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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與野 치열한 격돌[2018국감]야당 의원들 “이사회 날치기 통과, 정당성 결여”
정재훈 사장 “이사회 자율판단…신념따라 폐쇄 결정” 반박

올해 국감도 ‘문재인식 탈(脫)원전’이 핵심키워드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면 올해 국감에서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놓고 야당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탈원전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은 한수원 이사회가 지난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정당성이 없는 날치기 통과다.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정재훈 한수원 사장을 코너로 몰았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월성1호기는 모든 법적절차를 다 거치고 7000억 원을 들여 안전보강까지 완료해 2022년까지 잘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난데없이 갑자기 한수원 이사회가 도둑이사회를 열어 법적근거도 없이 초법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라는 결론을 미리 만들어 놓고 가동률과 판매단가 등을 임의로 낮춰 계산해 경제성 부족이라는 근거를 쥐어짜낸 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매몰비용 7000억 원을 비롯해 향후 5년간 전력구입비용 8510억원, 탄소배출비 2237억원, 적어도 1조원이 허공에 날라가는 셈인데, 손실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산업부가 조기폐쇄 비용 보전을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이는 결국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박 의원은 이어 “탈원전을 주장하는 정권의 오만과 측근들의 권력에 대한 아부가 빚어낸 참극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결국 역사가 책임 물을 것”이라며 “정 사장이 정부 정책의 행동대장 노릇을 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정부의 강요에 의한 결정이었는지도 따져 물었다. 이에 정 사장은 “이사회의 자율적인 판단이다. 국가 정책으로 결정된 사안을 한수원 최고경영자(CEO)로서 받아들인 것이고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길이었다”며 “결국 한수원에게도 이득이 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강요에 의한 것도 아니고 알아서 긴 것도 아니라고 했는데 그럼 무슨 생각으로 내린 결정이냐는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의 물음에는 “제 신념에 따랐다”며 “재차 말씀드리지만 자율적 결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사장은 이날 답변 과정에서 몇 차례 신념을 언급했고 그때마다 일부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발전단가 분석 연구보고서 두고 ‘여야 옥신각신’ 진실공방戰

지난 11일 산업부 국감에서 한 차례 논란이 됐던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내놓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발전단가 분석, 8차 전력수급계획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두고 진실공방전(戰)이 펼쳐지기도 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수원으로부터 입수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2030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와 양수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의 투자비용은 약 178조 82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전력판매단가는 현재 한전의 전력판매단가(약 98원/kWh) 대비 약 57.41원/kWh가 증가해 용도별로 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나와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2030년까지 한전이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해 오는 가격인 전력의 평균정산단가는 무려 200.84원/kWh(現 약 98원/kWh)에 육박해 국민들의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같은 기간 전력의 평균발전단가는 약 258.97원/kWh에 달해 원전의 폐지와 신재생의 보급이 기존 대비 약 97.17원의 발전단가 추가 인상을 불러오는 것으로 예측돼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정부 정책에 대한 건전하고 합리적 의견이라면 주체가 누구든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정작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이 탈원전의 부작용을 조목조목 반박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자 자문교수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하고 있다”며 “이 보고서의 작성자와 승인자 그리고 검토자 모두 한수원 소속 직원으로서 모두 저자로 등재돼 있고 보고서의 대외적인 사용에 한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표기까지 돼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정부의 얕은 편법에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해명하고 있는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반면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고서에 오류가 있다며 김 의원의 주장에 맞불을 놓았다. 박 의원은 “보고서는 전력수급계획상의 7차와 8차 계획에 따른 2017년부터 2030년까지의 연도별 차이를 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력판매단가를 추산했다. 그러나 7·8차 계획은 이미 누적분이기 때문에 연도별 차이를 더하는 것은 이중계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 계산도 잘못됐음을 꼬집었다. 발전단가가 지난해 156.61원/kWh에서 2030년까지 매년 6.5%씩 상승한다는 전제하에 계산한 것인데,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기술발전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산단가가 2030년까지 35.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어 발전단가가 높게 나타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보고서는 이미 누적돼 있는 발전 단가에 추가로 누적 비용을 더해 완전히 잘못된 데이터를 가지고 탈원전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여기에 앞으로 기술 개발에 따른 신재생에너지의 가격 하락 가능성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중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고 탈원전은 세계적인 추세인 것은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대부분 원전 제로화 혹은 감축을 추진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사장은 “보고서는 공식 보고서가 아닌 자문 보고서”라며 “또 보고서를 작성한 교수가 신재생 발전단가에서 투자 규모를 계산할 때 착각으로 이중 계산을 해 174조원이 추가됐다”며 “교수 본인으로부터 잘못 계산했다는 확인을 받았기 때문에 해당 연구내용은 가치가 없어서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고서로 인해 며칠 동안 여러 의원들이 지적을 하고 오늘도 쟁점이 됐다”며 “이 보고서 때문에 한수원의 다른 보고서 신뢰에 금이 가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원전 여과배기설비 납품 제작사 Q등급 등록 검증 부실 의혹
 
한편 이날 국감에선 한수원이 원전 12기에 설치될 여과배기설비 업체 선정과 관련해 BHI에게 예외 매뉴얼을 적용하고 단기간에 여과배기설비 공급자의 지위를 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HI가 여과배기설비 납품은 물론 실물 제작도 없었지만 1000억원대의 계약(추정)을 앞두고 급하게 공급자 등록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과배기설비는 중대사고 발생 시 방사능을 걸러낸 뒤 공기를 방출해 격납건물의 기압을 떨어뜨려 건물 파손을 막아주는 설비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국내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해 가동 중인 모든 원전에 설치됐다.

박 의원은 “BHI는 입찰 공고가 나기 5개월 전인 지난해 5월 11일 한수원에 Q등급 보조기기 공급자 신청을 해 불과 19일만에 심사(평균 심사기간 88일)를 마치고 5월 30일 등록이 완료됐다”며 “단순 부품이 아닌 주요 시스템 설비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심사가 이뤄졌다. BHI는 여과배기설비 실물 제작경험이 없지 않았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 정 사장은 “심사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납품실적이 없더라도 공인인증시험을 합격했기에 받아줬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BHI와 기술용역 계약을 맺고 있는 컨소시엄 주관사인 ‘미래와 도전’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미래와 도전은 원전과 관련해 다수의 일을 독점하고 있으며, 원전마피아 의혹의 중심에 있는 회사라는 지적이다. 정 사장은 “미래와 도전에 대해 충분히 그런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도로 관리하고 지적사항을 유념해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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