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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학계-연구계 ‘신한울 3‧4호기’ 공론화 제기김연화 회장 “정치 쟁점 삼지 말고 사회적 논의 거쳐야”
양이원영 처장 “공론화는 두산중공업 살리기 주장 불과”

신한울원전 3ㆍ4호기의 재개 여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삼화 의원과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지난 19일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사진)에서 소비자 단체와 학계, 연구계 등 각계 인사들은 원전 정책에 관한 국민투표나 법제화 등 사회적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신한울 3ㆍ4호기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건설이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원자력산업계와 원자력학회, 국회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건설 재개 여부를 공론에 부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삼화 의원은 인사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대선 공약에 제시했지만 현 대통령에게 투표한 모든 사람들이 탈원전에 동의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정당한 과정을 거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는 현재와 같은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공론화 절차가 필요하고 정부와 여당의 대승적인 결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더 이상 정치적 쟁점으로 공허한 싸움을 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차원에서 면밀한 검토를 우선하고, 이를 공개해 사회적인 논의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며 “탈원전이라는 큰 틀을 흔들자는 것이 아니라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부터 철저히 검토해 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공론화 절차와 관련해 “신고리 5ㆍ6호기처럼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보다는 우선 3개월을 시한으로 분야별 전문가 중심의 검토작업반을 구성해 검토기준을 정하고 분석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각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국민투표단을 구성하고 투표를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 결정과정과 그 영향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이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야 그 영향에 대해 남의 탓 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가 감수하고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제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 스위스, 대만, 이탈리아 등 탈원전 선언국의 의사결정 체계를 보면 의견수렴과 국회입법, 국민투표 중 하나를 거쳤다”며 “우리나라만 이러한 절차 없이 대통령 공약으로 정부 정책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노 선임연구위원은 또 “2017년 실시한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의 90% 이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결과에도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며 “이는 우리 사회의 숙의민주주의와 시민참여를 통한 정책형성과정 측면에서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탈원전은 전기요금 인상이나 대기환경 악화 등을 통해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의견 수렴과정과 법제화 과정이 전혀 없이 탈원전 공약이 정책으로 확정됐다”며 “국민 다수가 탈원전을 선택한다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탈원전 정책의 시정이나 확정이냐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반드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이어 “그 과정은 국민투표나 국회를 통한 입법화일 수 있지만 현행법상 탈원전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것은 거의 헌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며 “우선 신한울 3ㆍ4호기 공론화 필요성에 대한 객관적인 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되면 정부는 공론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재호 내일신문 기자 역시 “신한울 3ㆍ4호기는 7차 전력수급계획 때 확정설비로 반영됐고, 정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까지 받았다”며 “직접 취재해 본 결과 정부계획을 믿고 투자한 원전부품 중소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해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전정책은 국가적인 중요 이슈인 만큼 공론화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처장은 공론화 절차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양이 처장은 “신한울 3ㆍ4호기 공론화를 거론하는 것은 원전 주요설비 독점 공급사인 두산중공업 살리기 주장에 불과하다”며 “실시계획 승인도 받지 않고 구매계약도 하지 않은 사업을 믿고 덜컥 수천억원의 비용부터 투자한 두산중공업 경영책임자의 잘못을 왜 국민이 책임을 져야 하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하겠다고 천명했으면 신한울 3ㆍ4호기처럼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원전과 석탄발전사업을 취소할 때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 보상협상이 가능한 법적근거를 마련했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두산중공업이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이 처장은 “더구나 처리할 수 없는 핵폐기물을 양산하는 원전은 언제 고장과 사고로 전력공급이 중단될지도 몰라서 가동률도 보장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력수요의 변화에 따라 출력조절도 할 수 없는 경직전원이라서 전력망 안정성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한울 3ㆍ4호기로 인해 울진군에 집중된 10기 원전의 사고위험은 물론 대용량 신규원전 건설로 인해 수도권으로 전기를 송전하기 위한 756kV와 같은 초고압 송전철탑 건설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소연 기자  ksy@kn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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