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산업 내수시장 불황 탈출구 中企 해외판로 시장개척단 마련
품질시스템 종합지원ㆍ보유기술 이전 등…‘사회적 가치’ 실현 기여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및 폴란드 신규원전 수주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원전 기자재 중소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내수시장 심화로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원전기자재 중소기업들에게는 실 날 같은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원전 산업은 엄격한 품질기준 등의 사유로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해외진출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한수원은 국내 원전기자재 협력사들의 수출방안을 전략으로 지원해 사회적가치 실현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은 2015년 11월 국내 원전 기자재공급업체 29개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코리아누클리어파트너스(KNP, Korea Nuclear Partners)를 설립하고 국내 원전관련 기업의 수출역량을 크게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은 물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기여해왔다.

이에 KNP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BNPP)를 포함한 글로벌 원전시장에 원전기자재와 함께 검사 및 정비용역 수출 등을 맡아 향후 10년 동안 약 6500억원 규모의 수출시장에 대한 사업기반을 다져왔다. 또 해외 원전 건설사 및 운영사에 대한 국내기업의 유자격 등록지원, 해외 주요 기술기준에 대한 국내기업의 인증지원 업무도 수행했다.

물론 UAE 원전 이후 핀란드, 사우디, 체코, 영국 등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국내 원전기자재 중소기업의 수출을 위한 지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생산제품 판로확보를 위한 시장조사, 해외 공동지사 설립, 인허가 취득지원, 수출 제반행정 지원 등 수출을 위한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6년 11월에는 UAE에, 2017년 11월에는 스페인에 중소기업 해외 공동지사를 설립함으로써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힘쓴 결과 지난해에만 370만 달러의 수출 성과와 함께 (주)ES다산를 비롯해 협력기업 2개사가 러시아 원자력국영기업인 로사톰(Rosatom)에 공급자로 등록하는 쾌거를 이룬바 있다.

공영택 한수원 조달처장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원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전산업 생태계를 보존하고 중소기업들의 원전산업계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에 협력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다각적인 지원 사업을 모색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3일 출범한 ‘한수원 협력사 동반성장협의회’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한수원은 올해 협력 중소기업과의 활발한 소통과 해외시장 정보교류로 더욱 가까이에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 동반성장협의회는 한수원과 협력중소기업 간 네트워킹을 통해 동반성장하고자 구성된 협의체로 ▲기계기술 ▲계전기술 ▲일반기술 ▲해외시장개척 등 4개 분야에 ▲세안기술 ▲포스텍 ▲삼진공작 ▲휴먼텍 ▲우진 ▲용성전기 ▲와이피피 ▲SF테크놀로지 ▲ES다산 ▲포커스테크놀러지 ▲비츠로시스 등 총 총 80개 협력사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함께 만들어가는 지원사업 프로젝트’ 제2차 협력회사-한수원 동반성장협의회에서는 ‘2018 UAE·러시아 시장개척단’ 모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시장객척단 참여기업은 총비용의 80%를 지원받게 되며 20%만 부담하면 된다.

UAE BNPP 사업은 2009년 12월 한국최초의 해외원전사업으로 한국형원전 APR1400 4기(5600MW)를 아부다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진제공=한국전력

UAE시장개척단 사업은 오는 22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추진되며 BNPP 기자재 공급자 및 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 30개사, 여성기업·사회적기업 1~2개사가 지원대상이다. 사업의 주요 내용으로는 UAE 주요 엔드유저 초청세미나를 비롯해 중동 EPC B2B 미팅과 WETEX 참관 및 BNPP 건설현장 투어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추진되는 러시아 시장개척단은 한수원 유자격 공급사·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 등 15개 사 대상이다. 로사톰 벤더등록 관련 세미나와 러시아 및 동유럽 주요 EPC B2B 미팅 및 ATOMEX 참관 등이다.

공 처장은 “원전의 특성상 해외 판로개척은 그리 녹록치 않다. 더구나 원전기자재 중소기업들이 가장 쉽게 수출할 수 있는 바라카 원전의 상업운전이 2020년 이후로 미뤄지면서 여건이 어려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앞으로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국내 원전기자재 공급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해당 제품을 제조해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동시에 해외시장을 창출하는데 한수원은 협력사들과 유기적인 대응과 전방적인 지원을 펼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수원은 ‘2018 UAEㆍ러시아 시장개척단’의 첫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시장조사 및 바이어발굴 등 사후관리를 통해 내년에는 터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시장개척단 파견을 계획 중이다.

한편 한수원에 따르면 ‘함께 만들어가는 지원사업 프로젝트’는 한수원 입장에서 지원사업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가 참여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사업을 직접 기획하거나 관련 제도를 개선ㆍ실천하는 프로젝트다. 우선적으로 R&D 및 기술개발, 해외시장개척, 경영개선 3개 분야에 대해 협의회를 구축했으며, 추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한수원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경영혁신 종합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창업기’ 기업을 위해 일반산업계의 기본 품질체계인 ‘ISO 인증자격’ 취득을 지원하며, ‘성장기’ 기업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경영방식 등 소프트웨어 위주의 개선을 지원하는 ‘산업혁신운동’을 지원한다. ‘성숙기’ 기업을 위해서는 신규설비 도입이나 개발을 통해 제조공정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공정혁신’ 지원을 통해 기업당 최대 8000만원을 지원한다.

또 한수원은 경주 본사이전을 계기로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경주기업을 위해 ‘New&Clear 경주 동반성장기금’의 저리자금지원사업을 시작했다. 14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일반신용대출 대비 최대 2.0%p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이 제도는 경주지역기업의 유동성 지원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계약금액의 최대 80%까지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파워에너지론’과 ‘다함께 성장론’은 물론,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대출기금을 조성하여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협력대출’을 1100억 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또 2ㆍ3차 협력중소기업의 자금흐름 개선을 위해 ‘상생결제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한수원은 중소기업들의 원전산업계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강소기업의 진입문턱을 낮추기 위한 ‘품질시스템 구축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원자력 유자격 공급자 등록지원 사업과 원자력 품질인증 지원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공급자 등록지원을 위해 기업당 최대 2000만원, 품질인증 취득지원을 위해 기업당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한수원은 중소기업과의 협력연구개발 시 과제당 최대 10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수원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협력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이전함으로써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협력중소기업 직원들의 직무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지원사업도 시행 중이다. 원자력관련 교육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생산성본부ㆍ한국능률협회ㆍ한국무역협회ㆍ대한전기협회, 한국표준협회에서 시행하는 품질(KEPICㆍISO등), 재무, 기획 등의 교육과정에 대해 80%의 비용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의 인적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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