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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원자력개발 유산, 유지‧관리하는 것…우리의 임무”英 NDA 아드리안 심퍼(Dr. Adrian Simper) 전략기술이사 본지 단독인터뷰
원자력시설 폐쇄부터 해체‧방사성폐기물 처리 등 정화 프로그램 운영中

“영국의 원자력시설에 대한 해체 전략은 ‘지연해체(Safestore)’라고도 부르는 ‘유지 관리(care and maintenance)’ 방식으로 대략 100여년 정도를 기다리는 것이 기본 전략이었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해체비용과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부지 재활용에 대한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유지, 그리고 관련 산업계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 등이 재검토되고 있다.”

1950년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업용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한 영국은 탄탄한 기초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전성기였던 1990년대 말에는 영국 내 연간 생산되는 총 전력의 원자력이 27.4%를 차지했지만 이들 대부분의 노후화 된 발전소들은 가동중지 및 건전성에 영향을 주는 문제 등으로 인해 점진적 감소하게 돼 2010년 이후에는 총 전력량의 18%를 담당하게 됐다.

현재 영국은 1월 기준으로 총 15기(8918MWe)의 원전이 운영 중이며, 30기(4715MWe)의 원자로가 해체를 위해 영구정지 상태이다. 특히 2015년 12월 윌파(Wylfa) 원전이 가동을 영구히 멈춤에 따라 영국의 원자력발전사에서 ‘총 26기의 마그녹스 원전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국은 우라늄을 수입에 의존하면서 독립적인 핵연료 주기 기능을 갖고 있다. 케이픈허스트(Capenhurst), 스프링필즈(Springfields), 셀라필드(Sellafield) 등에서 우라늄 변화, 농축, 핵연료제조, 재처리, 폐기물처리 및 해체를 포함하는 핵연료전주기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원자력시설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영국은 2005년 ‘영국의 원자력개발 유산’이라는 과거의 시설들에 대한 실질적인 현황 파악과 해체 전략 등 가장 광범위하고 중요한 환경 복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국가기관인 원자력해체청(NDA, Nuclear Decommissioning Authority)을 설립했다.

NDA의 아드리안 심퍼(Dr. Adrian Simper‧사진) 전략 및 기술이사(Strategy and Technology Director)는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으로 새로운 원전 건설도 중요하겠지만 한편 원전의 폐쇄부터 해체,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퍼 이사는 “원자력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대한 국민수용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쟁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영국도 한국처럼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시설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부지 선정 과정에서 검증된 기술적 사안 등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토론 등)하는 것이 국민수용성 확대에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지난 60년 이상 동안 영국 전력 공급의 상당 부분을 1세대 원전(마그녹스 원전)을 비롯한 과거의 시설들은 ‘원자력 개발’의 유산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현재 영국의 주요 공공 책임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계획적이고 집중적인 방법으로 해체를 완수하기 위해 가장 광범위적인 환경복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원자력공사(BNFL, British Nuclear Fuel Plc.)와 영국원자력연구소(UKAEA, United Kingdom Atomic Energy Authority)의 소유 하에 설립된 NDA가 승계받은 해체계획들은 미완성이었지만 현재는 전체적인 그림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갖고 향후 100년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NDA는 17곳에 달하는 영국의 초기 원전 부지의 해체 및 복원 3개년 계획을 담은 사업계획을 매년 발간해 오고 있다. 2017년 4월 발표된 2017~2020년 사업계획에 따르면 ▲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계약 결정 ▲산화물연료 재처리공장(THORP) 재처리 종료 ▲매그녹스 원자로 핵연료 제거 및 이전 완료 ▲브래드웰, 에섹스의 마그녹스 부지를 NDA 최초 보존 및 유지 상태로 전환 ▲피복재 저장사일로(PFCS)에서 핵연료 조기 추출 ▲마그녹스 재처리 완료 등이 포함돼 있다.

심퍼 이사는 “해체 과정에서 발생되는 방사성폐기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는가에 따라 전체 해체 비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해체 작업에 앞서 원전별 방사성폐기물 재고량 파악, 처리 및 처분 방안 수립 등 전반적인 해체 전략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마그녹스(Magnox Ltd.)사가 발행한 마그녹스 원전에 대한 전반적인 해체전략보고서인 ‘발전소 및 구조물 해체 계획(Plant and Structures Programme)’에 따르면 원자로를 제외한 발전소, 구조물, 원자로 건물, 부지 등의 철거 및 복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석면과 같은 해체 시에 발생하는 유해 물질의 제거에 관한 절차와 방법, 지연 해체에 따른 원자로의 유지 관리 기간 동안에 필요한 각종 시설의 건설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심퍼 이사는 “원전해체의 성공요인은 원자로 유지 관리부터 최종 단계인 원자로 철거 및 부지 복원에 이르기까지의 장기간에 걸친 작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수행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국민들 역시 장기간의 운영을 마친 원자력시설의 해체와 제염, 그리고 위험 요소의 제거와 방사성폐기물의 효율적인 처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원전 부지에 어떠한 방사성폐기물도 남아 있지 않으며, 안전한 상태로 부지가 복원돼 유지 관리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NDA의 전문 기술과 투명한 관리는 향후 영국의 원전해체 사업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내 언론매체 최초로 본지와 단독인터뷰에 응해준 아드리안 심퍼 이사와는 지난 10월 17일 런던 유스턴역 스퀘어(Euston Train Station) 주변에 위치한 카페(Cafe) ‘퀘이커 하우스(Quaker House)’에서 만났다. 대략 2시간 내외로 진행된 그와의 인터뷰는 현재까지 영국이 유지해온 원전해체 전략과 준비과정,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방안 및 기술트렌드 등 관련 산업계의 발전방향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특히 심퍼 이사는 한국정부가 법제화된 공론화(2013년 10월~2015년 5월)를 거쳐 2016년 7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절차 및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됐지만 2017년 5월 정권교체 이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한 재검토 수순을 밟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심퍼 이사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처분장 마련은 미래세대를 위한 장기적인 정책방향과 대안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정치와 이념이 개입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원전 찬반(fors and againsts)의 문제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이해당사자, 정부 등이 충분한 의견수렴의 시간과 노력의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런던=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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