIC은 전력설비 국산화, 설비 신뢰성 향상 등 국내 전력기술 선진화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면서 원전 건설·운영을 비롯한 전력설비 표준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영월천연가스화력 발전소 주기기에 KEPIC이 전면 적용돼 준공됐으며, 같은 해 UAE 수출원전 전면적용이 확정되는 등 해를 거듭함에 따라 KEPIC의 위상은 강화되고 있다.

◆‘세계의 표준’으로 한걸음 더 성장…해체표준화 개발
KEPIC은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화력, 송변배전 설비 등 모든 전력산업 설비에 적용되는데, 안전성의 비중이 클수록 KEPIC 작용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원전의 경우에는 신고리 1ㆍ2호기 이후 신규 건설되는 모든 원전에 전면 적용되고 있으며, 2009년 수주한 국내 최초의 수출 원전인 UAE 바라카원전에도 KEPIC이 전면 적용되면서 국제화의 기반을 구축한 바 있다. 또 부산시 기장군에 건설예정인 ‘수출형 신형연구로 실증사업’과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이 예정돼 있는 SMART PPE(Pre-Project Engineering, 건설 전 설계)에도 KEPIC이 적용되고 있다.

한편 민간화력발전사인 강릉에코파워와 고성그린파워는 2014년 1,000MWe급 화력발전소 건설에 KEPIC을 전면 적용했다. 또한 성능시험표준 및 유지정비표준 등이 2010년판으로 개발됨으로써 발전회사는 물론 유지정비 회사와 대형 건설사들도 KEPIC 적용기반 확산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반면 송·변·배전 분야의 경우에는 IEC 국제표준을 많이 채택하고 있는데, KEPIC은 ASME, IEEE 등과 같이 민간표준이기에 현재로서는 일부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기협회는 송·변·배전 분야 국가표준개발협력기관(COSD) 업무 수임을 통해 관련 표준의 영역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KEPIC은 단순한 산업표준을 넘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중심이자 ‘세계의 표준’으로 성장하며, 미래형 전력산업을 이끌 표준으로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원자력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그 시발점이 됐던 고리 1호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이제는 수명이 다한 원전을 과연 어떻게 해체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KEPIC에서도 ‘안전하고 신뢰받는 해체기술 표준시장 선점’을 목표로 원전 해체기술에 대한 표준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EPIC은 원자력안전법, 원전해체계획서 등에 절차 및 지침을 확인해 표준화 방안을 먼저 모색한 후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 국내외 원전 해체 참조문서에 대해 상세 검토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우리나라의 해체 산업에 적용 가능한 참조문서를 도출하고 개발 표준을 확인한 후 산업계에 필요한 해체 표준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먼저 기 확보된 R&D 37개 기술 및 미확보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연계해 시행키로 했다.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R&D 기술을 상세 검토해 표준으로 개발 가능한 분야의 KEPIC을 개발할 계획이다.

원전해체 시 발생될 사용후핵연료 분야에 대한 표준화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부지 설정 등의 어려움이 있으므로 중간 저장시설 등에 관한 표준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원전해체시장 진출을 도모한다. 현재 원전해체 경험 국가는 안전규제기준, 지침서 및 절차서에 따라 원전해체를 수행하고 있는데 관련 표준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외 규제기준에 부합하는 원전해체 표준을 개발해 고리 1호기 적용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해체표준화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단일패키지 ‘전용표준’, 무형의 가치 “따지기 어려워
KEPIC은 성능이나 효율성보다 안전성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기준이지만 다양한 부가가치도 창출하고 있는 기준이다. 그 이유는 바로 KEPIC이 하나의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수많은 표준들을 집대성해서 이를 단일 패키지화한 전력산업계의 ‘전용표준’이기 때문이다.

KEPIC에는 전력설비의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총 7개 분야 480종(2015년판 기준)의 단위기술기준이 체계적으로 집대성되어 있다. 이 같은 점은 전력설비 건설 프로젝트에 KEPIC을 적용할 경우, 단일 표준의 적용만으로 건설 및 운영 등 전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글로 된 표준인 KEPIC은 작업인력들의 현장적용에 편의를 제공하였으며, 외국 표준 및 인증제도 적용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는 등 기술수준의 향상과 품질제고 효과를 거두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종해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은 “KEPIC의 경제적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효과가 전력산업계에 더 크기 때문에 정확히 수치상으로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산출이 가능한 경제적 효과를 보면 우선 시공사, 기자재 제작자 등에 대한 국내 인증제도 적용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ASME를 적용할 때에 비해 업체 당 약 4만 달러 정도를 절감할 수 있어 현재 인증업체 수가 약 213여개(2017년 8월 기준)인 점을 고려할 때 연간 약 50억 원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ASME를 적용해 기자재를 구입하였을 때와 KEPIC을 적용하였을 경우 적게는 24%에서 많게는 53%까지 구매비용을 절감한 사례가 있다. 절감사유는 국내 인증제도의 적용과 국내 제작 부품과 소재의 사용, 그리고 기자재 공급자의 다양화에 따른 가격 인하요인 발생 등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 국내 건설원전 보조기기 구입에 KEPIC을 적용할 경우 예상할 수 있는 기자재 구입비 절감률을 계산하면 최소한 1238억 원이 산출되는데, KEPIC과 이에 상응하는 외국의 참조표준을 구입할 때 발생하는 비용 차이를 분석해 보면 5년간 표준 구입비용 절감액이 70억 원(평균 200부 적용)에 달하고 있다.

◆인증업체 57개사로 출발…현재 119개사 유지
대한전기협회는 KEPIC의 미래 비전을 ‘Advanced Standard & Global Partner’로 설정했다. 이는 제대로 된 표준을 잘 만들어서 국내외로 널리 활용하자는데 있다. 즉 KEPIC의 표준화 기술 선진화로 KEPIC을 국제적인 표준과 대등한 수준으로 도약시키고, 국내 기술의 집약과 반영을 통해 독창성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표준화를 도모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또 국제표준과 부합화해 국제적 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국내외 전력산업 여건에 부합하는 최적의 표준을 통해 경제적 효과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으로 ‘KEPIC by kepic’이라는 전략을 통해 세부 목표를 설정,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는 국내 전력기술 선도 및 적극 활용으로 고유성(knowledge-leading) 증진을 추진하고, 기술전문가 활용 및 교육의 확대를 통해 전문성(expertise-higher)을 향상시켜 나감은 물론, 국제표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국제화(partnership-extended) 확대, 국내외 전력산업 전반에 걸친 KEPIC의 적용성(industry-wide) 증대, 실질적인 비용절감 극대화를 통한 KEPIC 활용의 경제성(cost-profitable) 제고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KEPIC 자격인증제도는 전력설비(특히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조직 및 인원이 KEPIC에서 규정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KEPIC 주관기관인 전기협회가 그 자격을 평가 및 관리한다. 1997년 기존의 해외인증자격 전환업체 57개사에서 출발한 KEPIC 자격인증업체는 2108년 6월 기준 KEPIC 자격인증업체는 총 199개사이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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