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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쫑광 칭화대 교수 “대만 脫원전 폐기, 2시간 블랙아웃 한몫”원자력-재생에너지 공존 강조…전 세계는 원전 유지가 트렌드

“한국이 탈(脫)원전 정책을 유지하면 전력 불안정성이 가중되는데다 전기요금 인상과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원전은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전력수급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의 롤모델로 삼았던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탈원전 정책이 무산됐다. 지난해 11월 24일 지방선거와 함께 ‘2025년까지 원자력발전소 운영 가동을 완전 중단토록 한 전기사업법 조항(제 95조 1항)을 폐지하자’는 제안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589만5560만표를 얻어 59.5%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2016년 당시 민진당 후보였던 차이잉원 총통이 대선에 승리하면서 아시아 최초로 ‘탈원전 정책’은 급속도로 진행됐는데, 지난해 1월에는 2025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법을 통과시키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은 20%로 늘리는 정책을 펼쳤다.

이후 대만은 총 6기의 원전 중 4기의 가동이 중단했지만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 된 것. 지난해 8월에는 다탄 액화천연가스 발전소 고장으로 대만 전체 가구의 약 50% 가량이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특히 올해 여름 전 세계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부족 상태가 이어졌다. 또 설상가상으로 전기요금 인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결국 대만 국민들은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대만 정부는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다음날인 11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사업법 95조 1항을 폐기하겠다”고 나섰지만 탈원전 정책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힌바 있다.

그럼에도 국내 정치권과 원자력계 안팎에서는 “대만을 롤모델로 삼아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도 더 이상 ‘독단’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월성 1호기를 비롯한 2029년까지 노후원전 10기 폐쇄 및 신규원전 건설백지화 등 탈원전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늘리는 것은 물론 탈원전ㆍ탈석탄으로 부족한 부분은 LNG발전으로 대체한다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 중이다.

원자력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대만 차이 총통의 공약과 빼닮았지만 그 피해는 우리가 더 심각하다”면서 “대만도 탈원전 하는데 우리가 왜 못하냐”는 주장과 더불어 탈(脫)원전 국민투표와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재개 공론화에 대한 민심이 청와대 앞까지 쫒아 온 상황이다.

지난 14일 한국원자력학회 초청으로 대만의 탈원전법 폐지 국민투표 성사의 주인공인 예쭝광(葉宗洸ㆍ사진) 대만 칭화대학교 원자과학원 교수가 서울에 왔다.

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서 ‘이핵양록(以核養綠, Go Green with Nuclear, 원자력으로 자연을 지키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예쭝광 교수는 원자력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임을 내세웠다.

이날 예 교수는 ‘이핵양록 국민투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긴 여정’을 주제로 대만의 탈원전 정책 하에서의 탈탈원전 시민운동과 학회의 활동에 대해 강연을 펼쳤는데 “원전을 완전하게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원자력 비중을 최소 20%, 재생에너지 비중은 10%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예 교수는 원자력에너지가 지속가능한 이유로 대기오염 방지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들었다. 원자력발전 비중이 줄고 석탄화력 등이 늘어남에 따라 이산화탄소(CO2),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증가하고 태양광·풍력발전시스템 등 재생에너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어려운 에너지원임을 강조했다.

특히 예 교수는 “대만에 6기의 원전이 있는데, 3기만 운영되면서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한 결과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했으며, 재생에너지는 충분한 배터리 기술(ESS 등)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기저부하 에너지원으로 되기엔 어렵다”며 “특히 풍력은 원자력보다 발전단가가 5배가량 높아 경제성 측면에서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대만과 우리나라의 전력수급에는 차이가 있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충분한 예비율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만의 전력예비율은 6% 이하인 날이 2016년에는 80일이나 됐고, 2017년에는 104일에 달했다. 이 같은 예비율 부족은 원전 6기 중에서 3기만 가동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예 교수는 설명했다.

예 교수는 “당시 600만 가구의 전기가 끊어지고 2시간 이상 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며 “정부의 전력수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기자회견을 가진 4일 뒤 블랙아웃이 발생한 것”이라고 언급하며 대만의 국민투표가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로 2017년 8월 15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또 원전 없이 LNG(액화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공급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던 것도 한몫을 차지했다.

그는 “태양광은 낮 동안에만 가동돼 기저발전으로는 사용할 수 없고 LNG 역시 대만이나 한국은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원전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탈(脫)원전이 전 세계적 트랜드가 맞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 교수는 “지구온난화대안으로 원자력발전을 유지하거나, 신규원전 건설 혹은 계획하는 것이 전 세계적 트렌드”라며 “독일이 유럽의 전력망시스템은 프랑스와 스페인 등 이웃국가로부터 전력을 수입하는 지리적 영향으로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사실은 갈탄화력발전 증가로 오히려 EU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다는 오명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벨기에나 스위스 등의 국가는 원전 발전을 계속하고 있어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라 생각진 않는다”고 답했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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