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설승권박사팀,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ACS’논문 게재
복잡한 형상 3차원 부도체도 3D 프린터 활용 전기·전자소자로 변신”

전기연구원연구개발자인 설승권 책임연구원(오른쪽)과 이상현 박사과정생(왼쪽)

언제 어디서나 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팩토리, 드론, 사물인터넷(IoT) 센서 모듈 등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분야에서의 핵심 전자소자 및 전자제품 등을 3D프린터로 간편하게 인쇄할 수 있는 시대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유일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원장 최규하) 나노융합연구센터 설승권 박사(책임연구원)팀이 전압을 인가하지 않고 화학반응을 통해 금속을 도금할 수 있는 ‘무전해도금법’을 활용한 ‘고전도성 구리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KERI가 보유한 전기도금법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로, 일상생활에서 3D프린터의 활용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금’이란 어떠한 물건의 표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다른 금속의 얇은 층을 입히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전기에너지가 사용되면 ‘전기도금법’이라 하고, 전기 없이 화학반응을 활용하는 방법을 ‘무전해도금법’이라고 한다.

KERI는 2015년, 반지와 같은 장신구를 만들 때 사용되는 전기도금법의 원리를 활용한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금속 소재를 녹여 프린팅 하던 기존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획기적인 성과로, 재료분야 세계적 학술지 스몰지(Small)의 표지논문 게재 및 2015년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UKC 2015) IP 경진대회 금상 수상 등 국내외 연구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연구책임자인 설승권 박사는 개발성과의 기술사업화를 목표로, 기존 전기도금법 기반 3D프린팅 기술이 갖는 간단한 공정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보다 저렴하고, 빠르며,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고전도성 금속 3D프린팅 기술 개발을 위해 ‘무전해도금’ 방식에 주목했다.

무전해도금법은 도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과 같은 섬유류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에 적용될 수 있어 활용 폭이 매우 넓다. 또한 전기도금법보다 도금층이 치밀하며, 복잡하고, 불규칙한 표면상에도 균일한 두께의 도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무전해도금법 과정 중 금속의 환원반응을 위한 촉매 물질이 함유된 3D프린팅용 잉크이다. 개발된 잉크를 이용하면 작게는 수 마이크로 미터(μm) 수준의 2차원은 물론 3차원의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으며, 제작된 구조물은 기판에서 떨어짐 없이 안정적으로 형상이 유지된다.

무전해도금법 기반 3D 프린팅 기술은 총 2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촉매가 포함된 잉크로 2차원 패턴 혹은 3차원 구조물을 인쇄하고, 무전해도금법을 활용해 인쇄된 구조물에 구리를 코팅함으로써 고전도성 패턴을 제조하는 구조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복잡한 형상의 3차원 기판에도 빠르고 단순하게 2차원(선, 면 형태) 및 3차원 입체 형태의 구리 배선과 전극 등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구리 등의 산화 방지를 위한 작업이나 전도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열처리 과정이 필요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연구책임자인 설승권 박사는 “무전해도금법 기반 3D프린팅 기술을 통해 만든 구리 인쇄물의 전도성은 일반 구리의 약 70% 수준으로 매우 높다”고 밝히며 “패턴 혹은 3차원 구조물 프린팅 후 전도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열처리 단계가 따로 필요 없어 공정이 단순하고 대면적에도 활용 가능한 기술로, 향후 3D프린팅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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