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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노동조합 “脫원전 고용불안…매일이 살얼음판”경쟁력 우수 ‘원전기술’ 수장위기, 기자재협력사 줄도산 직면
경남도청 앞 릴레이 피켓시위…지역민들 동참 서명운동 진행
ⓒ사진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

“경남 지역경제 위협하는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대안부터 제시하라.”

'한국형 원전'의 대들보인 두산중공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0일 김명우 두산중공업 사장이 취임 9개월만에 경영부진의 책임을 떠안고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창원공장의 노동자들은 고용불안 해소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1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지회장 진한용)는 영하의 날씨에도 경상남도청(경남 창원시 소재) 앞에서 피켓시위를 일주일째 이어가고 있다. 피켓내용은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BG(사업부문) 내 사무직군(부장‧차장‧과장) 대상 ‘2개월 순환휴직(유급휴가)’ ▲과장급 이하(사무직군) 계열사 전출 등 사측의 단계적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 상황을 지자체와 지역도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특히 두산중공업지회는 사측의 경영악화 원인으로 신한울 3ㆍ4호기를 비롯한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와 사우디와 영국 등 해외 신규원전 수주까지 어렵게 만든 현 정부의 무리한 탈(脫)원전 정책을 고발하고 있다.

또 두산중공업지회는 에너지전환(탈원전)으로 인한 지역경제 및 고용위기에 대한 중앙정부와 경상남도, 창원시 등에 정책대안(▲일자리 창출 ▲경쟁력 있는 원전 기술력 유지와 확보)을 촉구하기 위해 지역도민은 물론 발전제조 협력사들이 동참하는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양준호 두산중공업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창원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두산중공업과 발전제조 협력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해 하루하루 고용불안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면서 “신규원전 백지화로 수주매출이 반 토막이 나자 사측(두산중공업)은 경영악화의 돌파구를 핑계삼아 지난해부터 복지축소 및 유예로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에 멈추지 않고 내년에는 계열사 전출과 월할 연봉 50% 지급의 순환휴직(약 3000여명 2~3개월)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수석부지회장은 “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책임과 미래전망을 예측하지 못한 사측의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직원들이 떠안아야 하는 것이냐”면서 “직원들(노동자)은 단지 맡은 업무에 땀 흘려 일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후손들에게 기술을 전수한다는 자부심으로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해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현 정부의 일자리창출 정책이 ‘허울 좋은 구호’이라고 밝힌 양 수석부지회장은 “일관성과 대책 없는 정부의 탈(脫)원전ㆍ탈(脫)석탄 정책이 오히려 지역민들의 고용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묘 “도미노 현상처럼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가 수백여개 지역협력사들의 줄도산은 물론 ‘원전기자재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발전제조 산업분야 기업들은 정부의 탈(脫)원전과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국내 수주물량 감소와 정부의 미온적 정책 지원으로 어려워진 경영위기를 손쉬운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칼날을 빼 들고 있다”면서 “정부는 고용불안과 경영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발전제조 산업분야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탈원전과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두산중공업

특히 양 수석부지회장은 “지난해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신한울 3ㆍ4호기를 비롯한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 여파로 해외 신규원전 수주도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원자력발전 기술은 수십 년의 기술노하우화 관련 업체들의 협업이 응축돼 만들어진 것인데, 오랜 세월 피땀 흘린 노력과 핵심기술이 대책없는 정부의 정책 때문에 수장(水葬)될 위기에 놓였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원자력은 지금까지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으로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어렵고 힘들게 축적한 경쟁력 있는 원자력발전 기술을 버릴 것이 아니라 보다 더 안전하게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원자력발전 기술을 유지 발전시키는 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9월 말 기준으로 두산중공업은 7284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원자력BG ▲EPC BG ▲파워서비스BG ▲터빈/발전기BG ▲WaterBG ▲주단BG 등 발전설비를 제작ㆍ납품하는 주력 사업 외에도 ▲건설 중장비 ▲공작기계 및 엔진제작 ▲토목 및 건축공사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 여파로 경상북도 울진군에 건설예정인 신한울원자력발전소 3ㆍ4호기(1400MW급×2기)의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선(先)제작에 들어갔던 원자로 및 터빈/보일러의 제작공정이 같은해 7월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사진제공=두산중공업

신한울 3ㆍ4호기의 건설 사업이 최종적으로 철회될 경우를 대비해 두산중공업이 한국수력원자력에 요청한 주기기 투입비용은 원자로 설비 4505억 원, 터빈/보일러 422억 원 등 총 4927억 원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비용은 지난해 연말 청구한 내역으로 현재까지 두산중공업 창원공장과 협력사 공장에 제작이 중단된 주기기와 기자재부품 등이 그대로 보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비용 역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 복수의 관계자들은 “지난해에는 대외행사 협찬 등을 자제하면서 전사적으로 경상비용을 줄이는데 주력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고 결국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최소화를 자구책으로 내놓은 것”이라면서 “특히 내년 1월~6월 사이 과장급이상 2개월 순환휴직 시 급여비율이 본봉의 절반 수준으로 정해졌는데, 사실상 한 달은 무급휴가와 다를 바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원자력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한차례 조직슬림화를 통해 약 30%에 달하는 상무급 이상의 임원들을 감원했던 두산중공업이 BG 재개편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달 내에 재개편 방안이 확정되면 BG간 통폐합으로 임원들의 감원조치는 물론 임금피크제(salary peak)가 적용 중(혹은 적용예정)인 장기근속 직원들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자력산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신고리 5ㆍ6호기 제작이 마무리되는 2019년 이후 국내외 신규사업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은 위기탈출의 마지막 카드를 꺼낸 셈인데, 인건비 절감으로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들은 “양질의 일자리창출로 경제회복을 꾀하겠다는 정부가 원자력산업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면 결국에는 성장잠재력을 잃어가는 어려운 경제 여건의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라며 쓴 소리를 날렸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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